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구멍 하나로 대박 난 카페, '마모나쿠 코히'

공간을 지우고 경험의 밀도를 높인 영리한 뺄셈의 미학

by Director Keige

콘크리트 벽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매장 입구도, 근사한 테이블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벽에 뚫린 작은 구멍 하나가 전부입니다. 잠시 후, 그 구멍으로 ‘손’ 하나가 쓱 나오더니 커피를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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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필리핀 케손시티를 시작으로 SNS를 뒤흔들고 있는 카페, ‘마모나쿠 코히(Mamonaku Kohi)’의 풍경입니다. 이들은 어떻게 이 사소한 ‘구멍’ 하나로 강력한 팬덤을 만들었을까요? 20년 가까이 광고 현장을 지켜온 제 눈에 비친 이들의 영리한 전략을 3가지 포인트로 짚어봤습니다.




1. 3초 안에 끝나는 '결정적 장면'의 힘

광고 기획의 핵심은 '스크롤을 멈추게 하는 한 장면'입니다. 마모나쿠 코히는 이를 공간에 완벽하게 구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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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컷 스토리: 메뉴 카드를 집어 들고, 벽 구멍에 넣고, 보이지 않는 바리스타의 손이 커피를 내미는 과정. 이 일련의 동작은 릴스나 쇼츠에 최적화된 '밈(Meme)' 그 자체입니다.

신비주의 마케팅: 직원의 얼굴을 가리고 ‘손’과 ‘컵’만 노출함으로써 소비자에게 호기심과 FOMO(나만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를 동시에 자극합니다. "저 구멍 안엔 대체 무엇이 있을까?"라는 질문이 곧 방문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2. '마모나쿠(곧 도착)', 리듬감을 브랜딩하다

브랜드 네임은 일본 철도 안내 방송에서 흔히 듣는 “마모나쿠(まもなく, 곧 도착합니다)”에서 따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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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와 긴장감: 지하철의 정시성과 속도감을 커피 서비스와 연결했습니다. 기다림의 지루함을 '곧 도착할 무언가'에 대한 설렘으로 치환한 것이죠.

세계관의 확장: 아키하바라 감성의 팝한 블루 컬러, 일본어 타이포그래피, 달리는 컵 캐릭터까지. 이들은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일본 서브컬처라는 하나의 세계관을 통째로 옮겨와 젠지(Gen Z)의 취향을 저격했습니다.


3. '카공'을 버리고 '경험'을 판 마이크로 매장

높은 임대료를 내며 넓은 좌석을 갖추는 대신, 이들은 '벽'이라는 마이크로 포맷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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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형 인프라: 슬로건부터가 의미심장합니다. "동네 곳곳에 커피 구멍을 만드는 것." 거창한 매장 인테리어 대신 ‘벽 구멍’이라는 상징물 하나만 있으면 어디든 입점할 수 있는 효율적인 확장성을 갖췄습니다.

본질은 잃지 않는 퀄리티: 화제성만 쫓지 않았습니다. 3단계 정수 시스템과 프리미엄 시럽을 강조한 ‘치즈 라떼’와 ‘모찌 도넛’의 조합은 SNS용 사진을 찍은 후에도 고객이 다시 이곳을 찾게 만드는 실질적인 ‘맛’의 근거가 됩니다.



우리 브랜드엔 '결정적 구멍'이 있는가?

광고 감독으로서 제가 늘 고민하는 지점은 “사람들이 이 문장만 읽어도 왜 눌러야 하는지 보이는가?”입니다. 마모나쿠 코히는 이 질문에 대해 ‘벽 구멍’이라는 시각적 장치 하나로 명쾌하게 답했습니다.


임대료가 비싸서, 혹은 자본이 부족해서 안 된다고 하기 전에 우리 브랜드만의 ‘스크롤을 멈추게 할 3초의 장면’이 있는지부터 점검해 봐야 합니다.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벽에 뚫린 작은 구멍 하나가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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