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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Aug 08. 2018

Belarus -Minsk에서 국경까지

미지의 나라

 남아공, 브라질을 제외하면 직항으로 25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가는 나라는 없는 것 같다. 출장으로 출발한 민크는 집에서 8시에 출발해서 다음날 9시가 되서야 겨우 침대를 볼 수 있었다. 러시아가 10시간이 안돼는데 그 밑에 나라를 오는데 쉽지가 않다.  


 푸틴이 총리시절 러시아에서 카지노가 전부 사라졌다. 그리고 민스크의 벨라루스에 카지노가 많이 생겼다. 러시아 사람들은 주말을 틈타 놀러오기도 하지만 일 때문에 출장오는 나에겐 정보가 별로 없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는 다른 국가이지만 이동과 경제협력이 EU처럼 튼튼하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자유롭게 입국심사없이 다니지만 외국인은 불허한다.  이렇게 다니면 한쪽에서는 불법체류로 남고(출국을 안해서), 다른 한쪽에서는 밀입국(입국심사가 없어서)이 된다.  외국인은 벨라루스에 올 때는 러시아를 제외한 나라로 들어오고 갈 때도 그렇다 . 나는 비자를 받고 비엔나를 통해서 와서 비행기로 모스크바를 갈 예정이다.  들어올 때는 입국심사가 있고 나갈 때는 입국심사대가 없던데 러시아에 도착하면 어떻게되나 봐야겠다.  문제가되면 다시 오는데 두 나라 모두 오고가기 힘들다던데. 벨라루스에 다시 올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베라루스는 러시아와 달린 친절하다. 아직도 러시아처럼 군복, 유니폼차림이 많지만 공항부터 영어로 이야기하는데 불편함이 러시아보다 덜하다. 우버로 시내까지 오는데 역시나 현찰에 영수증은 주지 않는다.


 

 건물 형태는 러시아와 비슷하지만 몸에 다가오는 향기가 훨씬 자유롭다. 나도 목적지가 카지노다. 도박이 아니라 카지노에 설치된 장비때문에 이곳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장비를 확인하면서 이곳 사람들의 여유로움이 참 고맙다. 보통 요구 사항들은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한 후에도 계속 발생한다. 이런저런 이야기와 장비가 설치된 구조와 설비점검을 하고 일을 마무리했다.



 업무가 끝나고 들른 식당도 참 괜찮다. 성악을 하신듯한 콰트로 멤버가 기타, 아코디언, 클라리넷, 기타등을 들고 연주도 한다. 30벨라루스 루블(15달러)를 주면 신청곡을 불러준다. 한 잔 두 잔 증류된 보드카를 몇 잔 마시고, 고객과 옆 테이블과 신청곡 배틀이 붙었다. 자리를 함께하고 같이 하며 판이커졌다. 예전에 한국도 그랬다면 여긴 지금도 그렇다. 그렇게 같이 2차를 함께 가서 술을 더 먹게됬다. 신기한 일이기도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며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넘친다. 내 마음과 여유가 문제다.


 이튼날은 러시아 국경까지 왕복 600Km를 다녀왔다. 직전 700Km면 민스크에서 러시아까지 M1 고속도로로 달리면 된다. 대로가 가르지르는 민스크를 벗어나면 광활한 초원같다. 자유스러운 유럽과 조금 칙칙한 러시아의 공기가 뒤섞여있다. 차가 없어서 한산했다. 


 도착한 카지노는 국경에서 1Km 남짓이다. 한산했던 고속도로와 달리 국경을 통과하려고 도로를 꽉 채운 트레일러 행렬을 보니 어마어마하다. 이 많은 차량이 러시아에 공급을 하고 돈을 번다. 돈을 번 러시아 사람들은 주말을 이용해서 벨라루스에와서 소비를 한다. 똑똑한 구조이면서, 신기한 구조다.


 일을 점검하고, 잠시 게임도 해봤다. 우리를 데리고 가려 300Km를 운전해온 고객이 고맙다. 차도 마시고 밥고 먹고 오는 내내 잠든 나에게 구박 한마디 없다.


 일은 현장에 있다고 한다. 사무실에게 고객의 소리를 듣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과 말의 부족함을 극복해 주는 힘은 결국 본인의 관찰과 확인이다. 이것이 견문을 넓혀준다. 내가 공급하는 장비를 이렇게 잘 사용하는 고객을 보면 고맙다. 미지의 세계에도 미지의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고객의 파트너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니 기대도 하게된다.


 세세하게 돌아보면 세상은 참 넓다. 그냥 비행기타고 빠르게 지나치면 세상만큼 단수한 곳도없다. 가끔 걷고, 이야기하고, 듣고, 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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