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코 Nov 21. 2024

프랑스에서는 아프지 말라고 했거늘

여름부터 아프던 팔의 원인을 겨울에는 찾을 수 있을까?


작년 가을에 목에 담이 걸렸는데 응급실을 간 적이 있다. 물리치료를 처방받아서 (한국에서 하는 것 같은 물리치료가 아니라 운동치료에 가깝다) 몇 달 시키는 대로 운동을 했더니 어느 순간부터 목이 나아졌는데 올봄부터 엄지 손가락이 저리기 시작했다. 한창 많이 먹던 때라 혹시 몰라서 당뇨 검사도 하고 병원에도 가보았는데 별 다른 말은 없었다. 프랑스는 병원에 가봐야 별 답이 없다.


목이 아파서 일주일에 한 번 재택은 꼬박꼬박


우리 주치의 선생님은 나를 안타깝게 보면서 스트레스인 것 같은데 혹시 모르니 신경 검사를 받아보라는 처방전을 내려주었는데, 이 검사 약속을 잡는 것도 쉽지 않았다. 봄에 7월쯤 예약을 잡았는데 그때즈음 에는 손가락 통증에 적응을 한 것인지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고, 또 한 시간 운전을 해서 검사하러 갈 생각을 하니 답답하기도 해서 예약을 취소했다. 그런데.. 더 큰 것이 오고 있었던 것이다. 여름휴가 때부터 손가락이 아니라 그쪽 팔 전체가 저리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였냐면 자다가 팔이 저려서 깰 정도였고 목이 아파서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다. 베개에 머리만 대면 곯아떨어져서 아침에야 겨우 눈을 뜨는 나에게는 살면서 처음 겪는 일이었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서 다시 신경 검사 예약을 했는데 가능한 날이 10월 말. 세상에.. 그 사이 목 디스크'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과도한 스트레칭을 자제하고 산책 시간을 늘리면서 검사하는 날을 기다렸다.


이 신경/근육 어쩌고 검사라는 게 참말로 불쾌한 경험이었는데. 전류가 흐르는 손잡이를 잡고 힘을 준다던지 팔에 바늘을 꽂고 전류를 흘려서 신경이 제대로 반응하는지를 살피는 검사였는데 내 돈 주고 고문받으러 온 기분이라고나 할까.. 검사 결과는 바로 나왔고, 신경에는 문제가 없으니 아무래도 IRM(MRI)를 찍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처방을 다시 받았다. 아이고 IRM 은 또 언제 찍으러 간단 말입니까..


이 동네는 IRM 센터에 이메일과 처방전으로 먼저 접수를 하면 예약 가능한 날을 회신 주는 시스템인데 거의 한 달을 기다려서야 회신을 받았다. '12월 초에 검사하러 오시오.'


과연 내 목의 통증과 팔 저림의 원인을 이번에는 알 수 있을 것인가!

작가의 이전글 해외에선 시니어도 일을 하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