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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희 Jun 19. 2019

[하루-한편] 비 오는 날, 주절주절.

[하루에 짧은 글 한 편] 2019년 6월 18일 화요일, 58번째 글


오늘 하루 종일 흐렸습니다. 비가 오려면 아예 확 오던지. 그런 것도 아니고 잠깐 오다가 말고 하늘은 계속 흐리고, 뭔가 미묘한 날씨였습니다. 저는 비가 오는 날씨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괜히 기분이 처집니다. 더욱이 어젯밤 늦게 자서 피곤이 가시질 않아서 그런지 더더욱 꿀꿀하더군요. 오전 늦게 일어났는데 시간이 한참 지나서도 무기력해서 낮에 한 시간 정도 잤었지요. 비가 오면 야외에서 운동도 하질 못하니, 그게 좀 아쉽긴 해도 이럴 때 아니면 또 언제 쉬겠습니까.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너무 속 보이는 변명인가요? 결국 실내에서 하긴 했습니다만.(웃음) 


비 오는 풍경은 사진 속에서만 로맨틱하지요.


비가 오는 날씨를 좋아하는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어떤 이유로 좋아하시나요? 고즈넉한 분위기가 있으니 차분해지는 느낌이 있기는 하지요. 저도 집에 있을 때는 비가 오든 말든 솔직히 아무래도 상관없고, 창밖을 내다보며 안전한 기분(?)을 즐기는 걸 좋아하지만 문제는 밖에 나가야 할 때죠. 기어코 우산을 피해 들어온 빗방울에 옷이 축축해지고, 물웅덩이를 잘못 밟기라도 했다간 신발과 그 안의 양말이며 발까지 젖습니다. 다음날 신발에서 풍기는 냄새는 또 어찌나 고약한지.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대체 이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비 오는 날씨를 좋아할 수 있냐고 따지는 듯한 태도가 되었는데 그런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이렇게나 비가 오는 날을 싫어하게 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기는 할 겁니다. 문제는 제 자신은 그렇게 된 배경을 잘 모른다는 거죠. 기억은 나지 않지만, 비 오는 날 큰 사고라도 당했나? 아니면 비가 오면 기분이 나쁘게 타고 났다거나? 자문자답을 해보지만 마땅한 답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아마도 비가 오던 어느 날, 유난히 그날따라 기분이 좋지 않았고, 하필이면 그런 날마다 기분이 좋지 않을만한 일이 반복되었을 확률이 가장 높을 겁니다. 머피의 법칙만 해도 그렇죠. 일종의 착시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그런 경향성이 그저 착각이라는 걸 알아도, 비 오는 날을 대하는 제 기분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거죠!

우산을 뚫고 들어오는 폭우, 상상만 해도 무섭습니다!


곧 있으면 장마철인데 상상만 해도 벌써 아찔해집니다. 비가 얼마나 쏟아질지, 그런 날 약속이 있어서 밖에 나가기라도 해야 한다면 또 얼마나 끔찍할지. 얌전히 집에만 있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끼니는 어떻게 해결하며 정말 집에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벌써부터 사서 걱정을 할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머잖아 다가올 현실이라는 건 변함없으니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두자는 거죠. 차라리 우비라도 하나 사두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군요. 여러 번 사용 가능한 걸로 사두면 되려나? 아니지, 아니야. 이런 거야말로 일기에 쓸 말이네요.


뭐, 그다지 농담 같지는 않지만 어디까지나 우스갯소리입니다. 비가 오는 날이라서 비에 관한 글을 써보고 싶었는데 마땅한 이야깃거리가 없었네요. 아예 글도 하루 쉴까 하다가, 늦은 시간에나마 올립니다. 내일도 비가 온다는데, 밖에 나가신다면 부디 우산을 꼭 챙기시길 바랍니다. 저는 내일도 가급적 얌전히 집에 있을 예정이지만, 그 예정이 과연 이루어질지는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내일까지 비에 관해 푸념을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니, 다른 글로 찾아뵙지요. 오늘은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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