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Therapy_부모가 먼저 읽어야 할 그림책
1963년에 출간된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그림책 작가 모리스 샌닥의 책 중 가장 유명한 책이며 그림책의 전설 및 고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책은 사실 어른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아이들은 열광하는 책 중에 하나입니다.
그림책은 그 책을 읽는 대상인 독자가 제일 광범위한 분야이기도 합니다. 독자가 대부분 아동이지만 실제로 그 책을 구매하거나 도서관에서 빌리는 대상은 어른들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직접 가지고 와서 엄마, 아빠, 이모, 삼촌,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께까지 읽어달라고 부탁하거나 그래서 어르신들이 직접 읽어주실 때도 있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어른에게 선택권이....없지요. 어른들이 좋아하든 말든 상관없이 아이들이 가지고 오는 그림책을 그냥 읽어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림책을 읽는 구독의 대상은 모든 독자들을 대상으로 책을 만드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책은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모리스 샌닥은 그림책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Caldecott Medal(칼데콧 상)이 좋아했던 작가 중 한 명 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어서 2009년에 영화로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다음은 책의 내용입니다.
맥스는 늑대 옷을 입고 장난꾸러기 짓을 해요.
방을 어지럽히고 포크를 들고 강아지를 괴롭히고 장난을 막 칩니다.
엄마가 말해요. 이 괴물딱지 같은 녀석아!
그리고 맥스가 말했죠! 그럼 내가 엄마를 잡아먹어 버릴 거야!
맥스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방으로 보내졌어요.
맥스는 방에서 화가 났어요.
그날 밤에 맥스의 방에서는 숲이 자라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온 방 전체가 숲이 되었고 이제 방에 있던 모든 벽도 숲으로 바뀌었어요. 숲을 지나 조금 후에 바다가 나왔고 맥스는 맥스호를 타고 밤낮으로 여행을 합니다. 일주일도 지났고 한 일 년 쯔음 되었을 때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 도착했어요.
맥스가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 도착했을 때 괴물들은 맥스에게 큰 소리로 으르렁 거렸고 이빨을 사납게 내보였어요. 그들의 큰 눈알을 막 굴리면서 날카로운 발도 들어 올렸어요.
그때 맥스가 소리를 쳐요. 조용히 해!
그러자 괴물들은 마법같이 길들여졌죠. 그리고 괴물들은 맥스를 왕으로 만들어줬어요.
그리고 맥스가 이제 재미있는 축제를 하자! 고하면서 밤에 큰 소란을 만들어요.
달밤에 크게 소리를 지른다거나 숲에서 방방 뛰고 나무를 타고 놀아요.
조금 지루해졌을 때 즈음 맥스가 소리를 질러요.
이제 그만!
맥스는 괴물들에게 밥도 주지 않고 잠을 자라고 말했어요.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서 왕이었던 맥스는 갑자기 외로워졌고 집이 그리워졌어요. 그리고 저 멀리 어딘가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어요. 맥스는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서 왕이 되는 것을 그만 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해요.
괴물들은 맥스, 가지 마! 그럼 내가 너를 잡아먹어 버릴 거야! 너를 너무 좋아하니까!라고 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스는 싫어!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괴물들은 맥스를 처음 봤을 때처럼 맥스에게 큰 소리로 으르렁 거렸고 이빨을 사납게 내보였고 그들의 큰 눈알을 막 굴리면서 날카로운 발을 들어 올렸어요.
하지만 맥스는 다시 맥스호를 타고 괴물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떠나요.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 갔던 시간만큼 오랜 시간이 지나서
맥스가 다시 방으로 돌아왔을 때 맥스의 방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있었어요.
바로 엄마가 가져다 놓은 따뜻한 수프였고요 그건 아직 따뜻했어요.
아이들은 이 책을 왜 이렇게 좋아하고 어른들은 왜 싫어하는지 여러분들 이제 눈치채셨나요? 바로 이 책은 어린아이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만든 책이라서 그렇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 그림이 아이들이 보기에 너무 흉측한 거 아닌가? 저도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애들이 보는 책을 그림을 왜 이렇게 그렸어? 하면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그림책 중에 하나인데요. 모리스 샌닥이 이 그림을 이렇게 그린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 그림책 초안은 괴물이 아니었고요 말이었습니다. 현재 이 그램책의 제목이 한국어로는 "괴물들이 사는 나라"라고 하고 영어로는 "Where the Wild Things Are" 1963년에 출간되었는데 사실 처음 초안은 1955년에 나온 "land of wild horses 혹은 Where The Wild Horses Are’" 야생마의 나라였어요.
