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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ypyo Feb 25. 2022

휴남동서점에 없는 소설 <휴남동서점>

[책]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소설 주인공과의 가상 인터뷰입니다.


- 안녕하세요. 오늘은 휴남동서점 대표 영주 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대표님.


- 네, 안녕하세요.


- <어서오세요, 휴남동서점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주 따뜻한 소설이었습니다. 추운날 얼어붙은 손에 온기를 나눠주는  같았어요. 하지만 우리 사회의 암울한 현실 또한 담고 있어서 유쾌하게만  수는 없었습니다. 오늘은 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드리려고 하는데요.


흔히 인간은 종족번식 본능을 따른다고 합니다. 그러나 출산율이 저하되고 있고, 아이를 낳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행복추구가 오로지 개인으로만 한정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영주 님도 서점을 하게 된 계기가 회사생활을 하시다가 번아웃 증후군을 겪고 나서였어요. 이와 같은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우선, 저는 이 사회가 병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19로 우리는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백신 접종을 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입니다. 병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그와 더불어 사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코로나 19 사태를 보면서 바이러스에는 이토록 두려워하면서 왜 성장만을 부르짖는 가치관은 무시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출산율이 적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죽어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더 이상 사람이 태어나지 않는다면 지금 우리가 만들어 누리고 있는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일까요? 우리는 이제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를 원하지도 않습니다. 이것은 생명의 종족번식 본능을 역행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구나.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세상인데,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다니 아이러니합니다. 근데, 제가 회사에 다닐 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다가 죽겠구나. 이것은 사는 게 아니구나. 내가 기계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최소한의 삶이 보장된다는 것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구나. 정신적인 것이구나. 자신을 돌아보며 주변을 따뜻하게 챙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이 최소한의 삶이 보장을 받는다는 의미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곳을 벗어났습니다. 지나친 경쟁을 유도하는 사회로부터 벗어나 좋은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사회로 도망친 것입니다.


저는 책으로 저의 서점으로 그 영역을 조금씩 넓혀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휴남동의 휴가 ‘쉴’ 휴 자예요. 위치는 동네 한가운데 있죠. 우리가 사는 이곳에 마침표, 느낌표, 물음표가 아닌 쉼표가 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모두가 다 그럴 필요는 없겠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의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서 용기를 냈습니다.


저와 함께하는 분들도 다 같은 생각입니다. 커피를 내려주시는 승준 씨가 언젠가 제게 이런 말을 해주셨어요. “저에게 있어 확실한 오늘 그리고 미래는 커피를 내리는 그 순간입니다. 저는 하루를 충만하게 살고 싶습니다.” 매일 SNS를 피드를 보다가 지치는 삶이 아니라 주말마다 미술관에 가는 것처럼 느리고 깊은 삶을 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잘 지내고 있으니 다행이네요.(웃음)


+

휴남동서점에는 베스트셀러를 판매하지 않는다고 한다. 세상에는 좋은 책들이 너무 많고, 잘 팔리는 책만을 팔게 되면 상대적으로 다른 책을 소개해줄 기회가 없어질 거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다양성이 죽은 사회는 결국 건강하지 않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래서 휴남동서점에는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책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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