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억 2천만원. 워렌버핏과의 점심 식사권의 가격이다. 많은 거물들이 워렌과의 이 짧은 시간을 위해 이런 큰돈을 사용한다. 나도 처음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길래 저렇게 돈을 쓰나, 돈을 쓸 곳이 없는 것인가 생각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N잡러가 되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던 중 나도 비슷한 일을 하게 된다.
'끌리는 사람은 매출이 다르다' 라는 책이 있다. 마케팅을 어떻게 하면 잘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김주하 대표님의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심 회장님을 알게 되었다. 영업을 하는 사람이면 모를 수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환자를 대할 때 어떻게 하면 신뢰를 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터라 이 사람의 자신감 있는 모습이 배우고 싶어졌다.
회장님과의 대화 1시간은 300만 원이었다. 만나기 전 나의 비전과 사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정리해오라는 숙제가 주어졌다. 어떤 것이 좋을까. 그리고 나의 비전에 대해서도 상담을 하고 싶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잘 몰랐기 때문에 일단 부딪혀보자고 생각했다.
계좌이체로 300만원을 보냈다. 큰돈을 다뤄본 적 없던 26살이기에, 혹시 사기는 아닐까 걱정도 했다.
그리고 곧 회장님을 만나는 날짜가 잡혔다. 정장을 차려입고 머리도 하고 최대한 단정한 모습으로 서울로 가는 기차에 올랐다.
회장님 방은 길고 커다란 구조로, 응접실이 있기 전에 나처럼 찾아온 사람들이 앉아서 기다리는 대기실이 있었다. 깔끔한 통유리를 사용한 인테리어에 긴장한 나의 모습이 비추어졌다.
"김민규님 들어오세요."
큰 문이 열리며 비서의 안내글 받고 응접실로 들어갔다.
왼쪽 벽은 전부 책으로 되어있었다. 강남 건물들이 보이는 창까지 책이 쭉 꽂혀있었다. 나는 그 앞의 소파로 안내받았다. 회장님은 흰색 슬랙스에 초록색 반팔티를 입고 계셨다. 몸이 좋으셔서 한눈에 봐도 큰 역삼각형 상체가 눈길을 끌었다.
나는 단 한 번의 악수로 기가 죽어버렸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2 편에 계속...
#책과강연 #의사가되려고요
#김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