비교되는 마음
톡톡톡.
손톱의 부딪침이 시작되었다.
행복함을 외치고
천천히 걸어가는 시간의 여유를 느끼던 중
한 번씩 어디선가 불안감이 밀려온다.
푸른빛 속에 파도처럼 밀려오는 불안, 숨이 턱 막힌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어본다.
마치 꿈을 꾼 것만 같다.
꽁꽁 싸매졌던 나의 몸이
가볍게 흘러내린다.
책상 앞에 앉아 조용히 생각에 빠져본다.
나의 실수.
이럴 땐 몸을 움직여야 했는데...
깨끗한 서랍장 안의 물건도 꺼내 또다시 정리해야 했는데...
나의 실수다.
백세시대라며 하고 싶은 것들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가는 친구.
결혼해서 '아내'와 '엄마'라는 명찰을 얻은 친구.
공부가 좋다며 대학원 준비를 하는 친구.
승진을 위해 달리고 또 달리는 친구.
꿈을 위해 목표를 하나씩 이뤄가는 친구.
하루라는 시곗바늘에 따라 바쁘게 움직이는 친구들의 모습만이 생각났다.
30대 후반.
이 나이쯤이면,
예쁜 가정을 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일상의 여유를 즐기고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일까?
꿈속에서 난 아직도
99점의 삶을 살고 있는 나를 본다.
누구에게도 100점의 삶은 없을 거라고 말하며
99점을 외친 내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
아니,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온 걸까.
텅 빈 종이 조각이 마치 내 모습 같았다.
사람마다 적절한 시기가 있다.
사람마다 꽃이 지고 피는 시기가 있다는 말이다.
나는 왜 매일 지는 꽃이 되는 것 같을까?
하필, 이 순간.
많은 사람들 중 "나는 휴식이 필요해"라며
쉼표를 찍는 사람이 생각나지 않는 것에 화가 났다.
"있을 거야..."
"있을 거야..."
순간, 그 한 사람에게 기대고 싶던 작은 마음.
모두가 다른 길 위에 서 있다.
내가 서 있는 지금의 길이 어두울지라도
나는 그것이 틀린 길이 아님을 느끼려 한다.
이 뜨거운 시간 끝에, 얼마나 찬란한 꽃이 피어나려는 걸까?
불안으로 가득한 뜨거운 열기가
조금씩 조금씩 적절한 온도로 찾아가길 바란다.
그때,
움츠려든 봉오리가 피어오를 테니까.
혹시, 멈춰 선 누군가에게도 이 봄이 닿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