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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희 Jun 29. 2019

[하루한편] 물

[하루에 짧은 글 한 편] 2019년 6월 29일 토요일, 63번째


이번 주말에는 비가 올 거라더니, 하늘만 흐리다 뿐이지 오늘은 날씨가 괜찮았습니다. 머지않아 장마철이 다가오면 무서운 기세로 비가 내려댈 테니 햇살이 그리워질 거고 지금 즐겨두는 편이 좋겠죠. 언젠가 올해 비가 한 번 내렸을 때는 빗발이 어찌나 사나운지, 천장이 뚫려도 이상하지 않겠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흡사 열대지방의 스콜(소나기)이 이렇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지요. 그러고 보니 한국의 여름철 날씨도 예전과는 꽤 달라졌지요. 더위가 심해진 건 물론이고 빗줄기도 억세지요. 어디 변한 게 여름뿐인가요. 그렇게 비가 온 것치고는 겨울이나 봄에 가물다는 소식이 자주 들려옵니다. 과거에도 비가 귀할 때가 있었지만, 유난히 더 자주 들려오는 듯도 합니다. 지금 우리는 변화의 한 복판에 서 있는 게 아닐까요?


오늘 이야기할 건, '물'입니다.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한국은 UN이 지정한 물 부족 국가라 배웠습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사실이라는 걸 대부분 알고 있으며, 아마 공교육에서도 더 이상 이처럼 가르치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오늘에야 알았지만, 해당 조사는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라는 곳에서 내놓은 조사 결과 일뿐, 딱히 공신력이 있다고 할 순 없다는군요. 하긴 초등학생 때도 이해가 잘 되지 않긴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더 흐르면 또 모르지요. 어른들이 '물을 왜 사 먹냐'며 우스갯소리를 했던 게 불과 30년 전입니다. 여전히 물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건 아니지만, 최근에도 인천시와 서울 일부 지역에서 수돗물이 붉게 나오는 일이 있었지요. 노후관로가 문제였다는데, 비슷한 일이 또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일입니다.


고작해야 '수돗물'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물 없이 제대로 생활할 수 없습니다. 교양 있는 현대인이라면 매일같이 몸을 씻지 않습니까? 하루, 이틀은 괜찮을지 몰라도 일주일이면 겉으로도 티가 나고 냄새가 납니다. 밖으로 나가기도 꺼려지는 게 소위 '일반 상식'이죠. 어디 씻는 데만 물을 쓰나요. 음식을 만들고 먹고 나서 그릇을 씻을 때도 쓰고, 용변을 보고 나서도 씁니다. 아차, 가장 중요한 걸 빼먹었네요. 네, 인간은 물을 마셔야 합니다. 물 없이는 생활, 아니 생존이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민간이 아닌 국가의 관리 하에 두어야 하는 거구요. 필수적인 게 '비싸서' 사람이 죽는다니. 말이 안 되잖아요!


지구촌 어딘가에는 지금 당장 물이 없어서 정말로 사람이 죽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남의 일처럼 들리기는 합니다. 문자 그대로 남의 일이기도 하구요. 한국은 물이 풍족합니다. 적어도 일상에서 물이 부족할 상황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관하겠죠. 어쩌다 들려오는 기후 변화에 대한 소식, 그로 인한 후폭풍은 아직 체감이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뭔가, 참, 막막한 기분입니다.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 뭔가, 뭔가가 필요한데. 무엇이 필요한지도 알겠는데, 그런다고 의미가 있을까 싶으니까요.


'그래서 뭐?'라고 의문이 들 법도 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그러니까요. 세계 규모의 기후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고작해야 70억-80억 인구 중 단 한 명인 내가 대체 뭘 할 수 있나. 공교롭게도 바로 지난 회차의 글도 비슷한 주제였군요. 자기 삶의 방향성도 제대로 정하지 못한 주제에 고민 하나는 세계 규모로 하고 있으니, 이게 참 우습기도 하고. 듣기 그럴싸한 교훈적인 이야기는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라도 제대로 지킬 자신이 없는 걸요. 게다가 고민을 한다고 뭐라도 하나 바뀐답니까?


바뀌는 건 없죠. 바뀌는 건 없는데, 아주 사소하게라도 무언가 변하긴 하더라구요. 그래도 평소보다 조금씩 덜 쓰고, 아끼고. 아주 미미합니다. 체제 자체를 엎을만한 힘은 없습니다. 그만한 영향력이 있었다고 해도 또 그걸 실제로 행동에 옮겨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건 다른 문제겠죠. 할 수 있는 건 별 거 없지만, 그 별 거 없는 게 쌓이면 또 달라지는게 있을 거라 믿습니다. 물을 사마시는 게 너무 당연해진 것도 따지고 보면 참 신기한 일 아닌가요. 그러나 우리는 이제 그걸 당연하게 여깁니다. 무언가 물 쓰듯이 한다는 말도 멀지 않은 미래에 의미가 전연 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미래가 어느정도 정해져있는 느낌은 있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해봐야겠죠. 


-이 글에 미처 담아내지 못한 까닭도 있고, 실제로 읽어보셔도 좋을 듯 하여 관련 글을 링크를 첨부합니다.


1. 중앙일보에 올라온 환경 관련 기사입니다. 물 부족 국가라는 단어를 통해 한 편의 글로 물 부족과 관리에 대한 관심을 환기할만한 좋은 글이었습니다. '물 스트레스 국가'라는 표현이 가진 함의와, 물 수입에 대한 부분이 인상 깊습니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419613


2. 마찬가지로 중앙일보에서 올라온 기사입니다. 기후 변화에 대한 통계를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487322


3. 아시아 경제에 올라온 뉴스입니다. 1번의 중앙일보 기사와 내용면에서 아주 다르지는 않습니다. 물 사용에 대한 민간의 절약을 촉구하고 있어 읽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https://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9032116005187261


4. 수돗물에 관련해 음용률에 관한 기사입니다. 저도 안 마시긴 하는데, 이정도일 줄이야.

https://cnbc.sbs.co.kr/article/10000929756


5. 한겨레에 올라온 기사입니다. 이번 붉은수돗물 사태에 대한 개략적인 내용과 더불어, 관점을 넓혀줄 수 있는 글입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899785.html


6. 찾아보니 물정보포털도 있더군요. 다양한 통계를 직접 확인 가능합니다.

https://www.water.or.kr/


7. 물과 관련한 환경에 대한 정보 사이트인 듯 합니다. 정말 찾아보니 이것저것 있군요.

http://water.nier.go.kr/publicMain/mainContent.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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