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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nny Aug 01. 2019

다름을 이해하는 것

짧은 글 #넷

  다르다는 것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세상이다.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다수결을 만들고, 다수를 ‘주류’로 다수와 다른 것을 ‘비주류’로 구분한다. 그렇게 각기 다른 개성들이 주류와 비주류로 흑백논리처럼 나누어지면서 사람들 또한 흑백논리처럼 나누어져 갔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주류는 자연스레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고 좋은 것으로 인식됐다. 반대로 비주류는 주류보다 못한 것이 되고 좋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서로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비난의 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주류는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무기로 비주류를 혐오하였고 비주류는 이해받지 못하는 자신들의 분노를 표출하고는 하는 것이다. 그렇게 각자의 가슴속은 화살이 빼곡히 꽂힌 채 병 들어간다.


   요즘 고양이를 기르는 ‘집사’들이 점차 늘어간다고 한다. 직접 분양을 받아 집사가 되는 사람도 있고 길고양이들에게 소위 말하는 ‘간택’을 받아 집사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어찌 됐든 고양이들과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상황이다. 나는 이러한 고양이와 사람들의 공존이 우리에게 따뜻한 차 한잔을 선물하는 것처럼 반갑다. 어찌 보면 생김새부터가 다른 인간과 고양이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존도 힘든 현실을 보았을 때 참으로 신기하게 보이기도 한다. 같은 사람도 편을 나누어 저렇게 싸움에 열중인데, 말도 통하지 않는 고양이와 함께 살 수 있다니. 

얼핏 생각하면,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고양이와는 불가능하여 우리가 고양이의 보고 싶은 면만 보고, 이해하고 싶은 것만 이해하기 때문에 공존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고양이가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해주지 않더라도, 고양이를 자신의 말을 들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고양이 그 자체임을 인정하는 마음이 있어서지 않을까 싶다. 인정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궁금해지고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드니까. 그리고 그 마음이 우리와 고양이를 공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이 세상의 병폐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와 고양이처럼 사람들도 서로의 소속을 인정하고 바라봐 주는 것이다. 주류에 있어서 기득권자라고, 어차피 비주류를 이해하지 못하리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비주류에 있어서 주류 사람들은 자신들을 인정해주지 않으리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그저 그렇구나, 하고 인정하고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려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와 고양이들처럼 말이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혐오가 판을 치며 병 들어가고 있다. 우리와 고양이처럼 사람들도 서로 그 자체로 인정해 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진다면 우리의 마음도, 사회도 조금은 따뜻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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