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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Dec 22. 2018

자유롭게 살아가는 길

등 굽은 者, 손금 없는 者로 살아가지 않기 위해서

출처 : https://izquotes.com/quote/noam-chomsky/the-intellectual-tradition-is-one-of-servility-to-power-and-if-i-didn-t-betray-it-i-d-be-ashamed-36572


 따뜻한 가족의 품, 비교적 평등을 지향하는 학교를 벗어나 사회에 나온다. 많은 기대와 꿈을 갖고 나온 세상은 야생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기대와 다른 모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국가부도의 날'을 목도하며 그 야생의 세계로 몸을 옮겨 살아가며 다짐한 것들이 있었다. 존경의 표시로 무릎 꿇는 예의와 용기는 필요하지만, 비굴하게 살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을 갖기까지 많은 시행착오와 실수를 했지만, 내 스스로 자유롭게 살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시행착오 속에 자유롭게 산다는 것이, 내 마음대로 약속과 규칙을 무시하고 사는 것이 아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을 지키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이다. 세상이 상선약수(上善若水)와 같이 흐르는 전제조건이다. 하지만 쉽지도 않고, 우여곡절과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가족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고, '아, 이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며 살아가는구나'라는 생각, '최소한 나의 가족들에게 내가 오늘 열심히 살고 왔다'라는 모습으로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한 지 벌써 오랜 시간이 되었다. 가끔 부족한 날도 있다. 이 기준을 잃지 않기 때문에 항시 돌아오려는 노력을 한다. 집에서도 쪽팔리면 어디 가서 낯짝을 디밀고 살아갈 것인가?


 '아빤 어제도 늦게 오고, 오늘은 내일 놀자고 하고, 내일은 또 늦게 올 거 아냐!"라는 꼬맹이의 말 이후로 아이와 약속을 어긴 적이 현재까지 없다. 차라리 약속을 안 하면 안 했지 못 지킬 약속을 하지 않는다. '아빠가 다니는 회사가 텔레비전에 나와서 좋은데, 얼굴을 자주 볼 수가 없어'라는 아이의 말에 과감하게 다니던 회사를 정리하고 옮겼다. 당시 적지 않은 돈의 제안도 거절한 이유는 풍족하거나 많은 시간을 같이 하지 못한 내 입장에서, 가족들이 바라는 최소한을 지키려는 노력이었다.


 집사람은 모르지만 일시불로 받을 실업급여를 포기한 적도 있다. 고용보험공단에서 이런 경우가 없어 각서를 써 달라고 해서 써줬다. 세상을 내 힘으로 살아가기에 충분하다는 자신감이었다. 어려운 여건에서 구직을 하려는 사람들을 바라보다, 나의 알량한 욕심을 보며 권한이 없어서가 아니라 권한을 쓰는 것이 부끄럽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의무와 책임은 100%, 권한은 선택적으로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중간 관리자가 되고 나서부터는 나 혼자 잘한다고 잘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절감했다. 나만 잘 되는 세상이 참으로 조그만하고, 보잘것없는 것이라는 것을 아는데도 시간을 많이 썼다. 계산을 잘한다고 지혜로운 것이 아니다. 컴퓨터가 계산을 잘 하지만, 사람처럼 따뜻한 가슴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따뜻한 가슴을 갖은 사람이 함께 계산을 함으로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 영업이 연애와 같다면, 사람과 함께 하는 과정은 천천히 사람들의 마음에 휙 바람 불면 꺼질 촛불을 계속 붙이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다. 깨닫고 시작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러나 되도록 빨리 이런 생각을 떨쳐버린다. 되돌릴 수 없는 과거보다 변화가 가능한 미래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나도 여러 가지 기준과 규칙에 얽매여 산다. 하지만 자유롭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업생활을 보면 위로 올라갈수록 여의도 돔구장 이전투구와 비슷할 때가 있다. 권한의 범위, 책임의 범위, 경쟁의 범위가 존재한다. 직책이 있는 모든 조직은 유사하다. 유사한 이유는 조직의 특성이 아니라 사람의 특성 때문이다. 개인의 삶이 자유롭더라도 조직 구성운으로써의 삶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약속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람은 게으르고, 약속을 잘 안 지킨다. 이점에서 나도 자유롭지 못하다. 따라서 우리는 매일 머리를 맞대고 조정하고, 재실행을 통해서 끊임없이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자고 다짐한다. 그럼에도 매번 비협조적이거나, 책임의식이 낮은 현상을 벗어나지 못한다. 열심히 하는 것보단 제대로 해야 하고, 제대로 하면 더 좋은 평가와 결과가 함께 따라야 한다. 가르치 것과 배우는 것은 그렇다고 한다. 야생의 향이 물씬 풍기는 세상은 꼭 그렇게만 움직인다고 말하진 않는다. 이 차이에 대한 해결책은 사람의 다양성만큼 여러 가지 도전과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차이가 발생되는 원인은 많지 않다. 성공하는 방법은 그 범위의 한계가 없지만 망하는 방법과 전조는 다들 유사하다


