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병의 탄생
Everyone is Different
<꽃병>을 주제로 어린이들과 디자인 교육을 진행하며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어린이의 표현은 다르다는 것을. 그 다름이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교육이 매력적인 이유이다. 만드는 결과물은 꽃병이지만, 어떤 주제를 담을지 어린이들이 선택하도록 했다. 딸기로 꽃병을 표현할 수도 있고, 야자수로 꽃병을 표현할 수도 있고, 어린이들이 각자 표현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선택하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렇게 완성된 꽃병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놀랍도록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저는 딸기 모양 집과 그곳에 사는 곰돌이를 표현할 거예요.
저는 생크림 케이크를 좋아해서 케이크를 표현할 거예요.
저는 새가 귀여워요. 나뭇가지에 앉은 새를 표현할 거예요.
커다란 꽃이 활짝 피면 보기 좋아요.
어두운 밤을 배경으로 성을 그릴 거예요. 그 성에는 마녀도 살고요.
저는 고양이를 그릴 거예요.
야자수가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시원해 보여요.
귀여운 토끼를 그릴 거예요.
피아노와 음표를 표현하면 멋질 거예요.
이렇게 어린이들이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찾을 수 있도록 비주얼카드가 도움이 되었다.
Choose a Visual Card
이번 디자인 교육에서는 비주얼카드의 테마를 정하지 않았다. 다만,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생각과 경험을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시각적 이미지를 찾으려고 했다. 꽃, 케이크, 무지개, 성, 야자수, 고양이, 강아지, 새, 딸기 등의 다양한 이미지를 비주얼카드로 구성하였다.
벽면에 붙여놓은 비주얼카드에 대한 어린이들의 호기심은 매우 높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비주얼카드를 한 장 고르라고 하자, 어린이들은 고민하지 않고 바로 선택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한 장 더 골라도 돼요?" 그래서 마음에 너무 드는 비주얼카드가 있다면, 한 장을 더 선택하라고 하자, 어린이들이 웃으며 더 고르기도 했다.
어린이 디자인교육에 있어 비주얼카드를 기획한 이유는 디자이너가 레퍼런스 찾는 과정을 접목시켜 시각적 경험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비주얼카드를 가져가고 싶어 할 정도로 어린이들은 비주얼카드를 마음에 들어 했고, 다양한 시각적 자극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뿌듯했다.
다만, 어떤 시각적 이미지를 찾을 것인지는 교육을 기획하는 교사의 몫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린이의 시각에서 그들의 경험을 마주하며 어떤 시각적 자극에 호기심을 느낄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비주얼카드는 어린이들에게 디자인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 같다. 비주얼카드의 요소, 색감, 분위기 등 다양하게 보이는 시각적 요소들이 디자인 스케치 과정에 자연스럽게 반영된다.
Art Expression
어떤 꽃병을 만들지에 대한 주제는 어린이들이 스스로 선택했다. 그렇게 디자인 스케치 과정을 거쳐 실제 꽃병의 형태로 만들었다. 이제 꽃병을 저마다의 주제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채색 도구로 색칠해야 한다. 어린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채색 도구를 준비했다. 연필, 크레파스, 색연필, 사인펜, 유성매직, 물감 등의 채색 도구를 제시한 후, 어린이들이 각자의 꽃병에 어울리는 채색 도구를 선택하도록 하였다.
연필로 스케치하듯 채색하는 어린이도 있고, 물감에 물을 섞는 양을 다르게 하며 채도를 조절해 채색하는 어린이도 있고, 형광빛이 감도는 색연필로 색칠하는 어린이도 있었다. 또 서로 다른 채색 도구를 적절히 혼합하여 사용하기도 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채색까지 더해지며 자신만의 꽃병이 완성될 수 있었던 것 같다.
Practicality of Design
디자인은 '실용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어린이들이 만든 꽃병이 만들기 활동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꽃병의 기능으로 쓰여야 한다. 다양한 종류의 꽃을 준비해 어린이들이 직접 자신의 꽃병에 어울리는 꽃을 선택해 꽂을 수 있도록 하였다. 물론, 실용적인 기능을 위해 실제 꽃병에 사용되는 유리실린더를 꽂아놓았기 때문에 물을 담아 놓는 보관도 가능하다.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끌어주는 힘
어린이 디자인교육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만들어낸 결과물에는 어린이들의 생각과 경험, 표현이 담겨있어야 한다. 우리는 어린이들에게 스스로 선택할 권리를 주었을까? 어떤 주제로 어떤 도구로 무엇을 표현할지에 대한 선택권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주도적으로 교육에 참여할 때야 비로소 그 활동에 몰입된 어린이들의 눈빛을 볼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어린이들의 시선과 경험을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머릿속으로 기획한 교육프로그램을 실행한 것과 실행하지 않는 것은 매우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어린이들과 상호작용을 하며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있고,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보이기 때문이다. 해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껴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