처음에 에디터에게 이 걸 들고 갔다가 퇴짜를 맞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때의 모리스 샌닥은 말을 진짜로 못 그렸다고... 그래서 그럼 에디터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물었더니 에디터가 말 말고 더 잘 그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냐 물었더니 괴물은 잘 그릴 수 있다 해서 이렇게 '괴물들이 사는 나라'라는 그림책이 탄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그림책의 초고였던 말에서 실제로 출판이 되어 세상에 나오기까지 약 7~8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아마 아이들의 마음을 살펴보느라고 더 많은 시간이 걸린 것 일지도 모르겠어요.
모리스 샌닥은 1928년 미키마우스가 태어난 해에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났습니다. 이 시기는 1차 세계대전 이 일어난 때였고 폴란드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폴란드계 유태인 부모에게서 세 자녀 중에 막내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 시기가 세계 대공황으로 사회 분위기가 매우 좋지 않았던 때 이기도 했고요 잘 먹지 못했을 테니 모리스 샌닥의 어린 시절은 몸이 많이 허약했습니다. 밖에 나가 놀지 못하고, 창 문 밖으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홀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런 아들을 위해 모리스 샌닥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즉흥적인 이야기나 옛날이야기들을 들려 주시곤 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듣고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러니까 모리스 샌닥이 자신의 어린 시절 방에서 상상의 나라를 자주 방문했던 것은 맥스가 혼자 방에서 상상하며 괴물들이 사는 나라로 갔던 것과 많이 닮아있네요.
맥스는 왜 엄마를 잡아먹겠다는 표현을 했을까요? 이 이야기는 모리스 샌닥의 어린 시절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합니다. 모리스의 엄마는 그의 아들에게 vilde chaya(베일드 챠야)라는 말을 자주 말했었는데 그건 유태인의 공통어인 예디쉬에서 온 말 즉 wild thing이라는 뜻이고 굳이 이 뜻을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이 괴물 같은 녀석아!"라는 이 말을 실제로 자주 했다고 합니다. 뭐 더 자주 쓰는 표현으로 바꿔 말하자면 으이 저 꼴통 혹은 왠수! 그 정도쯤의 표현이겠네요. 시공주니어에서 나온 한국어 번역책에는 "이 괴물딱지 같은 녀석!"이라고 번역이 되어있어요. 엄마에게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모리스는 엄마에게 "그럼 내가 엄마를 잡아먹어 버릴 거야"라고 자주 답변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럴 때면 정말로 이 그림책의 맥스처럼 모리스 샌닥도 방으로 보내지고 저녁을 못 먹게 되었다고 해요.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던 때가 1963년인데 그때는 이 책이 호평 대신 혹평이 쏟아졌었다고 합니다. 왜 가끔 장난치느라고 그렇게들 이야기하잖아요. 나는 악어다 혹은 공룡이다! 너를 잡아먹을 거야! 하면서 아이들은 도망 다니면서 꺅꺅 소리를 내지만 그게 장난이라는 것도 알고 진짜 나를 잡아먹을 것이 아니라는 걸 아이들은 알면서 그걸 놀이로 받아들이기도 하는데 모리스 샌닥도 처음 이 책을 만들었을 때 그런 의미로 책 내용 중 '내가 엄마를 잡아먹어 버릴 거야!'라고 했던 건데 그 당시에는 이 의미가 상당히 이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출판계에서는 뭐 이런 작가가 다 있어? 이 책은 예쁘고 귀여운 어린이 세계를 망쳐놓았다고 많은 비난을 퍼부었다고 합니다. 괴물들이 너무 못생겼고 무섭다는 이유였어요. 그래서 도서관에서는 몇 년 동안 책을 대출해주지 않는 사태도 벌어졌었다고 할 정도로 1963년대에 큰 논란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맥스가 장난을 많이 쳐서 밥도 못 먹고 방에 갇히는 장면도 있어요. 그 장면 역시 모리스 샌닥의 어린 시절 부모님이 자신에게 종종 벌을 줄 때 사용하던 방법이라고 합니다. 지금 부모님들이나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에서도 유아교육이 활발해졌기 때문에 어떤 곳에서도 아이들을 방에 가두는 등의 행동을 하지는 않지만 그 시대에는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어쨌든 맥스가 엄마한테 꾸중을 듣고는 방에 갇혀버렸죠. 자신이 상상한 대로 방에 숲이 생겼고 맥스는 배를 타고 괴물들이 사는 나라로 갔어요. 맥스가 처음 괴물들을 만났을 때 했던 행동을 살펴볼까요? 괴물들이 맥스를 보자마자 난리가 났어요. 그때 맥스는 한마디로 제압을 해버려요.
조용히 해! 하면서요.
그런데 여기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는데요 이 괴물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에 대한 의문이에요. 괴물은 괴물이지 누구긴요? 그런데 모리스 샌닥은 바로 책의 표제지(그림책을 열면 보이는 겉표지)에 이 괴물들이 누구인가에 대한 힌트를 남겨 놓았거든요. 바로 이 모습입니다.
