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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켈리폴리 Sep 16. 2021

2030 여성 패션 플랫폼, 내 취향에 맞는 곳은?

지그재그 vs 브랜디 vs 에이블리


이제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변해가면서 의류 쇼핑 시즌이 다가오는데요. 특히 2030 여성 패션 플랫폼은 너무 다양한 앱들이 있어서 어떤 앱이 내 취향에 가장 잘 맞을까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대표적인 2030 여성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 브랜디, 에이블리를 1) 초기 시장 진입, 2) 마케팅 전략 그리고 3) 메인 UX 이렇게 3가지 측면에서 분석해보겠습니다!



1. 여성 패션 플랫폼, 어떤 전략으로 시장에 진입했을까?


1) 흩어져 있던 쇼핑몰들, 이제는 지그재그에서 한 번에 고르고 결제할 수 있다고?


지그재그는 2015년 6월 출시된 앱으로, 현재는 입점한 쇼핑몰은 약 4,000개 그리고 매월 사용자가 340만 명쯤 되는 국민 쇼핑 앱인데요. 제 주변에도 여성 지인 중 2명 중 1명은 지그재그로 쇼핑한다고 답할 정도로 인기 있던 여성 쇼핑 앱인데요. 이런 지그재그가 초기 시장에 진입할 때는 일단 다양한 쇼핑몰들이 많이 입점해 있어야 소비자들이 모일 거라는 가설로, 여성 쇼핑몰 데이터를 크롤링[1]하여 모았다고 합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네이버 등 포털에서 광고하는 상위 300개의 여성 쇼핑몰 데이터를 모아서 지그재그라는 플랫폼에 보여주는 방식인데요. 당시에는 이런 쇼핑몰들이 너무 분산되어 있어서 쇼핑몰마다 가입해서 결제하는 방식이 번거로웠는데,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면서 초기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지그재그에서 A 쇼핑몰에서 치마, B 쇼핑몰에서 바지를 사려고 할 때 각 쇼핑몰에 따로 가입할 필요 없이 한 번에 결제까지 가능한 점이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도 편리를 제공하고, 쇼핑몰을 운영하는 파트너들 입장에서도 더 많은 유저들을 모을 수 있는 윈-윈 전략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유저들을 계속 앱에 남아있도록 유지한 전략으로는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입니다. 처음 지그재그를 가입하면 나이와 원하는 스타일을 선택하게 되어있어요. 여기서 선택한 값을 가지고 그에 맞는 상품을 첫 화면에 노출해주고, 구매 횟수 그리고 둘러보는 상품이 많아질수록 맞춤형 상품 추천 알고리즘을 정교하게 고도화시킨 점도 유저들을 계속 지그재그에 머물고 싶게 한 스마트한 전략이었습니다.  

이렇게 여성 패션 앱 분야에서 빠르게 1위를 달성했던 지그재그는 2021년 7월 카카오에 인수되면서, 앞으로 글로벌 시장까지 염두하며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합니다.

   

2) 패션에서도 당일 배송이 가능하다? 물류에 배송에 초점을 둔 브랜디

브랜디는 패션 쪽에서 물류와 배송에 중점을 두고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빨리 옷을 받아보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오늘 주문한 상품을 당일 또는 다음날 새벽에 받아볼 수 있는 ‘하루 배송’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는데요. 이런 파격적인 전략으로 브랜디는 2016년 7월 앱 출시 후 1년여 만인 2018년 거래액 1000억 원을 돌파했고, 현재는 월 방문자 700만에 누적 거래액 8,200억이라는 성과를 달성하며 고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8년 1월에는 헬피라는 물류 및 CS 등 전반적인 운영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구축, 판매자들이 마케팅과 콘텐츠에만 집중하게 하여 판매자들의 온보딩을 쉽게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판매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구축해둔 덕분에 출시 후 얼마 되지 않아, 하루 평균 상품 발송량 5,000건을 달성하고 입점한 판매자들과의 재계약률 95%를 달성하며 시장에서 매력 있는 판매자들을 빠르게 유치할 수 있었습니다.   