 어느 조직이나 간신은 대부분 한가닥 실력이 있다. 실력을 갖고 일정한 자리에 올라선 뒤, 전체가 아닌 사리사욕에 그 좋은 머리를 쓰기 시작한다. 쉽게 말해서 적을 이기기 위해서 공부한 손자병법, 오자병법을 자신의 권한과 사리사욕을 위해서 내부에 사용하기 시작한다는 말이다. 이런 사람들을 무시하면 해를 입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만 한다면 기회가 없다.


 우리가 못됐다고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영욕을 위해서 대단히 부지런하고 집요하다. 그들을 압도할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 그들보다 더 부지런하게 공부하고, 철저히 처리하고, 잘 기록하는 것이다. 실력으로 압도하는 방식밖에 없다. 그런 자들이 권력을 얻었다는 상황이 그들보다 상위에 있는 직책과 권력을 갖은 사람들이 어두워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재난과 사고가 발생한다는 이유다. 전에 읽던 난중일기를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자유롭게 사는 길을 말하고 조금 동 떨어진 말을 하는 이유는 세상은 그렇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들과 하고 싶은 일을 통해서 성취와 이익을 만들어간다면 금상첨화다. 그런 환경을 만나는 것은 로또를 연속으로 당첨되는 것보다 어렵다. 어느 조직에나 분수에 넘치는 욕망을 위해서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성취도 하지만 타인의 삶을 무단 침입해 황폐화하는 경향도 높다. 그런 타인이 나의 삶을 좌지우지한다면? 매일매일 새로운 내 삶의 역사가 타인에 의해서 좌지우지된다면 그것은 자유로운 삶이 아니다. 


 굴레가 시작되면 자유로운 삶은 멀어지고, 그들이 주는 이익에 굽신거리다 등 굽은 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 이익을 위해서 비위를 맞추며 손을 비비다 보면 손금 없는 자의 삶을 살아야 할지 모른다. 몽양 여운형이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서 힘에 의해 강제 동원된 사람들은 친일에서 배제하자고 했다. 조직에서 힘에 굴복해 마지못해 하는 부적절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되면 결국 그 일을 만진 사람들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스스로 떳떳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내가 항상 가족의 얼굴을 떳떳하게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이런 일과도 연관성이 있다.


 나의 자유는 나의 의지와 선택의 문제다. 조직생활, 직장생활에서 좋은 선배로부터 도제제도로 지식과 지혜를 받을 수 있다. 더 좋은 길을 열어주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문화가 정착되어야 조직, 기업, 사회도 좋아진다.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모든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들은 많다. 사적인 따뜻한 마음을 주고받는 일이 아닌 공적인 부분에서는 실력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아니면 매력적인 똘끼라도 있어야 한다.


 내가 공부하고, 지식과 지혜를 축적해서 나의 꿈을 향해서 자유롭게 걸어가는 것도 힘든 일이다. 그 힘든 와중에 보람도 없이, 이익과 욕망만을 쫒는 타인의 꿈을 위해서 사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 그 타인이 주는 이익의 찌꺼기를 바라며 살아가는 길에 자유가 있는가? 기업에 봉급을 받으러 나가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을 당당하게 제공해주고, 그 대가를 받는 것이다. 내 인생에서는 내가 갑이자 주인이다. 동시에 사적인 타인들에게는 작은 것들을 능력껏 베풀고 또 그들의 베풂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세상을 조금이나마 자유롭게 살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올 한 해에도 바람직하지 못한 일에 굽신거리고, 손을 비벼 비위를 맞추면 이익을 구걸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한 해가 가고 새해가 와도 항시 경계할 일이다.


#자유 #직장생활 #사회생활 #비굴 #해외영업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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