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째 책, 마르잔 사트라피 <페르세폴리스>
모든 사람들-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모르고 그래서 알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MBTI나 사주가 흥한 것도 결국 그런 욕구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음, 제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으니 일단 저는 그렇다고 해두겠습니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뭘 잘할 수 있는지, 나답게 살고자 한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나답게는 도대체 무엇인지...... 이건 성인이 되고도 한참 동안이나 풀리지 않는 의문이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저는 MBTI는 별로 믿지 않습니다. '사회화된 나'를 알려주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해서요. 사주의 경우 앞날을 예측하는 것은 믿지 않으나 그 사람이 잘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성격상의 특징에 대한 힌트를 얻는 데에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답게 살라는 말은 주변에서 많이 듣지만 '나답게'라는 건 도대체 무엇일까요? '답게'라는 말 앞에 주로 명사가 붙는 걸 고려할 때 그 명사의 속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어떤 속성을 가진 사람인지 알아야겠죠. 다른 사람은 어떻게 찾아냈는지 궁금해서 여러 책을 탐방했습니다. 그중 에리히 프롬의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라는 책도 도움이 되었지만, 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서 더 큰 도움을 받은 책이 있었습니다. 마르잔 사트라피의 <페르세폴리스>가 그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란 국적을 가진 여성입니다. 자신이 겪은 이야기가 이 책의 주내용이기에 자연스레 이란의 현대사가 언급되고요, 그 덕에 저는 잘 몰랐던 이란의 현대사 이야기를 알 수 있던 소득도 있어요. 요즘 정세에 어울리는 책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제가 더 주목한 부분은 이 저자가 숱한 방황 끝에 어떻게 자기다운 선택을 했는가에 대한 것이었으며 이 글에서도 그에 대한 내용에 초점을 맞추어 다룰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책 전반의 감상을 다루지 않습니다. 책을 읽다 든 생각 중 '제 인생 및 가치관에 영향을 준 생각'을 위주로 다룹니다. 이 책에 대한 전반적인 저의 감상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kim-lotus-root.tistory.com/78
저자는 개방적인 집안 분위기와 넉넉한 집안 형편 덕에 유럽에 유학을 다녀온 엘리트입니다. 세계정세를 보는 눈이 있던 부모님은 이란이 변해가는 상황을 보며 이런 환경에서 자신들의 딸을 키울 수 없다고 생각하고 딸에게 오스트리아로 유학을 권하지요. 그런 점에서 저자는 행운아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행운이 오히려 그녀에게 디아스포라적인 방황을 겪게 하는 불운이 됩니다. 오스트리아에서 친구들과 동화하고자 별의별 시도를 하고 이는 일정 부분 성공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남자친구와의 결별을 계기로 이란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합니다. 이란에 가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은 희망을 안고요. 그러나 이란은 그녀가 기억하던 옛날의 이란이 아니었으며 친구들조차 그랬습니다. 그녀는 어디에도 적응하지 못합니다. 희망을 잃었다고 생각했을 때의 그녀의 아픔을 단 세 문장으로 알 수 있습니다.
(정신과)약기운이 떨어지면, 금세 절망의 상태로 되돌아왔다. 내게 닥친 불행은 한마디로, '난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사실이었다. 나는 이란에서는 서양 여자였고, 서양에서는 이란 여자였다. (277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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