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의 노란작품들
네덜란드 출생에 10년간 그림을 그린 후 37년 짧은 인생을 마감한 반 고흐는 내게 가장 큰 영감을 준 화가다. 드라마틱하고도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그는 누구에게도 발견할 수 없는 순수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일생을 듣고 있자면 깊은 탄식과 한숨, 박수를 빼놓을 수 없지만 그가 가진 순수함을 따라가다보면 이내 이해와 긍정의 끄덕임이 나올 것이다.
가난 때문에 이 말수 없던 고독한 소년은 열다섯살에 학업을 중단한다. 그 후 친척이 운영하는 화랑에서 판화 파는 일을 하다 그림과 인연을 맺는다. 1880년 10월 스물일곱 살의 반 고흐는 화가의 인생에 첫 발을 디딘다. 물론 화가로서의 첫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자신의 그림에 대한 집념과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선명한 주장은 주변 사람들과의 마찰을 일으켰고 그를 고독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고독은 그의 화가 인생에 있어 예술적 광기의 씨앗이 되었다.
1886년 고흐는 벨기에를 떠나 파리로 건너오는데 그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인상주의를 만난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그 유명한 화가들의 뮤즈, 압생트도 만나게 된다. 압생트는 도수 40-70인 술의 한 종류다. 19세기 후반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다가 각 정부들에 의해 생산 금지된다. 압생트가 수많은 알콜 중독자를 만들어 내고 갖가지 사건 사고를 만들었기 때문인데 반고흐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흐고 압생트에 노예가 된다.
압생트는 세상에 나오자마자 녹색요정이라 불리우기도 했다. 피카소, 헤밍웨이 등 여러 예술가가 압생트와 사랑에 빠졌고 고흐 역시 압생트 때문에 알콜 중독자가 되었다. 압생트에는 산토닌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 산토닌을 과다 복용하게 되면 황시증이 생긴다. 모든 대상을 노란색으로 보는 현상이다. 실제 고흐의 작품들을 떠올려보면 유난히 노란색이 많을 것이다. <노란집>, <해바라기>, <밤의 카페테라스> 등등 그의 작품에 등장한 노란색은 마치 태양처럼 눈부시다.
"노란 높은 음에 도달하기 위해 나 스스로를 좀 속일 필요가 있었다." 고 말하며 그의 그림에 좀 더 샛노란 효과를 더하기 위해 압생트의 힘을 일부러 빌리기도 했다. 황시증이라는 저주를 예술적 기술로 승화 시킨것이다. 압생트의 저주 덕분에 우리는 이글이글 타오르는 노란색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고흐가 남프랑스 아를로 건너간 이유도 색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남프랑스의 이글거리는 태양아래 순도 높은 색채를 발견하곤 그의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공교롭게도 이곳에서 압생트에 취해 색이 이끄는 예술의 극단까지 달리며 수많은 걸작을 남겼다. 압생트는 고흐의 몸과 정신을 망가뜨리는 녹색악마이기도 했지만 후대 사람들이 불멸의 경이로운 작품을 만나게 만들어준 녹색천사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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