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이 새로운 양식의 시초를 단일하고 직접적인 외부 영향 탓으로 돌릴 수만 있다면야 그보다 더 간단한 일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이 학설이 잊고 있는 것은 외부적 · 역사적 영향이 결코 정신적 변화의 최종 원인이 될 수 없다는 사실, 하나의 외적 영향이 그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런 외적 영향을 수용할 조건이 이미 주어져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
왜 이탈리아에서 먼저 르네상스가 시작되었는지를 설명하는 페이지. 해로를 통한 교역이 발달했던 이탈리아의 도시에서는 일찍부터 다른 유럽 지역보다는 봉건 시대의 관성에서도 자유로웠다. 경제적 풍요 속에서 인문과 예술의 저변도 확대되었기에 유통의 인프라도 발달했다.
그러나 이런 조건을 지닌 다른 유럽의 도시에서는 문예부흥이 뒤늦은 유행이었던 경우도 있었다는 거야. 이탈리아는 고대 문화유산이 잘 보존되어 있잖아. 시민들의 존재론적 특질과 맞물린 거지, 단순히 시대적 상황으로만 설명될 수는 없다는 것. 횡으로 가로놓이는 조건에 앞서 종으로 지속되고 있던 함수들도 살펴야 한다는 이야기.
개인의 역사에서도 마찬가지. 체험적 인문이 이미 갖춰진 이들이 인문적 감각을 향유할 수도 있는 바, 이들이 유통의 주체가 되었을 때 지속 가능한 문화산업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