3) 셀럽이 입는 저 옷 어디서 사지? 셀럽마켓을 모은 에이블리

에이블리는 앞선 두 앱보다는 후발 주자로 이 시장에 진입했는데요. 에이블리의 초기 시장 진입 전략은 ‘셀럽마켓 모음’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인플루언서들이 주목받으면서, 패션 인플루언서들은 자신들이 직접 옷을 만들고 판매하는 몰을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업계에서는 이런 인플루언서들이 운영하는 쇼핑몰을 보통 셀럽마켓이라고 부릅니다. 저 역시도 인스타그램 구경하다가 `이 인플루언서가 입은 옷 예쁜데? 어디서 살 수 있지?`라고 생각한 적이 많은데요. 에이블리는 이런 인플루언서들을 보며 그들의 옷을 사고 싶어 하는 니즈, 소비자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여 셀럽마켓 모음 앱으로 초기 시장에 진입하였습니다.  

이런 진입 전략으로 에이블리는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앱 출시 2년 만에 2020년 업계 1위를 기록하고, 2021년 8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 510만 명을 달성다고 합니다. 현재는 에이블리는 사업을 더 확장하여 뷰티, 라이프스타일 등 취급하는 물품의 카테고리를 넓혀나가고 있으며, 슬로건에 AI쇼핑메이트를 강조할 정도로 AI 알고리즘을 통한 개인화 추천 기술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 레드오션인 여성 패션 앱 시장에서 어떤 마케팅 전략으로 타켓을 유치할까?


1) MZ세대의 롤 모델, 윤여정 배우가 지그재그 광고 모델로?!


다들 한 번쯤은 이 광고 보시지 않았나요? 저는 윤여정 배우가 2030 앱인 지그재그의 모델의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요. 아마 많은 분들이 윤여정 배우가 등장하는 지그재그 광고를 보고, 놀라움과 동시에 ‘마케팅 정말 잘했ㅁ다’라고 느끼셨을 겁니다. 당시 윤여정 배우는 미나리라는 작품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고, 그녀의 ‘남들 너무 신경 쓰지 마, 너의 갈 길을 가’라는 가치관은 시청자들에게 울림을 주고 있었습니다.  

지그재그의 타켓이 되는 요즘 MZ세대들은 특히 사회가 정한 기준을 따라 하며 사는 삶보다는 `나만의 길, 취향을 찾고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데요. 이런 점을 반영하여 윤여정 배우의 어록과 함께`니 맘대로 지그재그하세요`를 마케팅 캠페인 메시지로 정한 점도 MZ세대들을 끌어들이기에 적절한 전략이었습니다.

 


2) 인스타 브랜디드 콘텐츠의 성공사례로도 소개된 브랜디의 마케팅


브랜디는 2019년에 청하를 광고 모델로 발탁하며 다양한 스타일이 있는 앱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는데요. 당시 청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실력을 입증했고 솔로로 데뷔해서도 노래, 춤, 예능 등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브랜디에는 다양한 스타일이 있어’라는 메시지에 딱 부합한 이미지였습니다. 이후에 브랜디는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세워 홍보하기보다는, 마케팅 전략 측면에서 더 효율이고 날카롭게 타켓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갔습니다. 


특히, ‘Paid partnership with Brandi'라는 태그와 함께 직접 브랜디 제품을 인플루언서들이 홍보하는 광고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요.  해당 캠페인을 통해 광고비 지출 대비 수익률 12% 증가, 구매 당 비용 11% 절감 효과를 보았다고 해요. 해당 캠페인은 인스타그램의 브랜디드 마케팅 성공사례로 인스타에서 매년 공개하는 리포트에도 소개되었다고 해요. 이는 브랜디 마케팅 조직이 타켓팅 광고를 잘하는 팀이라고 느껴지는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3) 에이블리, 나만의 AI쇼핑메이트 광고와 파격적인 셀러 수수료 0% 전략


