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나요
매일 새로운 글을 쓰기엔 게으른 탓에 새로 끄적이는 글 몇 개와 적어놓은 글들을 묶어 브런치를 시작했다. 오래전 써놓은 글을 다시 읽어보면 대체로 부끄러운 글들이 많지만 신기하게 때로는 숙성된 맛도 느껴질 때가 있다. 날 것을 묵혀두니 글이 알아서 숙성되었달까. 하나씩 글을 옮기고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점검한다. 그러나 당시의 색이 변하는 것이 싫어 어색한 문장과 내용은 부끄러운 그대로 내버려둔다.
브런치는 통계를 제공한다. 마음 아프지만 꽤나 궁금하기 때문에 들어가 자꾸만 눌러본다. 나의 글을 보는 사람이 많지 않지 않다는 사실 또한 꾸준하지만, 눈에 띄는 패턴 또한 꾸준하다. 부동의 인기글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나요> 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키워드로 검색해 들어온다. 이미 아픈 마음이 더욱 아파진다.
내 글의 끝엔 이렇게 쓰여있다. 우리를 살게 하는 건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라, 그저 내 옆에 누구 하나, 나를 생각해주는 누군가 한 명이라고. 그러한 존재만 있으면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고. 그리고 내가 그러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그런데, 나를 생각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 정말 세상은 살 만한 곳인 걸까. 정말 그런 걸까. 나는 매일을 그렇게 당신을 생각하며 눈뜨고 있는데, 정말 당신의 세상은 살 만한 곳이 되었을까. 그것이 당신을 정말 살리고 있을까. 참 무책임한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