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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hun Choi Nov 13. 2020

#16 베를린(1): 통일과 화합의 도시에 도착하다

[아빠와 함께 하는 두 딸의 여행기]

파리 드골 공항(CDG)으로

오늘 아내는 한국으로, 하연이와 서연이는 나와 독일 베를린으로 간다.

아내의 비행기 출발시간은 오전 10시 35분, 우리 비행기 출발시간은 오전 8시 10분이다.

문제는 숙소에서 공항까지 대중교통으로 가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거의 없었다.

자칫하면 비행기를 놓치거나 보딩 전에 겨우 맞춰 갈 것 같은 불안감에 이번 여행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버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다.

미리 예약해 둔 우버택시가 이른 새벽에 시간 맞춰 숙소 앞으로 왔다.

역시 우버로 공항으로 이동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유 있게, 그리고 처음으로 편안하게 공항에 도착했다.

우리는 보안검색대를 지나서 각자 서로의 게이트 쪽으로 나뉘었다.

아내도, 아이들도 씩씩하게 서로 격려하며 헤어졌다.

물론 애틋한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지만.

파리 드골 공항에서 아내와 헤어졌다


베를린에 도착하다

2020년 8월 7일 오전 10시, 우리는 독일 베를린의 테겔 공항(TXL)에 도착했다.

독일에서 여행할 도시를 정할 때 처음에는 비교적 파리에서 가까운 뮌헨을 고려했지만, 유레일 요금에 비해 항공편 요금 차이가 거의 없어서 이동시간이나 비용을 고려해서 꼭 뮌헨으로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오히려 다음 여행 코스인 프라하와 인접하기도, 통일과 화합의 상징인 독일의 수도 베를린이 더 나을 것 같았다.

그리고, 베를린 인근에 가고 싶은 도시가 있어서 베를린으로 결정했다.


우리는 테겔 공항에서 버스로 베를린 중앙역(Berlin Hauptban Hof)으로 갔고, 이 곳에서 다시 숙소로 가기 위해 지하철로 환승해야 했다.

그런데 배가 고프다.

유럽 내의 저가 항공은 요금은 저렴하지만,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

우리는 중앙역사 안으로 들어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베를린 중앙역은 우리나라 광명역과 비슷하게 생겼다.

역시나 지금 막 베를린에 온터라 그냥 익숙한 맥도널드에서 점심을 먹었다.

모르는 곳에서는 익숙한 패스트푸드가 안전빵이다.

세트를 주문하면서 지금도 아이들이 자주 애용하는 코카콜라 2018년 한정판 기념컵도 약간의 추가금액으로 같이 구입했다.

베를린 맥도날드에서 코카콜라 유리컵 한정판

식사 후, 우리는 지하철을 이용해서 예약해 둔 호텔 인근의 Berlin-Lichtenberg역으로 이동했다.

역에서 내려 10분 정도 도보 이동하는데 동네가 차분하고 좋다.

미국에 처음 유학 갔을 때의 소도시와 비슷하게 느껴져서 왠지 친숙하고 좋다.

예약한 호텔이 있는 베를린의 외곽 풍경

동네 못지않게 호텔도 마음에 든다.

'와~ 깔끔하다'

개인적으로는 로마에서 묵었던 호텔 다음으로 여기가 제일 마음에 들었었다. 가성비나 지역 정서적인 면에서.

(가격은 3인실 3박 조식 포함 총 230,998원 정도다.)

3인실이어서 1인 베드 3개가 놓였다.

조식이 제공되며 인근에 마트도 있다.

베를린에 3박 묵었던 호텔 깔끔하고 좋고, 조용해서 좋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Brandenburger Tor)으로

우리는 짐을 간단히 정리한 후 바로 오후 일정을 시작했다.

다시 한적한 동네를 걸어 나와서 지하철역으로 왔다.

호텔에서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 지하철 내부

숙소가 약간 베를린 외곽이어서 한적한 편이지만, 베를린 전체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시내는 역시 사람들이 많다. 물론 적지 않은 사람들이 관광객처럼 보였다.

시내의 지하철 역시 사람들로 붐빈다.


