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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네디 Aug 04. 2023

시인 류근이 말했다. "시바"

쏟아지는 사진과 영상,

오늘은 금식하려다 보니 글이 고파 온다.

예전에 썼던 시 몇 개 찾아 손 보고 올리니.......



추억 퇴고             


쓰여진 추억을 꺼내 읽는다

세월이 흘러 또다시 꺼내 읽는다


나는 추억속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 다시 읽고

추억속 내 나이인 큰 딸을 바라본다


나는 추억속 누군가의 처지가 되어 다시 읽고

그 사람의 감정으로 나를 돌아본다.


나는 추억속 그들이 되고

추억은 또 다른 이야기로 내 기억에 쓰여진다.



각자 도생              


첨단의 기술로 돈을 버는 사람들

그들이 모인 테헤란로 선릉역 사거리에서

키만큼 높게 쌓인 폐지를 싣고 리어카를 끄는 노인


가파른 구릉의 구비진 길

키작은 빌라로 가득한 논현동 골목에서

앉은 키 만큼 낮은 외제 스포츠카를 타는 청년


리어카 노인이 내는 거친 숨소리

스포츠카가 내뿜는 웅장한 엔진소리


적갈색의 녹으로 가득한 리어카

형굉색의 광택이 화려한 스포츠카


노인이 주워 쌓아올린 폐지는청년의 하루치 기름값


그들의 재산목록 1호

리어카

스포츠카


각자의 인생

각자의 선택


그 노인

그 청년



기회 비용            


한 개비 꺼내 주둥이에 문다

마시고 느끼고 뱉기를 반복하는 작은 위안의 시간

그러는 동안 엄지 두 개가 만들어내는 활자들

한 개비 담배와 함께 만들어낸 한 조각 문학적 창조물

건강을 조금 내어주고 얻은 바로 이거.



그리고 다정한 이웃, 스누피님의 예쁜 글씨로 다시 태어난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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