모습은 괴물이지만 어떤 모습인 것 같으세요? 이 모습은 바로 맥스의 엄마와 아빠였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행동을 그대로 보고 따라 하죠. 맥스가 괴물들을 만나 그들을 제압하기 위해 조용히 해!라고 말했던 것은 분명 맥스가 늘 엄마와 아빠에게 들었던 말이었어요. 맥스에게는 늘 자신을 혼내기만 하는 부모가 괴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맥스에게 늘 괴물이라고 말했으니까 괴물의 부모는 괴물이 맞...는거겠죠?
이야기 뒷부분에 괴물들이 맥스를 왕으로 만들고 밤에 소동을 벌일 때 거의 다 놀았을 때쯤 맥스가 괴물들에게 이제 그만! 하면서 소리를 지른다거나 저녁을 주지 않고 재운다거나 하는 엄마 아빠가 맥스에게 했던 그런 행동들을 똑같이 괴물들에게 하거든요.
예전에 오! 마이 베이비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뮤지컬 배우 손준호&김소현의 아이 손주안 어린이 기억하시나요? 아빠가 젤리를 주면서 "주세요 해봐" 이쁘게, 사랑스럽게, 막 여러 가지 주문을 해요. 아이는 젤리를 먹으려고 온갖 애교를 다 부렸어요. 그리고 아빠가 아빠 하나 줘봐 라고 했을 때 주안이는 아빠한테 똑같이 말해요. 아빠 "주세요 해봐" 이걸 보고 완전히 배꼽 잡고 웃었던 기억이 나요. 물론 이 모습까지도 너무 사랑스럽죠. 하지만 아마 이 말을 아이에게서 들었을 때 아빠랑 엄마는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그렇게 소리 지르는 거 아니야!
조용히 해!
밥 다 먹고 티브이 보는 거야!
안돼! 하지 말라고 했지!
그러면 이놈~ 한다!
자꾸 장난쳤으니까 오늘은 너 간식 없어!
아이가 말을 잘 안 들으니까 아무 생각 없이 이런 말들을 아이에게 했는데 언젠가 아이의 입에서 엄마 아빠에게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어느 날 갑자기 이런 말들이 쉽게 나와요. 그러면 어른들은 자지러지죠. 귀여워서요. 그런데 이 상황을 귀엽게 받아들이기 전에 평소에 자신이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하고 있었는지 아이에게 어떻게 각인이 되고 있었는지 아이를 통해서 한 번씩 되돌아보면 좋겠어요.
이 외에도 모리스 샌닥은 이 그림책에서 맥스가 현실과 판타지를 오고 가는 수많은 장치를 그림책 이곳저곳에 숨겨 놓았는데 실제로 그림책을 보시면서 그 장치들을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내용은 모리스 샌닥이 칼데콧 상을 수상할 때 한 이야기입니다.
옛날 어린아이였던 나의 모습이 지금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 내게 가장 생동감 있고, 창조적이고, 육체적인 방식으로 말이다.
나는 그 아이에게 엄청난 관심이 있고 언제나 그 아이와 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그 아이와의 연락이 끊어지는 일이다.
나는 어렸을 때 이미 어느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는 나를 발견했고, 한편으로 다른 아이들에게서도 고립되어 가는 나를 보게 되었다. 그런 점이 나를 예술가로 성장하게 해 주었다.
어린이야말로 가장 솔직하고 냉정한 비평가들이다. 아이들은 책이 좋으면 커서 결혼하겠다고 하고, 싫으면 빨리 죽어 버리라고 말한다.
어린이의 갈등이나 고통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허식의 세계를 그린 책은 자신의 어릴 때 경험을 생각해 낼 수 없는 사람들이 꾸며내는 것이다. 그렇게 꾸민 이야기는 어린이의 생활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칼데콧에게서 유머와 이야기 전달 테크닉을 배웠고, 디즈니에게서는 판타지 세계를 배웠다. 내가 재주가 있다면, 그림을 잘 그리거나 글을 잘 쓰는 것이 아니라, 남들은 잘 떠올리지 않는 것들, 즉 어릴 때 내가 들었던 소리, 느꼈던 감정과 보았던 이미지 같은 감성적인 부분들을 다른 사람보다 잘 기억해 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 칼데콧 시상식에서-
©기이해
작가의 덧:
이 책 외에도 아이들보다 부모님들이 먼저 읽으면 좋을 그림책의 후보들이 몇 권 더 있었는데요 예를 들면
Katharina Grossmann-Hense 카타리나 그로스만 핸스의 그림책/ 부모님 제대로 키우는 법 이라던지
Michaël Escoffier 미카엘 에스코피에의 그림책 완벽한 아이 팔아요 라는 그림책 들을 함께 나눠드리고 싶었는데요. 부모님 제대로 키우는 법이라는 책은 글이 너무 많고 숨은 의미가 너무 많아서 혹시 책을 찾으실 수 있다면 읽어보실 만한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