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컨템포러리아트 서울은 키마 작가의 개인전 <Happy unbirthday : 이상한 나라의 시계 토끼>를 개최하며 다양한 대형작품과 다채로워진 20여 점의 페인팅을 선보인다. 키마는 자유와 평온, 주체성을 가진 생명을 매개로 풍성한 색채를 가진 신비로운 추상세계를 만들어 내는데 이번 개인전에서는 시간의 속성의 개념이 더해져 풍요롭고 신비로운 회화 언어로 구성된다.
동물과 정원이 있는 한옥에서 자라 꽃향기에 취하던 유년시절의 작가는 함께 자란 동물을 통해 자연의 요소를 한없이 들여다보게 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화를 읽고 알 수 없는 차원으로 빠져드는 경험은 이번 전시의 작품세계를 여는 열쇠가 되고 자연스럽게 토끼와 꽃을 재료 삼아 여러 상상의 존재들을 탄생시킨다.
키마가 연주하는 이미지 속에는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지속’의 오마주로서 녹아버린 시계가 흘러내리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토끼들이 생일이 아닌 날을 축하하는 파티를 벌이는 엉뚱한 장면이 등장하는데 의인화된 동물들을 재조합하고 동화적인 해석을 거쳐 새로운 시공간을 만들어낸다.
키마의 회화는 무한한 자연과 상상력을 포용하는 환상의 세계다. 화려한 색과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등장인물들은 캔버스 안에서 왁자지껄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생명력이 넘치고 생명력과 시간의 영속성에 대한 변주는 우리를 현실에서 동심 판타지의 세계로 안내한다.
관람객들은 갤러리의 나선형 계단을 마주하는 순간 키마의 토끼굴에 초대된 앨리스가 되어 시간의 동굴에 빠진다. 이 세계에서는 364일 생일이 아닌 날을 축하하고 시계가 있지만 알람 없이 일어나며, 뛰지 않고 걷는 토끼가 살고 있다.
시곗바늘을 포크 삼아 오늘의 달콤함을 찍어 먹으며 우리의 매일이 생일처럼 행복하기를 염원하는 작가의 따스한 붓질은 현실과 캔버스 속의 시간의 경계조차 흐릿하게 만드는 공감각적 미감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