오늘의 첫 번째 방문지는 독일의 개선문이라 할 수 있는 브란덴부르크 문(Brandenburger Tor)입니다.

브란덴부르크 문은 18세기 베를린에 프로이센의 번영을 과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초기 고전주의적인 양식의 개선문이다.

서부 베를린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이 문에서 수많은 역사적인 사건들이 있어났으며,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의 통합과 번영을 상징하는 건물이라고 한다.

파리의 에투알 개선문에 비하면 더 작고 화려하진 않지만, 나름 의미가 있는 곳인 듯하다.

통합과 번영을 상징하는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인증샷

한때 나폴레옹이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이 문에 개선식을 거행했고, 문 위의 '사두마차'를 파리로 가져갔다가, 후에 프로이센이 승리하면서 다시 가져왔다고 한다.

그래서 사두마차 상의 여신은 '평화의 여신'이 아니라 '승리의 여신'으로 불린다고 한다.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으로 나뉘어 있을 때는 이 문을 지날 수 없었지만, 장벽 철거 이후 다시 이 문은 열렸고 자와 통합을 선언하는 상징적인 곳이 되었다고 한다.


홀로코스트 추모공원

브란덴부르크 문 바로 인근으로 이동하면 이상한 조형물이 많이 있는 곳을 볼 수 있다.

유대인 추모공원인 홀로코스트 추모공원이다.

나치 집권 시절 유대인 학살을 한 독일의 과거를 반성하고 희생된 유대인을 기리는 추모공원이다.

미국의 유대인 건축가 피터 아이젠만에 의해서 만들어진 이 곳에는 2,711개의 석주들이 있다고 한다.

홀로코스트 추모공원

1933년부터 1945년까지 6백만 명의 유대인들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가 있을까?..'


포츠담 광장 (Potsdamer Platz)

조금 더 아래쪽으로 걸어가면 큰 교차로가 나온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황량했던 이 곳은 장벽이 무너진 이후에 재건을 위해 많이 힘쓴 곳이라고 한다.

큰 백화점과 박물과 기념관, 식당들이 있다.

그리고, 광장 한 편에 굉장히 눈에 익은 건물이 보였다.

'한국식 정자다.'

통일정! 베를린 장벽이 있던 이 곳에 아직도 분단된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번영을 염원하는 의미로 한국문화원에서 2015년에 건립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곳에 또 눈에 띄는 조형물들이 있다.

바로 베를린 장벽의 일부가 전시되어 있다.

베를린 장벽 전시물

한 때 전쟁으로 인해서 지역과 사상을 나누었던 슬픔과 분단의 장벽이 이제는 역사의 교훈과 경각심을 알려주는 조형물로 변해있었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근처에 있는 분이 우리를 찍어주겠다고 하신다.

파리가 아니어서 안심하고 카메라를 넘겨주었다.^^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바로 앞에 있는 베를린 몰에 들려서 간식 및 휴식타임을 가졌다.

베를린 몰


다시 숙소로..

우리는 다시 역순으로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 저녁은 국민음식 라면이다!!!

호텔 앞 테라스에 자리를 잡아 식사 준비를 했다.

라면과 햇반, 통조림 반찬, 그리고 간식으로 빅 요거트!

'역시 여행중에 라면은 진리인가?'

국민음식으로 저녁식사를.

오늘도 역시 길고 알찬 하루였다.

새벽부터 일어나 짐 챙기고, 파리를 떠나 베를린으로 이동하고, 숙소 체크인하고, 반나절 여행을 했다.

하루 일정을 끝내고 다시 깨끗하고 포근한 숙소로 돌아오니 너무 좋다.

동시에 침대의 푹신함을 막 즐기고 싶어졌다.


하연이와 서연이는 오늘도 잘 해냈다.

자신의 짐을 잘 챙기는 것은 물론이고, 함께 가야 할 교통편을 찾고, 지치고 않고 재미있게 여행한 하루였다.

역시 여행을 하니 각자 긍정적인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고, 서로 잘 돕고 의지하는 것 같다.

대견하다!


오늘 밤은 편히 쉬고, 내일은 박물관 투어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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