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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씨네필 Kimcine feel Sep 19. 2017

브런치 먹고 살기

당신은 브런치를 즐기나요?

브런치라는 단어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면 너무 오바스러운 표현은 아닐까싶지만 진짜다. 거기엔 마치 내가 아직 즐기지 못한 힐링이 숨어 있을것만 같다. 여유롭게 커피 한 잔과 빵 또는 샐러드를 한 입 베어물고, 평소에 읽지 못했던 감성충만 책 한 권을 꺼내든다. 여기까지가 그토록 우리가 원하는 브런치의 모습일 것이다. 브런치는 배가 고파서 찾게 되는 쌀밥이 아니라, 살짝 허기진 배를 다독이며, 내 안의 마음을 채우는 것. 바로, 그게 브런치다.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나 브런치가 적용되는 건 아니다.



우리가 바라는 브런치.

브런치는 따로 아침을 챙겨먹지 않는다. 느지막히 잠에서 일어나, 오전 11시쯤 커피포트에 물을 넣고 끓인다. 컵라면에 넣을 물이 아니다. 블랙 앤 화이트의 깔끔한 머그잔에 커피를 내려 먹기 위해서다. 물론,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1회용 커피라도 상관없다. 우린 맛으로 먹지 않고, 향과 분위기로 먹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소에 읽지 않았던 책을 한 권 꺼낸다. 목차도, 저자도, 의미도 없다. 단지, 내가 무언가에 취해 책 한 장 한 장 넘기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책 너머 나는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배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또는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거울에 비친 나만을 위해서. 지금 이렇게 내 마음을 채우고 있다는 것이다. 향으로, 맛으로, 멋으로.


단지 굶는다.

그러나 우리는 단지 굶는다. 출근 시간에 맞물려 머리도 못말리고 허둥대다가 무언가 하나를 꼭 놓고 현관을 나서다가 다시 뛰어와 챙겨나가는 것. 365일 매일 반복되지만 결코 나아질 기미가 전혀 없는 우리들의 아침이다. 보통의 우리에게 존재하는 브런치는 아침을 챙겨먹지 못해 들고 나온 유산균 음료나 바나나 정도일것이다. 이런것들도 채워져 있는 냉장고가 있다고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이런것조차 없으면 회사에 들어가기 전 이런저런 고민을 하게 된다. 편의점에 가서 뭐라도 사갈까 하다가도 이런 쓸데없는데에 돈쓰지 말자는 결론을 내고 책상앞에 앉아 일을 시작한다. 그렇게 버티다 보면 배가 곯아 소리가 나는데 11시 50분부터다. 그럼 조금 일찍 점심을 먹겠다고 하고 눈치보며 나가는 일상. 그게 우리의 브런치다. 아침을 굶고 이른 점심을 먹게 되는 것. 우리가 꿈꾸는 브런치는 어디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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