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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끝자리

by 김은하

시퍼런 바다를 품어 안고

청산도 땅 끝자리에

무덤 하나 외로이 앉아 있구나.

구들장 논에 손발톱이

휘어지도록 살아 낸

얼척없는 삶의 끝자리가

겨우 한 평 뿐인 것을.

청산도 느림 길을 찾은 나그네여!

무엇하러 이곳까지 접어들었소.

살아서 외로운 길

죽어서도 혼자인 것을.

청산도 끝자리는 질문을 쏟아내고

까마귀는 시커먼 울음을

겨웁도록 토해내는데

나그네는 세상을 품은 죄를

바다에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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