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기현 Kee Kim Jan 06. 2018

50대 엄마의 아름다운 도전,
노인복지센터

엄마를 위한 엄마의 힘겹지만 아름다운 도전의 이야기 - 로뎀노인복지센터

오늘의 이야기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 중 1명의 아름다운 도전에 대해 말해볼까 해요.

그만큼, 조금 더 따뜻한 언어로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


나이는 50대이며, 어린시절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으나 배우지 못했던 한 여성.

엄마

My lover, Mommy's Background

-
어른들의 이야기에서는 많이 들을 수 있는 경험이지만, 짧게 사랑하는 엄마의 백그라운드를 소개할게요. 용인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뒤, 친구들처럼 중학교에 가고 싶지만 집에서의 반대로 가지 못한 소녀였어요. 결국 14살부터 낚시대를 만드는 해동낚시회사(해동인건 확실해요)에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생각했을 때는 정말 상상하기 어려워요. 그래도 그 곳에서 저의 아버지가 되시는 남성을 만나게 되었고. 둘은 자전거 1대로 데이트를 하며 결혼에 골인. 그리고 결혼생활은 계속 되었으나, 그 소녀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학교에 대한 꿈이 있었다고 해요. 30대가 넘어서, 유치원에 다니는 필자를 데리고 검정고시 학원을 같이 드나들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중학교 검정고시를 패스합니다. 그리고 40대가 되어서는 2년제 고등학교에 입학하여서 담임선생님도 만나고, 동기들이 있는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졸업을 하였고, 그 시간이 지난뒤 50대가 되어서 학점은행제에 도전합니다. 결국, 시작은 가장 늦게했으나 가장 긴 가방끈을 가지게 된 여성입니다.




#1. 가족을 위한 꿈 - 요양보호사

사실은 목사님이십니다. 그러면서도 다른 직업을 하나 가지고 계십니다. 

로뎀노인복지센터장

학점은행제를 하시면서 요양보호사 자격증 공부를 하기 시작하셨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운 공부에 도전한다고 필자에게 이야기를 하셨어요. 너무나도 의아했던 상황에 "왜 갑자기 요양보호사?" 질문을 던졌습니다.

많은 고민이 있었던 모습이 보였습니다. "우리 가족을 위해서 하는거야", 무슨말이지? 우리가족을 위해서라니?

사실, 요양보호사에 대한 직업의 정보를 알지도 못했던 당시였고, 이름만 들었을 때는 너무 힘들것만 같은 직업으로 다가오는 상황으로 다가왔습니다. 정확히 무슨 말씀인지 몰라 몇날 몇일밤 이야기를 같이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이야기가 핑퐁핑퐁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면, 몸이 불편해지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누군가에게 의지를 하게 되어야해. 그런데, 아무것도 없는 상황속에서 자식에게만 오로지 의지한다는거? 그건 부모입장에서도 미안해, 그리고 그 부모를 도와주는 자식? 그 자식에게도 그것은 해야하는 도리이지만서도 힘들단다. 그게 사실이야."


사실 어린시절 막연히 부모님이 없다면 나는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잠못들었던 어린시절이 있었죠. 너무 어리고 순수했던 그 시절에는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곤 이불덮고 우는 것뿐, 부모님한테 달려가서 "꼭 오래살아야돼" 라고 말하는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지금의 이시간 저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니 쉬운문제가 아니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어머니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약 5년간의 요양센터에서 보호사로서 일을 하셨습니다. 하루를 꼬박 새우는 타임(그 세계에서는 "퐁당퐁당"이라고 불린답니다, 이유는 24시간 일하고 돌아온 날 포함 이틀을 쉬기때문이라고 하네요.)부터, 주간 타임, 야간 타임 등의 온갖 모든 것들을 하시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요양센터에는 치매증상이 있으신 어르신들을 많이 만나셨다고 해요. 돌아오셔서 힘들어하시는 모습에도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이지만, 그 분들의 이야기를 하실 때는 더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이와 함께 학점은행제 수료를 마치고, 사회복지사2급 자격증까지 취득하셨어요!!

이 때의 제가 느꼈던 희열이란 너무나도 벅차올랐습니다. 너무나도 학교에 대한 갈증이 심했던 소녀가, 자기 힘으로 학사수료에 사회복지사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다는 사실에 그 자리에서 소리를 칠 수 밖에 없었네요. 이 여성의 아름다운 도전은 결국 어린시절에는 시도조차 할 수 없었지만, 40년이 지난뒤 너무나도 드라마틱하게 시작되었죠.




#2. 로뎀노인복지센터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건, 역시 그 엄마에 그 아들이었나봐요. 다시 한 번 아들들을 모으더니 중대한 결정을 내리셨다며 의견을 받길 원하셨습니다.


나 센터장 할래


잉?????? 센터장..?? 이게 무슨 소리인가... 몇년간 요양센터에서 보호사로 일하고,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뵈면서 느꼈던 것들고 센터에서 어르신들에게 채워드릴 수 없는 부족함들이 크게 느껴지셨다고 합니다. 그 부분들을 자신이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도전이 생기셨다는 거에요. 허 참.. 이거, 너무나도 어렵지만 그 도전하려는 발버둥치시는 모습이 너무 감격스럽기 시작했습니다. 이야기를 새벽까지 하는데, 끊임없이 나는 이건 이렇게 할거고, 저건 저렇게 할거고 이건 여기다가 이렇게, 어때 어때? 이러길 반복하시는 모습에.. 감동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체계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 고민을 해오셨다는 것에 응원해야했고 그리고 용기를 드려야하는게 아들들의 몫이었던거죠.


