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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Dec 24. 2019

[건축] 기밀과 단열은 왜 중요할까?

난 집을 지어보았다 - 5

건축에서의 단열은 외부의 온도가 내부의 온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온도 전달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다. 만약 단열이 부족하다면 외부의 온도 변화에 집안 내부의 온도는 춤을 출 것이고 이에 따른 에너지 소모가 커진다. 여름엔 전기가 겨울엔 가스나 기름이 그 역할을 한다. 패시브하우스를 알기 전에는 전기는 아껴 쓰고, 겨울엔 좀 춥게 지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에너지 절약도 되고 그게 환경에도 좋은 줄 알았다. 하지만, 집 자체가 기밀과 단열이 더 잘 돼서 같은 또는 이전보다 적은 연료로 더 시원하게 더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겨울에 춥다고 거위털 들어간 외투는 찾으면서 말이다. 


여름과 겨울을 지내 본 지금 패시브하우스는 생각보다 매우 적은 연료로 더 시원하고 더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는 걸 체험했다. 아래 온도는 2019년 11월 18일 새벽의 온도를 측정한 것이다. 내부에는 보일러를 가동하지 않은 상태의 온도로 외부 온도가 9.9도까지 내려갔음에도 19.4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시골집 11월 온도 실측


아래는 12월 24일 오전 9시경의 온도 측정치다. 바닥 난방을 최소 온도로 유지하고 있고 외부 온도가 7.9도임에도 실내의 온도는 22.3도를 유지하고 있다. 참고로 이 측정치는 하루 종일 거의 동일하다.


시골집 12월 24일 온도 실측


여행을 가면 전원주택이나 펜션 등에서 따뜻하긴 하나 찬 바람이 불어오는 웃풍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바닥은 엄청 뜨거운데 방의 특정 공간에서는 이상하게 한기가 느껴지는 경험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에 지은 시골집은 이러한 웃풍이 없다. 전혀. 창문을 열지 않는 한 외부와의 공기 순환은 오로지 전열교환기를 통해서만 이뤄진다. 다시 말하지만 숨 쉬는 집이라고 말하는 집들은 전혀 에너지 효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환풍은 가장 좋은 환기 방식이지만, 24시간 열어놓을 수 없는 겨울과 여름의 경우에는 전열교환기가 큰 역할을 한다.


그럼 단열재만 두껍게 넣으면 웃풍 없는 따뜻한 집이 될 수 있는 것이냐라고 질문할 수 있다. 아니다. 기밀이 가장 우선이다. 기밀이 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단열재를 두껍게 써도 어디선가 웃풍이 불고 외기와 접하는 벽체 쪽의 온도가 내려가 곰팡이 피는 집이 만들어질 것이다. 


보온병


깨진 보온병이 물을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었던가? 를 생각해보면 왜 기밀과 단열이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단, 집은 보온병처럼 완전히 밀폐가 되어 버리면 사람이 생활하기 어렵기 때문에, 창문과 함께 내부 열을 보존하면서 24시간 환기를 도와주는 전열교환기가 가동되는 것이다.


단, 기밀과 단열은 건축하기 이전에 설계 단계부터 고려해야 하므로 집을 지을 건축주분이라면 우리 집을 설계하는 건축사가 기밀과 단열에 대해 이해를 하고 있는지 꼭 물어보자. 개인적으로는 한국패시브건축협회의 회원 건축사를 추천한다. 링크 이전에 시골집 건축을 문의하기 위해 물었을 때 비용은 천차만별이었고, 가장 낮았던 금액이 30평 주택 기준으로 2천만 원 정도였다. 이 금액에는 패시브하우스 설계, 내진설계, 인허가 진행이 포함되어 있었다. 참고로 건축사무소는 건축주의 현 거주지에서 가깝고 소통이 잘 되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하고 그 내용이 도면에 반영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힘들면 내 마음에 드는 제대로 된 설계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건축사마다 선호하는 골조나 단열 방식 등이 있을 수 있고 대부분은 그들의 경험에 기인한다. 될 수 있으면 


다음 편은 시공사 잘 선택하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계획이다.


[건축] 난 집을 지어보았다 는 시리즈로 패시브하우스 주택의 시작부터 준공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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