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인간을 넘어선 창작?

by kim hojin

인공지능의 기술적 발전은 이제 예술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만약 인공지능이 스스로 창작을 수행할 수 있는 시점이 온다면 우리는 그 결과를 예술로 인정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인간의 개입 없이 생성된 결과물이 과연 ‘예술’이라 불릴 수 있는가. 이 질문은 단순히 기술의 문제를 넘어 예술이 무엇을 전제로 성립하는가를 다시 묻는 일이다.


현재 인공지능은 여전히 프로그램의 형태로 존재하며, 감각이나 신체를 지니지 않는다. 그러나 이 비물질적 존재와의 협업을 통해 인간은 새로운 창작적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데이터로부터 학습해 산출물을 만들어내고, 인간이 다시 그 결과를 해석하고 확장하는 과정은 하나의 순환 구조로 작동한다. 인간의 창작이 인공지능에 학습되고, 인공지능의 산출물이 다시 인간의 창작을 자극한다면, 이는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공진화적 창작(co-evolutionary creation)이라 부를 수 있다. 즉, 인공지능이 인간으로부터 배운 모방의 언어가 다시 인간의 감각 속으로 되돌아와 새로운 예술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순환적 구조는 예술이 인간의 고유한 행위로만 이해되던 시대가 이미 지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만약 인공지능이 감각 기관을 갖춘 ‘몸’을 가지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인간이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이 신체적 감각과 정서적 반응을 통해 이루어지듯, 인공지능 또한 자신만의 감각 체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이때 인공지능은 인간의 경험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완전히 상반된 감각 구조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인간이 결코 인지할 수 없는 감각의 조합, 인간의 정서와는 다른 형태의 미적 반응이 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변화는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지만 동시에 인간과 인공지능의 창작 방향을 분리시키는 갈등의 지점이 될 수도 있다. 그때 예술은 공존의 장일 수도 혹은 대립의 장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과 인간의 창작 관계는 단절보다는 확장의 형태로 이해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경험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을 반사하고 재구성하는 또 다른 감각적 언어로 작동할 때 예술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업, 모방과 재해석의 순환, 그리고 감각적 분화는 결국 예술의 본질을 다시 사유하게 만든다. 앞으로의 예술은 ‘누가 창작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이 창작을 가능하게 하는가’의 문제로 옮겨갈 것이다. 이는 다음 화에서 다룰 예술 개념의 재구성으로 이어지는 논점이며 예술이 인간 중심의 체계를 넘어 또 다른 인식의 구조로 진화할 가능성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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