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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호 Jan 31. 2022

싱가포르의 울트라맨과 멀라이거


최근 올라온 흥미로운 영상들. “울트라맨: 싱가포르의 새로운 힘”이라는 제목이다. 일본의 영웅인 울트라맨이 왜 싱가포르의 힘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용은 싱가포르를 위협하는 괴수(울트라맨 세계관에서는 카이주kaiju)들을 울트라맨이 처치한다는 내용. 총 세 개의 에피소드, 각 3분 정도의 분량이다. 첫 번째는 최대의 식물원인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 나타난 괴수, 두 번째는 창이공항에 나타난 괴수, 세 번째는 센토사섬 실로소 비치에 나타난 괴수를 포함 기존 두 마리의 괴수까지 총 세 마리의 괴수와 울트라맨이 결투를 벌인다. 괴수들이 나타난 장소들이 우연히도 모두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라는 점이 이 영상들이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영상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싱가포르의 울트라맨 프로젝트는 작년 2021년 일본의 싱가포르 관광청이 시작한 것으로 일본인들에게 싱가포르의 매력을 새로운 시각에서 알려준다는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2021년 기준 싱가포르와 일본 수교 55주년을 맞아 기획되기도 했다. 두 국가는 1966년, 싱가포르 건국 바로 다음 해에 수교를 맺었다. 흥미로운 점은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 세 마리의 괴수를 한꺼번에 상대하기 힘들어하는 울트라맨의 조력자로 싱가포르의 로컬(?) 수호신격인 멀라이거가 나타나 함께 대항한다는 것인데, 싱가포르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멀라이언 동상의 눈이 앞선 두 편 내내 의미심장하게 번쩍번쩍 하더니 이럴려고 그랬구나 싶었다. 멀라이언을 패러디해 멀라이거로 한 것도 그렇고, 싸우기 전 울트라맨과 멀라이거가 서로 맞절하는 모습도 참 깨알같이 웃겼다. 언뜻보면, 멀라이거가 울트라맨의 펫같이 보이기도 한다. 


사실 과거 일본인들에 의해 학살당한 역사가 있는 싱가포르에서 대중들이 이러한 영상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기는 하다. 영상들은 무려 울트라맨 오피셜 유튜브 페이지에 올라와 있는데, 댓글들 가운데 몇몇 싱가포르인들의 반응을 보면, 대체로 다 호의적이다. 울트라맨이 워낙 친숙한 존재이기도 하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 캐릭터다 보니 싱가포르를 홍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듯.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는 않는 듯하고, 굉장히 실용적으로 인식한다. 다만 이런 종류의 프로젝트가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랜드마크에 괴수들이 나타났는데, 이를 울트라맨이 구해주고, 어설프게 만든 해태를 펫처럼 데리고 다니는 영상들을 일본인들에게 한국의 랜드마크를 홍보한다는 목적으로 한국 관광청에서 만든다면 다 징계받지 않을까 ㅎㅎ 


1편 가든스 바이더 베이 https://www.youtube.com/watch?v=cud_C0tO_Ys


2편 창이공항 https://www.youtube.com/watch?v=vFfHKa9N0-Q


3편 센토사 실로소 비치 &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https://www.youtube.com/watch?v=kV8-c7gChq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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