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hori Mar 04. 2017

100%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니야!

100%는 신의 영역, 99%와 101%는 인간의 위대한 영역

 해외영업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수개월을 선행하여 살아간다. 모두들 힘을 오늘은 살아내고 내일을 기다린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 최소한 한 달 뒤의 일을 위해서 치열하게 살아간다. 3월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일사분기 결과는 2월에 벌써 마무리되었다. 이때마다 각 영업팀원별로 달성률, 파트 달성률, 팀 달성률을 돌아보며 얼굴에 스치는 희로애락이 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좌절이 교차한다. 


 문득 내가 계획한 실적을 100% 한치의 오차 없이 했던 적이 있던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정확하게 100%를 달성한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부족하거나 넘치거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그렇게 100%라는 숫자를 의식하는가? 교육과 시험 속에서 100점이란 강박관념, 세뇌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를 한치 오차 없이 예측하고 실행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지 인간의 영역은 아니다.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인간에게 미래는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다. 쉽게 말해서 미래는 찍는 것이고, 고급지게 표현하면 예측이다. 예측이란 목표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목표에 근접하기 위한 전략, 전략을 수행할 프로세스를 통해서 다가가는 것이다. 인간은 그 과정을 통해서 목표에 부족하기도, 지나치기도 하지만 스스로의 역량이 성장하고 경험의 축적이 지식과 지혜가 된다. 조금 안타까운 것은 인간은 down-grade라는 치명적 가능성을 갖고 있는 점이다.


 전지전능한 신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될 줄 알고 있어야 한다. 그의 예측은 곧 결과다. 신과 같은 능력이 있다면 내가 로또를 사면 매일 맞아야 하고, 고객을 방문하면 내가 생각한 데로 수주가 될 것이다. 며칠 즐겁겠지만, 곧 심심해서 미쳐버리지 않을까 한다. 세상에 반복되거나 변화가 없는 심심한 삶이 인간이 감당할 만한 것인지 모르겠다. 나는 그런 삶을 살고 싶지도 않고 부럽지도 않다.


 인간은 신과 같이 예측과 똑같은 결과를 만들기 매우 어렵다. 사실 나는 0%라고 생각한다. 잘 되어야 얼추 비슷할 뿐이다. 그 속에서 희로애락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속에 해외 영업인과 인간의 위대함이 존재한다고 믿으며, 그것이 인간이 신과 달리 더 큰 위대함을 갖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99%가 100%보다 적다. 1%의 부족이 중요할 때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자신이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의 99%까지 끌고 온 사람의 노력과 과정은 존중되어야 한다. 신이 달성하는 100%가 더 좋을 수도 있지만 인간은 101%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어쩌면 신은 발전 없는 존재다. 만약 재화와 서비스를 공급하는 시장이 신에 의해서 운영된다면 경제학에서 말하는 완전한 수요공급시장이 될 것이다. 굳이 무리해서 성장을 도모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불안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우리는 더 노력하고 성장한다. 신과 비교해서 불완전하고, 종종 퇴보하기도 하지만 인간은 지속적인 도전과 발전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런 과정을 매일 같이 하는 직종 분야 중 하나가 영업이라고 생각한다.


 엑셀과 함수의 결과가 100%가 될 때 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다. 회계적으로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영업적으로 100%는 항상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그것이 스스로를 한계 짓고 퇴보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신보다 뛰어난 영업사원이 되려고 한다면 나는 100%에 얽매인 사고의 프레임을 깨야한다고 생각한다. 


 스쿠루지처럼 돈을 모으고, 실적을 위해서 거짓말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자신이 예측한 목표를 달성하고 그런 역량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업의 근간인 신뢰가 확보되어야 한다. 신뢰란 고객이 요청하는 제품을, 요청한 날짜에 공급하는 것만으로 축적되지 않는다. 그 이상으로 사람과 사람이 협력하는 소통을 통해서 기계적인 신뢰를 넘어설 수 있다. 이런 기반 위에서 더 큰 공동의 big picture를 그리고 이것이 신이 딱 맞춰하는 100%를 넘게 되는 동력이 된다. 


 2017년 1/4분기의 성장률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한다. 팀원들이 협력하고, 서로 도와가면 팀워크의 수준을 높이고, 이를 통해서 우리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결과를 훌쩍 넘어섰다. 모두들 그 결과에 놀라고 만족스럽고 즐겁다. 팀장으로서 누구 하나 고맙지 않은 사람들이 없고, 매일 치열하게 시장과 겨루는 그들의 모습이 그 누구보다도 아름답다. 왜냐하면 모두들 열정을 갖고 공동의 목표를 함께 한다는 것은 분명 그들의 삶에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항상 100%만 하는 신은 절대 느낄 수 없는 그런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업의 즐거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