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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Dec 30. 2019

피케티, 새롭다기보단 상식의 증명

인문학의 통찰이 삶에 더 효과적이다

 1000페이지가 넘는 경제학 서적은 학교에서도 본 적이 없다. 미시경제, 거시경제, 경제학 원론, 국제 경제학도 1000페이지를 넘지 않았다.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선뜻 경제학 서적을 파고 읽기가 쉽지 않다. 서점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온 만화책 버전이 눈길을 끈다.


 일본 학자들의 요약정리는 우수한 편이다. 도서를 검색해 보면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에 대한 가이드북 성격의 책은 두 권뿐이다. 한국인 저자가 쓴 책으로 한정했다. 새로운 이론과 관점, 이 관점에 대한 분석, 시사점, 보완해야 할 점등 다양한 사고가 나오지 않는다. 한국은 아직도 서구의 지식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다. 지식기반 사회에서 시간의 축적을 지식화하는 수준이 국가와 지역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인간 세상은 언제나 지식사회였기 때문이다.


 1. 자본소득 vs 노동소득

 직장생활이 20년이 되었다. 초기 10년을 돌아보면 초기 10년 단위 노동소득 성장률은 256%, 이후 10년은 185%다. CAGR로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직장 생활을 약 30년 정도 한다고 생각하면 다가오는 10년은 더 낮은 노동 성장률이 예상된다. 쉽게 말해 노후준비를 고려해야 하는 나이다.  자본소득을 돌아보면 처음 10년은 375%, 이후에는 167% 정도 된다. 이 부분은 스스로 갖게 된 삶의 철학과도 관련이 있다.  


 그렇다고 내가 소득이 월등한 부자인가?라는 질문은 깊은 회의감을 준다. 빚 없이 살자, 작은 집 하나 마련하고, 집은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 가족이 생활하는 소중한 공간이라는 개념이 많다. 위의 계산도 자산은 부채와 자본의 합이지만 부채 반영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보면 나는 전형적인 노동소득에 의존하는 지식 노동자에 가깝다.


 2 격차, 생산성과 지속성의 차이

 피케티가 말하는 자본소득의 규모가 점점 커지는 이유가 경제적 격차를 만든다는 의견을 곰곰이 생각해봤다. 나는 너무 당연한 것을 어렵게 증명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의문이 들었다. 조금 인문학이라는 상식을 갖고 접근해보자. 틀렸을 수도 있다. 틀렸다면 의견을 구한다.


 인간이 유일하게 통제할 수 없는 자원이 시간이다. 어떤 영향을 줄 수 없으면, 시간의 흐름에 종속되어 생각한다. 자본의 축적이란 단기적인 노력과 성과가 존재하면 자본은 시간을 원료로 태워 이자를 만든다. 기다린 대가인지, 시간에 대한 감가상각인지 모르겠지만 자본은 쉬지 않고 일한다. 하루 24시간의 소득이 적지만, 365일 쉬지 않고 일한다. 둘째로 추가적인 비용 투입이 없다.


 노동소득은 단위당 생산성이 높은 것처럼 보인다. 이자보다 하루 일당이 많아 보이지만 사실 비용이 높다. 하루에 8시간을 일한다고 보면 34% 생산 효율이 좋지도 않다. 달리 인간이 기계를 만들고 사용하는가? 그리고 년간 근무 로보면 대부분 휴일을 제외하면 240일 정도만 일하고, 제품수명주기처럼 나이가 들면서 생산성은 떨어진다.


 경제학이 일제강점기에 소개될 때 생존학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다고 한다. 생존은 결국 생산성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토끼와 거북이처럼 자본은 거북이와 같이 쉬지 않고 목표를 향해가고, 사람은 토끼처럼 천방지축에 오만하다. 따라서 자본을 키우고, 자본소득이 늘기 시작하면 격차는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다. 쉽게 100원의 1%와 1조의 1%는 같은 1% 로지만 전혀 다른 위력이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은 20개국의 긴 역사를 보고 수식, 증명을 통해서 이론의 논리적 근거를 증명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돈 버는 방법, 허영만의 만화만 봐도 이런 말은 증명하지 않아도 잘 알려져 있다.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은 실전의 방식이 중요하다. 인간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경제적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모두 아는 일이다. 달리 인구론과 출산율을 국가가 걱정하는가?


 3. 격차 극복

 사회적 관계에 대한 말이 나온다. 경제학적 이론과 수식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철학적인 주제일 수 있고, 타인에 대한 선의, 선행, 동정 등 다양한 인간관계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알고리즘에 대한 부분이다. 좋은 행동이 좋은 일로 연결되고, 좋은 사람들도 연결되는 선순환과 같다. '착하게 살자'가 농담이 아니라 진담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교육과 지식이 격차를 극복하는 방법이라는 주장에는 이견이 없다. 자본소득과 노동소득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책에서 언급된 상위 10%를 제외하면 노동소득이 자본의 축적이 되도록 노력한다. 그 노력이 효과적이려면 비교우위의 장점을 확보해야 하고 그 장점은 개인이 타고난 재능에 학습(學習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을 더해서 만들어진다.


 최근 8년 동안 읽고, 지식을 축적하고, 축적된 지식을 사용해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느낀 점은 확실히 도움이 된다. 지식의 축적은 자본의 축적, 자본 소득의 위력과 같은 부분이 존재한다. 지식의 축적을 통해서 자본을 축적하여 삶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피케티의 말을 읽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것이 대부분 인간 세상에 존재하는 상식, 경구, 격어(인간 역사의 deep learning)으로 존재한다. 단지 인간이 게으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을 이해하고, 당연히 하지 않기 때문이다.  


#피케티 #21세기자본 #경제학 #생존학 #독서 #khori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국내도서저자 :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 / 오상현역출판 : (주)스타북스 2015.08.20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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