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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nny Jul 25. 2019

마음 나누기

짧은 글 #둘

    때로 그런 때가 있다. 나를 궁금해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설렘과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은 때. 그래서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나를 궁금해 해주는 그 기분에 너무나 쉽게 취해 자신의 감정 이상을 무리하곤 한다. 자신의 감정보다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더 신경 쓰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관계의 결승선’이라는 것이 있다. 이 선을 넘으면 ‘나의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게 하는 그런 선 같은 것 말이다. 호감의 상대가 생기면 설렘과 행복의 달콤한 향기가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을 피어오르게 한다. 그래서 마음속에서 이 선을 향해 열심히 달리곤 한다. 서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가고 이를 해주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 그리고 끝내 결승선을 통과하여 깊은 관계로 발전해 가곤 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결승선을 통과하더라도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려가기만 한다. 자신을 돌보지 않고 계속 상대의 호감만을 채워주려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감정 이상을 무리하곤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마음이 나로 채워있지 못하고 공허하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공허한 자신의 마음을 그 사람으로부터 받은 호감이나 그 사람에 대한 호감이 채워주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모습이기도 하다. 나 자신은 텅 비어있고 보잘것없기에 이를 상대방의 호감으로 채우려 하니 나 자신의 것보다 상대방이 더 중요해지는 것이고 점점 무리하게 마음을 전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두 사람은 서로에게 지치기 시작한다. 마음을 받는 사람은 받는 사람대로 받기만 하는 마음이 부담스러워지고, 자신으로 채워진 상대방이 지겨워지고 답답해진다. 주는 사람은 주는 사람대로 점점 더 마음이 공허해진다. 결승선까지 달리는데에도 마음의 체력을 많이 써버렸는데 쉬지 않고 달리니 체력이 남아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도 생각하며 쉬는 시간을 가지지 않으니 마음이 병들어가는 것이다. 결국, 서로가 서로를 견디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다. 결승선을 통과한 대가치고는 너무나 마음 아픈 것 아닌가. 

    

     깊은 관계를 위해서는 상대를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의 마음 또한 온전히 나의 것으로 채워 넣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내가 좋아하는 나의 모습들로 마음을 채워야 한다. 이것이 결승선까지 달리게 하는 힘이 되고 결승선을 넘은 후에도 내 마음을 상대방으로만 채우지 않게 한다. 상대방 또한 당신으로 채워진 당신의 모습에 호감을 느낀 것이니 서로가 많이 힘들지 않고, 질리지 않고 관계 또한 계속 유지 될 것이다. 

결승선까지 가는데 필요한 것은 상대방을 위한 마음이 아니라 결국, 나 자신을 위한 마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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