우선 하기로 했습니다. 사무실은 큰이모의 남아있는 자그마한 공간을 빌리기로 했고, 그 곳에 간단한 리모델링을 시작했습니다. 이 때 아들들이 나서야죠. 난생 처음 풀칠해보며 벽지를 붙이고 장판도 새로 깔기합니다. 더러운 부분들은 세제 듬뿍에 걸레로 아주 흔적도 남기지 않는 작전을 벌입니다.

매번 몰래 찍어서, 죄송합니다 엄마 센터장님 :) - 이게 열일 이죠.


정확히 로뎀노인복지센터가 하는 일에 대한 정의를 내리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로뎀노인복지센터

1. 요양보호사분들을 직원으로 고용합니다.(지금은 모든 분들이 시간제입니다.)
2. 65세 이상이 되면 건강보험공단에서 등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등급은 1~5등급으로 되어있으며, 숫자가 낮을수록 상태가 악화된 분들입니다. 이 분들을 "수급자"라고 명칭합니다.
3. 대부분은 3급~4급의 수급자 분들이 많이 나오시고, 5급 수급자 분들을 받기 위해서는 센터장과 요양보호사가 나라에서 시행하는 치매교육관련 교육을 받아야 가능합니다.
4. 센터장은 요양보호사와 수급자를 연결시켜줍니다. 요양보호사는 수급자분들의 집으로 찾아가 방문요양과 방문목욕을 서비스를 제공해드립니다.
5. 센터장은 보호사 관리와 수급자 관리 등의 모든 것을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6. 모든 행정시스템은 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해야합니다.(센터장분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죠)


그러나 이 모든 것을 통달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죠. 익숙해지고 전문가가 되기 위한 길이 험난해보였습니다. 그 험난함은 예상을 빗겨나가진 않았어요, 어머니 뒤에서 아들 2명은 함께 도와주고 때론 짜증도 내면서 왜 했는지에 대한 투정섞인 말을 하였습니다.


그래도, 너무 멋지시더군요. 아무것도 없던 상황에서 로뎀노인복지센터장 이라는 타이틀, 그 타이틀을 스스로 입밖으로 말하실때마다 이상하게 미소가 나오게 됩니다.





#3. 브랜딩 - 우리만의 특징을 살려라아!

참, 용어는 사용 안하시지만 로뎀노인복지센터의 브랜딩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어요. 재밌습니다. 노인복지에서의 변화를 일궈내고자 노력하는 50대 여성의 끊임없는 도전에 박수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거칠지만, 화끈한 브랜딩

차 한대를 끌고 다니시던중, "안되겠어, 난 움직이면서 홍보할거야" 라시더니, 어느 순간 차에 자그마한 랩핑지를 붙이셨어요.ㅋㅋㅋ 그 때 들었던 순간, 대단하다. 이게 진짜 자기 것에 대한 사랑이 넘쳐나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이제는 어르신들이랑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한 고민까지 하시기 시작하더군요. 어디선가 또 자료를 얻어오셨습니다.

힘뇌체조(힘내를 이용한 언어유희인듯해요), 치매예방체조 등, 보호사분들이 어르신들을 찾아갔을때 함께 하는 좋은 활동들이라고 하시더군요. 실제로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보호사분들과 함께 체조를 해보시기도 하신다고 합니다. 


또 다르게는 어르신들에게도 지속적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끼셨다고 해요. 실제로 이 부분은 요양센터에서 근무하실 때 느낀부분이라고 하셨습니다. 어린이들이 하는 숫자공부, 색칠공부(치매환자의 경우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어떤 것이 도움되는지 구체적으로 필자는 알지 못하네요..), 미니구매장터를 열어 경제활동 등의 학습이 어르신들께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차를 타며 이동중에, 어디선가 바삐 모으신 자료들을 보여주시더군요. 숫자의 순서를 맞추는 공부, 조각난 그림들로 완성될 그림을 유추하기, 국기를 보고 따라 그리기(색감, 도형) 등의 학습도구였습니다.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설명을 들어보니 아 필요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외에도 센터장님이 되시고 나서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만들어내고 계십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정말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것들, 요양보호사분들이 이용하시기 좋은 만한 것들을 함께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계십니다.(다른 이야기들은 계속...더 소개해드릴게요.)




 그 간의 노력을 해오시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서도 너무 멋지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필자가 어머니의 모습을 함께 나누는 이유가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고, 자식을 기르며, 때로는 삶의 만족감을 누릴 때도 있지만, 때로는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있으신분들을 위한 이야기가 되었으면 했습니다. 50대의 중반여성인 필자의 어머니는, 남들보다 뛰어난 학벌이 있는 것도 아니며, 컴퓨터를 잘 다루시는 것도 아니고, 부를 가진 것도 아니고, 최근에는 건강까지 나빠지신 상태입니다. 그러나, 그 여성은 자신이 꾸고 있는 꿈을 위해, 작지만 명확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의 멋있는 50대의 여성분들 혹은 어머니들, 여러분들의 도전은 끝이나시지 않은 것 같아요. 어머니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을 계속하시길 정말로 바랍니다. 응원하고 싶어요. 하실 수 있습니다. 더욱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가주세요.



 50대 한 여성의 아름다운 도전, 매거진은 필자 어머니의 노인복지센터 도전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성되는 글들은 한 어머니의 아들의 입장에서 쓰여집니다. 필자의 어머니를 응원하는 의미에 더불어, 대한민국의 어머니들의 꿈을 응원하고, 더 아름다운 도전을 하시길 바라는 마음에 드리는 한 20대 아들의 편지입니다. 위 매거진의 서체들은 다른 매거진과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