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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희 Feb 18. 2022

삶의 무게보다 무거운 데드리프트

2022년 2월 17일 목요일(595일째, D+879)

1.

모든 무게를 참아오신 위대하신 분, 어머니. 하지만 로니 콜먼의 바벨 앞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라는 헬스 관련 유머가 있다. 예전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본 글 중에서도 어이가 없어서 기억에 남는 글인데, 요즈음 크로스핏을 하면서 데드리프트를 할 때면 아주 틀린 말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이지, 데드리프트는 너무나 무겁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오늘 운동에 데드리프트가 나왔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데드리프트(Deadlift), 정지한 상태의 물건을 영점(Dead Point) - 즉 바닥에서부터 들어 올려서 데드리프트라고 한다. 혹자는 죽기 살기로 들어야 해서 데드리프트라는 말도 한다는데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도 그럴 것이 가끔 데드리프트를 하다 보면, 너무 무거워서 도저히 들고 싶지가 않다.


물론 매번 무겁게 드는 것도 아니고, 데드리프트를 자주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데드리프트가 나온다고 피하거나 겁을 먹진 않는다. 어떻게든 최선을 다하려고 하지만, 내 몸무게의 2배 정도 되는 무게를 들어야 하는 건 말이 좀 다르다. 오늘 와드(wod)도 어김없이 18년도 크로스핏 게임즈 오픈 와드였다.



2.

자세한 와드 내용은 다음과 같다.


For time of : 99


21-15-9


Deadlift(데드리프트) 225lbs


H.S.P.U(Hand Stand Push up; 물구나무 서서 팔굽혀펴기)



and then



21 Deadlift 315lbs


15m Hand Stand Walk


15 Deadlift 315lbs


15m HSWK


9 Deadlift 315lbs


15m HSWK


Time cap : 9min


오직 데드리프트와 핸드 스탠드 푸시업 만으로 이루어진 매우 단순한 와드지만, 단순한 만큼 무식하게 무겁다. 물론 이걸 가볍게 드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일단 225파운드부터 100kg를 넘는 데다가 315파운드는 어림잡아 140kg니까 내 몸무게의 2배쯤 된다.



이것도 2021년 12월 14일 날 한 번 했었는데, 그때도 엄청나게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일단 315 파운드가 들리질 않는다. 9분이라는 시간제한만 놓고 보면 315 파운드 데드리프트를 3번까지 밖에 못했으니 말 다 했지 뭐. 이번에는 9번은 들었으니까 나름대로 발전했다고 할 수 있겠다.



아마 지난번에는 앞선 225파운드 데드리프트와 핸드 스탠드 푸시업 자체를 엄청 늦게 끝냈던 걸로 기억한다. 이번에는 5분 40초 대에 마무리했고, 남은 시간 동안 어떻게든 데드리프트를 9번이나 들어 올린 셈인데, 스트렝스는 스트렝스를 하지 않으면 절대 비약적인 성장이 없으므로 이번에 9번이나 든 것은 시간을 최대한 많이 벌어둔 덕이라고 봐야겠지.



하여튼, 앞의 데드리프트와 핸드 스탠드 푸시업을 각각 21번, 15번, 9번 하는 것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크로스핏의 유명한 걸스 네임 와드 중 하나인 Diane과 동일한 구성이다. 웃긴 것이 다이앤 자체도 매우 힘든 운동에 속하는데 이걸 하고 나서 남은 시간 동안 315파운드 데드리프트와 핸드 스탠드 워크, 즉 물구나무 서서 걷기를 해야 한다는 건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3.


뭐, 아주 못할 걸 내놓은 건 절대 아니고 선수들 쯤되면 다이앤을 1분~2분 안으로 끝낸다니까, 그 사람들의 기준에서는 어떻게든 끝낼 수 있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도 어떻게든 핸드 스탠드 워크까지는 들어가 보고 싶었으나, 데드리프트를 정말 열심히 하지 않는 이상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전략을 고민해 본다면, 초반의 225 파운드 데드리프트와 핸드 스탠드 푸시업을 최대한 빠르게 끝내고 남는 시간 동안 공들여서 315파운드 데드리프트를 하는 것. 아마도 다이앤을 3분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이상 핸드 스탠드 워크까지 들어갈 수도 없을 것이다. 결국 데드리프트라는 벽을 넘어서야만 뭐라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데드리프트를 할 때 복압을 잘 잡아야 하는데, 여전히 복압을 잡는다는 말을 잘 모르겠다. 단순히 숨을 참는 개념은 아닌 것 같은데, 크로스핏을 2년 가까이했지만 아직까지 체득하지 못한 것이 호흡법이다. 역시 가장 기본인 호흡부터 어떻게 해야 되는 게 아닐지. 특히나 호흡이 중요한 이유는 지속적인 퍼포먼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이 정도 무게가 되면 까닥 잘못해서 허리가 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나 깨나 안전 운동.



4.


오늘의 결론


1. 스트렝스를 평소에도 하자.


2. 무거운 무게를 들 때는 호흡을 잘 하자.


3. 허리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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