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k♥a♥n♥d♥i♥

I love me, I do me!

by Kimhuzu
@kiiikiii.official


유치한 게 뭐 어때서?

– Kandi 패션의 세계

25살이 되어서야 알았다. 난 유치한 걸 사랑한다는 걸.

귓불이 찢길 것 같은 거대한 귀걸이, 손가락마다 낀 공주 반지. 가방보다 더 큰 키링까지. 티셔츠에는 말도 안 되는 문구가 적혀 있다. "Cool but Psycho"라든가 "IME". 스타킹엔 형형색색의 패턴이 춤추고, 깔별로 입던 후드집업이 다시 내 옷장에 걸렸다. 애들끼리 색 겹치면 안 되는 룰 같은 거야 아직도 지켜야 하는 거 아닌가? 겹치면 죽는 병..

아 NCT의 형광초록이 이렇게 예뻤어? 이제야 안다. 네온, 비즈, 패턴, 반짝이… 이 모든 게 왜 이렇게 좋은지.

우리가 한때 유치하다고 여겼던 그 감성들이 이제는 세련되게 재해석되어 돌아왔다. 뉴진스와 Y2K를 시작으로, 형광색과 과감한 패턴, 비즈 액세서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촌스럽다'고 느껴졌던 것들이 이제 가장 쿨하고 대담한 스타일로 탈바꿈했다. 과거의 유치함이 오늘날의 패션과 문화에서 다시 쿨함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Kandi? 그건 단순한 팔찌가 아니야.

Kandi 문화는 단순한 액세서리의 영역을 넘어서, 그 자체가 하나의 언어가 되어버렸다. 90년대 후반 미국의 레이브 씬에서 시작된 이 문화는 형광색 팔찌와 비즈 액세서리로 개성을 표현하며, ‘PLUR’ – Peace, Love, Unity, Respect라는 철학을 담았다. 이 팔찌는 단순히 손목을 장식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유롭고 대담한 정신, 그리고 서로를 이어주는 상징이었다. 이 스타일은 미국을 넘어 일본, 그리고 전 세계로 퍼지며 각자의 방식으로 재창조되었고, 이제는 다시 패션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요즘 사람들은 다시 유치한 것을 사랑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어릴 적 꾸밈없이 즐기던 것들이 지금 가장 신선하고 쿨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디지털 피로감 속에서 우리는 더 화려한 것, 더 감각적인 것에 끌린다. 형광색, 과장된 실루엣, 가방보다 큰 키링. 이것들은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던 시절, 오로지 "좋아서" 입었던 것들이다.

아이돌들의 스타일도 마찬가지다. K-pop은 다시금 2000년대 레트로를 끌어안고 있다. 형광 컬러, 비즈 액세서리, 큼직한 반짝이 프린트. 최근 등장한 아이돌 키키(Kiki)의 스타일링을 보면 확실해진다. 우리가 한때 벗어나려 했던 유치함이, 다시 가장 쿨한 것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는 걸.



유치한 게 뭐 어때?

촌스럽고 유치한 것들이 이렇게나 반가운 거야. 겹겹이쌓아야 제맛인 비즈 팔찌, 형광색 네온은 네일 포인트로, 키링이 자꾸만 불어나는 사쿠야의 가방, 사고싶은 zara의 reading is sexy 티셔츠.. 예전에는 그런 스타일이 과하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그게 너무 멋지잖아. 조금 촌스러운 걸 좋아했던 25살의 아이유처럼! 유치함이 다시 가장 쿨해졌다! Kandi 문화에서 느껴졌던 자유로움, 그게 바로 진짜 지금 우리의 추구미. 유치함이 힙해진 시대. 우리 주렁주렁 달자. 키키!





Christian Dior Spring 2005 Ready-to-Wear Fashion Show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