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품격을 지키는 문턱의 힘
안녕하세요. 비즈니스의 구조를 설계하고 소비자 경험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브랜드 디렉터 김미애입니다.
식당에 갔을 때 메뉴판이 너무 두껍고 온갖 음식을 다 파는 곳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처음엔 선택권이 많아 좋아 보일지 모르지만, 곧 이 집은 진짜 잘하는 게 뭘까?라는 의문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브랜딩도 이와 똑같습니다.
오늘은 조금 도발적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바로 우리 브랜드를 위해 일부러 문턱을 높여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왜 브랜드는 모두에게 친절하면 안 되는 걸까요?
많은 경영자가 매출이 줄어들까 봐 "누구나 우리 고객이 될 수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브랜드 디렉터의 시선에서 이건 매우 위험한 전략입니다.
타깃을 넓히면 넓힐수록 브랜드의 색깔은 흐려지고,
결국 시장에서 아무런 존재감도 없는 흔한 브랜드가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진짜 똑똑한 브랜드는 우리와 결이 맞는 사람을 찾기 위해 의도적으로 문턱을 만듭니다.
이 문턱은 고객을 차별하기 위한 담장이 아니라,
우리 브랜드의 가치를 진심으로 알아주는 분들을 극진히 모시기 위한 필터입니다.
우리가 회원제로 운영되는 프라이빗한 공간에 가면 왠지 모를 특별함을 느끼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무나 들어올 수 없다는 사실이 그 공간의 가치를 증명하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설계 과정에서 만드는 심리적 문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브랜드는 공부를 좀 해야 이해할 수 있네?
이곳은 예약 절차가 조금 까다롭지만 그만큼 전문적이네?
이런 느낌을 주는 순간, 그 문턱을 넘은 고객들은 자부심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브랜드가 스스로를 보호할 때, 그 안을 채우는 고객들의 충성도(로열티)는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브랜드를 설계한다는 것은 결국 누구를 거절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우리 브랜드의 철학을 무시하거나, 가격만 따지는 고객을 과감히 거절할 때 비로소 우리 브랜드를 아껴주는 진짜 팬들을 위한 공간이 확보됩니다.
단순히 친절한 서비스가 정답은 아닙니다.
우리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를 훼손하는 목소리에는 정중히 문턱을 높여야 합니다.
그것이 16년 차 디렉터로서 제가 배운 브랜드의 자존감을 지키고 비즈니스를 롱런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거절할 고객 정의하기:
[이런 분들은 우리 브랜드와 맞지 않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기준 세 가지만 적어보세요.
환영할 이유 만들기:
그분들을 거절함으로써, 우리 진짜 팬들에게 줄 수 있는 더 큰 혜택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첫인상에서 필터링하기:
홈페이지나 프로필 첫 문장에 [우리는 ~한 가치를 아는 분들만을 위해 존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아보세요.
Q: 문턱을 높이면 당장 수입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A: 처음엔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와 맞지 않는 고객 응대에 들어가는 감정 소모와 비용을 줄이면, 진짜 팬들에게 쏟을 에너지가 더 많아집니다.
결국 그 팬들이 더 높은 가치를 지불하며 매출을 채워주게 됩니다.
Q: 1인 브랜드인데 거절하기가 너무 무서워요.
A: 무례한 요구를 다 들어주다 보면 브랜드 디렉터로서의 전문성이 사라지고 단순 실무자가 되어버립니다.
"저희는 이러한 원칙으로 운영됩니다"라는 문턱을 세우는 순간, 고객은 여러분을 전문가로 대접하기 시작할 거예요.
Q: 문턱을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인가요?
A: 가격을 올리는 것도 방법이지만, 더 쉬운 건 브랜드의 언어(말투)를 바꾸는 것입니다.
대중적인 유행어 대신 브랜드만의 철학이 담긴 정중하고 깊이 있는 언어를 사용해 보세요. 그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문턱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