에이블리는 김태리 배우를 홍보 모델로 발탁하며, 광고에서 ‘나 태리블리’라고 말하면서 김태리 배우가 AI 쇼핑메이트처럼 등장하는데요. 현재 에이블리에서 강조하는 AI 개인화 추천 기능을 ‘너만의 스타일을 착’, ‘체형에 맞춰 딱, 원하는 컬러만 샷’ 등 기억에 잘 남는 광고 문구로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김태리 배우가 정장을 입고 나오는 광고에서 등장하는 모습이 특히 신뢰감을 주며, 스마트한 AI 쇼핑메이트 느낌을 잘 살려주었습니다. 해당 브랜딩 마케팅으로 전년도 대비 90% 이상 거래액을 달성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에이블리는 특히 입점하는 셀러들에게 업계 최초로 수수료 판매 수수료 0% 전략[2]을 펼치며, 1인 사업자들 대상으로 해당 메시지를 공격적으로 노출하는 마케팅도 진행하였습니다. 이는 여성 패션 플랫폼은 결국 다양한 마켓, 쇼핑몰들이 많아져야 유저들이 모인다는 것을 이해하고, 판매자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3. 각 플랫폼에서 강조하는 기능이 UX에도 반영되어 있다!


1) 여러 쇼핑몰에 있는 상품을 한꺼번에 장바구니에 담아서 결제할 수 있는 지그재그 UX


지그재그는 사실 여러 쇼핑몰을 모바일 기반의 앱에 하나로 모아서 보여주는 방식을 시도한 선발 주자 앱인데요. 그래서 앱에서도 모아보기 탭은 다양한 쇼핑몰에 있는 할인 상품들을 둘러볼 수 있고, 쇼핑몰 탭에서는 쇼핑몰별로 내 취향에 맞는 곳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각각 다른 쇼핑몰에서 맘에 드는 상품을 찾아서 각각 결제할 필요 없이, 지그재그에서는 한 번에 장바구니에서 관리하고 결제할 수 있습니다.

  

2) 오늘 주문해서 오늘 받을 수 있다고? 하루배송이 가능한 브랜디 UX


브랜디는 업계 최초로 당일 배송을 시도한 만큼, ‘하루 배송` 부분을 강조하여 하단 탭에 고정해 두었는데요. 이 탭을 누르면 당일 배송이 가능한 상품들만 모아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매할 때, 옵션별로도 당일 배송 가능한 옵션들과 그렇지 않은 옵션들이 섞여 있을 수 있기에, 옵션 선택에도 ‘하루 배송 옵션만 보기’라는 필터가 있어서 편리하게 하루 배송 가능한 상품을 둘러보고 구매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하루 배송 상품의 상세페이지에 가면 ‘지금 주문하면 오늘 몇 시 전에 배송’을 표기해, 구체적인 수치로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친절한 UX 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3) 셀럽마켓으로 시작한 에이블리


마지막으로 에이블리는 초반에 ‘셀럽마켓 모음’에서 시작한 만큼, ‘마켓 모음’의 중요도를 지금도 유지하여 하단 탭에 고정시켜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 ‘마켓' 탭에 들어가면, 주간 인기 순위로 마켓들을 보여주고 해당 마켓의 옷을 구경할 수 있고, 원하는 스타일의 마켓은 즐겨찾기에 따로 저장해 둘 수도 있습니다. 특히 마켓은 해당 마켓의 이름도 중요하지만, 어떤 스타일의 옷을 주로 취급하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이런 니즈를 반영하여 마켓 이름 밑에 3개의 이미지로 대략 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게 해 둔 점도 섬세한 UX로 보였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2030 여성 패션 앱 지그재그, 브랜디, 에이블리를 분석해보았는데요. 1) 시장 진입 전략, 2) 마케팅 전략, 3) 핵심 UX 관점에서 각 앱을 분석해보니, 패션이라는 레드오션 시장에서 각각 타겟의 니즈를 어떻게 날카롭게 정의하여, 발전시켰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럼 다음 편에서는 부동산 앱 분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참고 자료>

각 회사 홈페이지, 지디넷, 조선일보 IT분야 뉴스, 오픈애즈, 테크월드, 소비자평가, 매경프리미엄, 인스타그램, 패션포스트

[1] 크롤링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하는 것을 의미하며, 주로 인터넷상의 웹페이지(html, 문서 등)를 수집해서 분류하고 저장하는 것을 뜻합니다. (위키백과)

[2] 여기서 에이블리 셀러스와 파트너스는 수수료 정책이 다릅니다. (셀러스는 수수료 0%, 파트너스는 에이블리가 사입부터 배송까지 도맡아 해주고 판매자는 수익의 10%를 얻어가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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