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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정 Nov 02. 2021

유독 나에게만 어려운 일

기능 운전면허 시험에게서

유독 나에게만 어려운 일이 있다. 남들이 할 때는 되게 쉬워 보였는데 막상 내가 하면 정말 어려운 일이 있다. 내게 운전면허 기능 시험이 그랬다. 나는 2018년, 간지 나게 1종을 따고 싶어서 도전했으나 기능에서 3번 떨어졌다. 그리고 2020년, 2종으로 나는 또 2번이나 기능시험에 떨어졌다. 3번째에는 붙었다. 아휴...


첫 번째는 그래, 그럴 수 있어로 생각했지만 두 번째에는 정말 죽고 싶었다. 와, 어떻게 두 번이나 이걸 떨어지나. 스스로가 진짜 한심해 보이고 멍청해서 진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기도 싫었다. 돈도 돈이거니와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이번에 붙으면 다음 주에는 도로주행 연습하면 되는데, 또 시간을 보내야만 했으니까. 그 시간이 무언가 긍정적인 작용을 했으면 몰라, 오로지 자책만으로 만 가득했던 시간이어서 굉장히 힘들었다.


운전면허 기능시험을 두 번째 떨어지고 나서 정말 우울한 마음에 친구들에게 카카오톡을 보냈다. '난 진짜 운명이 아닌가 봐.' 하고. 그랬더니 친구들이 하나 둘 말한다. 내 친구는 다섯 번 떨어졌대, 요즘 기능 시험 어렵잖아, 다시 천천히 해봐, 하며 위로를 보내는 메시지를 뒤로한 채 침대에 누웠다.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나 메시지를 보는데 그 사이 이효리를 닮은 내 친구가 보내온 말이 참 좋고 위로가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쉬워 보이는데 나한테는 쉽지 않은 게 하나씩 있는 것 같아'

'맞아, 나는 일찍 일어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어려워'

'나는 술 자제하는 것'

'나는 누구한테 뭐 물어보는 게 제일 어려움'


나는 일찍 잘 일어날 수 있고, 술도 자제할 수 있고, 누구한테 뭐 물어보는 게 어렵지 않다. 반대로 저 말을 한 친구들은 다 면허를 한 번 만에 딴 친구들이다. 진짜 나에게'만' 어려운 일이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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