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임을 다 하면 떨어지는 낙엽
쓸모를 잃어버린 나
힘겹게 매달려 고군분투 중이다
떨어져라 흔들어대는 모진 바람
살아가는 건 여전히 막막하고
맥없이 펄럭이며 아슬하게 버틴다
이유 없이 붙들고 있던 날들이
지나간 계절처럼 멀어지고
체념 쌓인 나에게 다시 묻는다
한 걸음, 두 걸음
바스락 거리며 남는 발자취
사소한 모든 흔적은 나의 추억
수북이 쌓인 더미에도
나를 웃음 짓게 하는 온기들
고되지만, 내일을 향한 여정이었다
어제의 나, 오늘의 나
조용히 내려앉은 낙엽처럼
보잘것없는 모습까지 결국 나였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