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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희 Oct 09. 2019

불안한 미래가 온다

[하루에 짧은 글 한 편] 2019년 10월 9일 수요일, 80번째


현대사회는 공상소설의 흥미진진한 소재로나 다루어지던 과학기술이 점차 현실에 발을 들이밀고 있는 추세입니다. 대표적으로 AI(Artificial Intelligence) - 인공지능이 있습니다. 유명한 예로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입니다. 불세출의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을 이겨 충격을 선사하기도 했지요.


그로부터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얼마나 더 진전해있을지 감도 오지 않습니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 혹은 당장 5년이나 10년 후에는 삶의 판도가 통째로 바뀌어도 전연 놀랍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시대, 앞으로의 인간은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어떤 존재여야 할까요?


인공지능은 더 이상 공상의 영역이 아닙니다. 엄연한 현실이 되어버렸지요.


2016년,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사회적 변화로 2020년 무렵에 약 7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는 예상이 있었습니다. 물론 200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이 생길 테지만, 그럼에도 500만이나 사라지는 셈이지요.


재미있게도 이러한 예측은 2년이 지난 2018년에 뒤집힙니다. 기술의 진보가 일자리 창출을 늘려 제아무리 기계가 인간을 대체한들, 결과적으로는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요. 이대로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존재가 될 거라는 공포감에 모골이 송연해졌다가,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봅니다.


그럼에도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회계와 법률, 은행원 그리고 데이터 입력 등 위의 직종은 일자리가 사라질 위험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뿐만 아닙니다. 전혀 예상치도 못한 직종도 얼마든지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직종에는 아나운서마저 포함됩니다.


* AI 아나운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머니 브레인 (http://www.moneybrain.ai/)


데이터만 입력하면 알고리즘을 통해 실물의 아나운서 없이 뉴스를 내보낼 수 있습니다. 비단 아나운서만이 아니라 TV쇼에서 앵커나 사회자가 필요 없어질 수도 있지요. 그렇게 되면 아나운서나 사회자를 포함해서 그들의 메이크업을 도와줄 메이크업 아티스트부터, 매니저들까지 일자리를 잃게 될 겁니다.


기술의 진보가 가져올 삶의 변화에 대해서 너무 무지했던 게 아닌지 반성해봅니다. 딥러닝이다 빅데이터다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사실들이 시야가 미치지 않는 곳에서 서서히 현실을 바꾸어놓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포착했을 때는 이미 늦은 거겠죠. 눈 뜨고 코 베이는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얼마 전부터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키오스크 ( 출처 - 한국전자금융 )


키오스크만 하더라도 요 몇 개월 사이, 패스트푸드 매장과 일반 식당 그리고 편의점, 영화관 심지어는 약국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인 가판대가 있는데 뭣하러 가게에 상주할 직원을 뽑겠습니까.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서서히 그러나 가파르게 우리의 삶이 서있는 지평을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던 대학교 도서관에도 기존에 운영하던 카페가 문을 닫고 그 자리에 B:eat라는 무인 커피 기계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경이로울 지경입니다. 고작해야 커피머신에서 추출된 커피를 기계 팔이 옮겨다 줄 뿐이지만, 과연 이런 게 있다면 굳이 사람이 있어야 할 이유도 없겠구나 납득이 절로 됩니다.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미리 주문을 해놓으면 주문번호를 입력한 후 만들어진 커피를 가져갈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게 시작에 불과합니다. 얼마나 더 깊숙이까지 파고들지, 무엇이 어디까지 어떻게 바뀔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예술이라고 안전할까요? 단순한 사실을 전달하는 기사뿐만이 아니라 소설까지 쓸 수 있는 AI도 나왔습니다. 몇 줄의 문장만 입력하면 그 분위기에 따라 척척 글을 이어나간다는군요.


인간 고유의 능력이라고 믿어지는 영역까지, AI의 마수(?)는 뻗쳐나갈 것이고 벌써 전조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미술, 음악, 문예 같은 예술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습니다. 거기다 이런 능력은 인간이라고 모두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닌데, AI는 얼마든지 해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제는 로봇이 '할 수 있다'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다가올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막연한 걱정에 머물러 있을 아니라, 온몸의 촉각을 곤두세워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것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외에도 기계를 포함해서 다른 사람마저 대체할 수 없는 '자신만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파악해두어야 겁니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이유,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일들.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지만, 이러한 고민을 멈추지 않으면서 어떻게든 덮쳐올 변화의 폭풍 속에서 살아나가야 할 겁니다. 글을 쓰는 저 역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마음이 무겁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져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언제나 답을 찾아냈으니까요. 알파고 쇼크 이후로 바둑계도 변했습니다. AI바둑을 통해서 더욱 강해졌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모색해나가고 있지요. 설령 기계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대체하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여전히 있을 겁니다.


그게 무엇인지는 각자 다르기에 '무엇이다'라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그 일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겠죠. 날이 추워졌습니다. 모쪼록 저물어가는 2019년 한 해도 무탈히 보내시고, 다가오는 2020년과 머지않은 변화에서도 함께 꿋꿋이 살아남아보자고요.


-읽어보시면 좋을, 참조한 기사와 정보들

-IT NEWS의 기사

http://www.itnews.or.kr/?p=29200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세계 경제 포럼 관련 리포트

https://www.nia.or.kr/site/nia_kor/ex/bbs/View.do?cbIdx=82618&bcIdx=20493&parentSeq=20493


-약국의 키오스크 관련 기사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19092365731


-머니브레인 관련 기사

http://www.bloter.net/archives/347228


-글 쓰는 AI 관련 기사

https://www.zdnet.co.kr/view/?no=20190219111213


-그림을 그리는 AI에 대한 기사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07/2019100701014.html


-알파고 이후의 바둑계에 대한 기사

https://news.joins.com/article/23406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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