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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Apr 30. 2024

나는야 ADHD N잡러

input과 output 사이의 균형

평일 일과 시간에는 일을 하고 저녁에 퇴근해서는 부수입을 위한 일을 한다. 주말에는 대학원생으로 논문 주제 및 컨트리뷰션, 방법론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하고 컨펌받는다. 한 주가 바쁘다. 한 주가 바쁘니 한 달이, 계절이, 1년이 금방 지나가는 기분이다. 계속 시간은 지나가는데 졸업은 가까워지지 않고 근심만 쌓여간다. 벌써 박사 과정 8학기 차를 보내고 있다. 물론 중간에 조금 다른 분야의 회사에 다니느라 3학기 정도는 아무 연구 활동을 하지 못하였다. 그래도 10학기 이내에 졸업하는 것이 나의 목표이기 때문에 남은 2학기를 알차게 보내서 꼭 졸업을 해야한다. 이 와중에 돈은 또 많이 벌고싶어서 친구들과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했다. 생각보다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드는 사업이지만 시간을 들여야 하는 사업이기에 이것도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나는 N잡러가 되었다.


다른 사람이 보면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성인 ADHD 를 겪고 있는 나로서는 아주 좋은 루틴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일에 진득하니 못 붙어 있으니 여러 가지 일을 돌아가면서 하는 것이 나에게는 더 효율적인 방법인 것이다. 맨 처음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을 때 집중력 검사 점수가 아주 낮게 나왔다. 그런데 어떻게 대학원을 다녔고 학위를 딸 수 있었는지 의사도 궁금해 했다. 그래서 대학원 생활도 이런 식으로 이거 조금 공부하고 집중안되면 다른 과목 공부하고 또 집중이 안되면 과제돌리고 했다니까 IQ가 그나마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것 같다는 말을 했다. IQ가 높은 편이긴 하지만 특출나지는 않다. 그런데 나에게는 흥미를 빨리 돌릴 수 있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쉽게 품을 덜 들여서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서 어떻게든 요령을 피우려 노력했던 것 같다. 최소의 힘을 들여 할 수 있는 만큼 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정석대로의 길은 가보지 못하였지만 지금 내 상태에 맞는 방법을 찾아 적응해 나갔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N잡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인 것 같다. 직장, 대학원, 사업(거창하지만 사업이라 칭하겠다.) 중 하나를 선택해서 집중하라고 했으면 나는 분명 지겨워서 떨어져 나갔을 것이다. 진짜 경험하였던 풀타임 박사과정을 그만두고 파트타임으로 돌아선 것도 그 이유였다. 나는 공부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였고 그에 따라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이루지 못하였다. 파트타임으로 변경하고 나서 삶의 의욕이라던지 공부의 재미를 알게 된 것 같다. 나에게는 정신을 분산시킬 수 있는 무언가가 늘 필요했던 것이다.

물론 잡이라고 할 정도의 수입을 직장 이외의 것에서는 갖지 못하였지만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여 이거 하다가 실증나면 다른거 하면 다른거 하면 돼. 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있다. 어떤 영역에서 꼭대기에 설 만큼 노력할 자신도 없고 의지도 없다. 그냥 나는 내가 해내느냐 못해내느냐가 중요하다. 그것이 꼭 완성일 필요는 없지만 대학원은…. 반드시 졸업하고야 말겠다. 그 간 들인 시간과 돈이 아까워서라도 졸업은 꼭 해야겠다. 나도 한번 명함에 공학박사 찍어보자…..


이렇게 다양한 목표를 가지고 이것 저것 하고있지만 그래서 버틸 수 있는 나는 ADHD가 부끄럽지도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없다. 그냥 그것이 병명이긴 하지만 그냥 내 성격이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단계까지 온 것 같다. 문제가 있다면 반드시 해결방안도 있는 법. ADHD의 해결 방법은 이것 인 것 같다. 삶의 루틴을 찾은 기분이다.


이런 루틴을 활용하여 조금은 더 나은 아웃풋을 만들어 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무언가를 배우고 읽고 습득하는 것 역시 좋아하기 때문에 적절하게 인풋과 아웃풋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인풋과 아웃풋을 나눠보자.


input   

종이책 읽기(전자책은.. 왜인지 모르게 집중력이 낮아져 끝까지 읽지 못한다.)

뜨개질(니트를 뜨고있으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음)

뮤지컬 관람

전시회 관람

클래식 음악 듣기


output   

연구 활동

회사 생활

브런치 글쓰기

사업 활동


이렇게 나열해서 보니 시간을 보내는 빈도가 인풋으로 조금 치우쳐 있는 것 같다. 점진적으로 아웃풋과의 균형을 맞춰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본인의 인풋과 아웃풋을 한번 적어보시길 추천합니다. 가능하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십시오. 또 다른 사람의 상태를 공유하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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