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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넌 Dec 11. 2022

1년의 공부, 브랜딩에 대한 대답 (2)


안녕하세요, 작가 주넌입니다. 오늘은 브랜드, 브랜딩에 대한 마지막 대답을 해보겠습니다. 2부작에서는 ‘브랜드다움’을 찾고, 이를 정립하는 브랜딩의 첫 번째 단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브랜드만의 고유한 ‘다움’을 내부 구성원이 이해하고 있다면, 이제 '브랜드다움'을 어떤 식으로 보여줄 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다움’은 고객이 경험하고 체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3부작에서는 고객이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다움’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 경험할 수 있을 때 완성되는 ‘다움'

브랜딩의 두 번째 단계는?


여러분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나요? 누군가의 생각은 그 사람의 표정, 태도, 취향 등 그 사람의 일상을 통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상생활 속 어디에도 반영되지 않은 숨겨진 생각은 남들이 알아채기 쉽지 않죠.


‘브랜드다움’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싶다면, 곳곳에서 티를 내어야 합니다. 고객이 '브랜드다움'을 직접 경험하고, 느낄 수 있어야 하죠.


말로만 정의하는 '브랜드다움'이 아니라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다움'이어야 합니다.




모든 접점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고객과 브랜드가 마주하는 모든 접점에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향점, ‘브랜드다움’이 드러나야 합니다. 제품과 서비스에서는 물론이고, 고객을 대하는 직원의 말투부터 매장 속 음악에서까지 말이죠.


브랜드는 ‘브랜드다움'을 실체화하여 고객이 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고객이 '브랜드다움'을 자주 경험하면, 게이지가 차오르는 것처럼 이를 체화하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 원티드


여러분이 생각하는 '타다'의 ‘브랜드다움’은 무엇인가요? 저는 짧게 정의하면 ‘전에 없던 쾌적한 이동’인 것 같아요. '타다'는 이동의 기본을 지키는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입니다.


승차거부, 멀미 나는 이동, 원치 않은 일방향적인 대화. 편리하게 이동하기 위해 택시를 탔지만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불쾌한 경험을 선사하는 택시에 복불복처럼 오를 때가 있죠. '타다'는 이와 같은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동의 새로운 기준을 끊임없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타다'를 실제로 이용해 보면 모든 부분에서 ‘쾌적함’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차량이 도착하면, 기사님의 친절한 응대와 함께 차량에 탑승하게 됩니다. 차량에 오르면 포근한 향과 은은한 조명이 반깁니다. 마치 좋은 호텔에 입실하는 기분이 듭니다. 이후 이동하기 전에 앱에서 미리 ‘대화없이’ 혹은 ‘내비따라’와 같은 요청사항을 미리 선택할 수 있어, 방해받지 않고 편히 이동할 수 있습니다.


또 저는 멀미를 자주 겪는 편인데, '타다'를 이용하면서 한 번도 멀미를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택시를 이용할 때, 종종 무서운 운행 속도와 차선 변경을 경험하곤 합니다. 내리고 나서도 바로 이동하지 못하고 몇 분 동안 앉아서 쉬어야 하죠.


그러나 '타다'는 이러한 위험운전을 일절 제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타다'는 이동 중 졸음운전, 난폭운전과 같은 위험운전을 상세하게 제보받고 있으며, 고객에게 적극적인 평가를 부탁합니다. 과속, 차선 변경,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처럼 세분화된 카테고리로 말이죠.


애플리케이션 이용 경험 또한 굉장히 쾌적합니다. '타다' 앱에는 배너 광고가 없고, 팝업 창은 첫 가입 환영에만 쓰는 등 불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어떤 방해도 없이 매끄러운 이동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해요.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타다'의 디자인은 눈이 편안한 블루 톤의 컬러를 사용합니다. 또 '타다'의 다양한 비주얼을 보면 여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타다’의 쾌적한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곳곳에서 이들이 제시하는 ‘새로운 기준의 이동’이 무엇인지 몸소 경험할 수 있습니다. '타다다움'이 고객 경험의 모든 곳에서 드러나는 것이죠.




진정성이 느껴지도록


 모든 부분에서, 또 정말 사소한 부분에서까지 ‘브랜드다움’을 실체화해야 하는 것일까요? 브랜드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을 때는 말과 행동이 다를 때라고 생각합니다.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한다던 아들이 피시방에서 나온 경우처럼 말이죠. 또 환경보호를 추구하는 브랜드가 회사 워크숍에서 일회용품을 남발하는 모습은 실망스럽습니다.


브랜딩은 고객과의 약속을 행하는 일이라고도 표현합니다. 고객과 약속한 브랜드의 지향점과 상반되는 행동을 고객에게 비쳤을 경우, 고객은 실망하고 등을 돌립니다. 그렇기에 브랜드는 가치관이 반영된 '브랜드다움'을 모든 곳에서 실천해야 하는 것이죠.


디지털 시대로 변화하면서, 고객이 마주할 수 있는 브랜드와의 접점 자체가 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홍보채널이 다양해진 것은 물론이고, 내부 구성원은 어떻게 대하는지, 지역사회에 어떻게 공헌하고 있는지 등의 깊은 정보까지 고객들이 몸소 찾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브랜드는 늘어난 접점을 모두 고려하여, 진심을 다해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행동해야 합니다.


진정성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느껴집니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관을 몸소 실천해야 고객은 진정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진정성은 고객이 어느 곳에서든 ‘브랜드다움’을 경험할 수 있을 때 완성됩니다.




| 전달되지 않은 가치는 의미가 없기에

‘브랜드다움’을 실체화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전달되지 않은 가치는 의미가 없습니다. 좋은 브랜드도, 브랜드의 멋있는 가치관도 결국 잘 전달돼야만 의미가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브랜드인지, 브랜드만의 '다움'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알려야만 고객이 브랜드를 바라봐줍니다.


'언젠가 내 생각을 알아주겠지' 하며, 가만히 앉아 있어서는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죠. 고객이 '브랜드다움'을 느끼도록, 계속해서 '브랜드다움'을 실천해야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브랜드를 드러내야 합니다.




일관성 : 꾸준히 두드려야 전달됩니다


브랜드는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브랜드다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브랜드 접점마다 일관된 목소리를 내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고객과 마주하는 모든 접점에서 '브랜드다움'을 전해야 하는 것이죠. 사소하지만 디테일한 포인트에서 '브랜드다움'이 드러난다면, 고객은 감동합니다. 적재적소에서 ‘브랜드답다!’라고 느낄만한 디테일은 그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높이죠.


시간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브랜드다움'을 꽉꽉 눌러 담는다면, 결국 고객이 감동할 포인트는 늘어나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 희녹

'보마켓'에서 ‘희녹’이라는 브랜드를 처음 마주할 때, 그 디테일에 반해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희녹'은 ‘자연에서 얻은 답, 자연을 위한 답’이라는 철학을 지닙니다. 환경을 생각해 가지치기로만 얻은 제주 편백나무를 활용한 탈취제, 핸드워시와 같은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판매합니다.


보통 프래그런스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체험할 때, 허공에 뿌려 향을 맡거나 일회용 종이에 뿌려 향을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희녹'은 돌에 제품을 뿌려서 향을 맡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사소한 경험일 수 있지만, '희녹'의 정체성이 전해졌습니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자연을 위하는 제품을 만드는 ‘희녹’다웠습니다.




차별성 : 달라야 전달됩니다


브랜딩의 가장 도전적인 과제는 브랜드의 지속성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입니다. 말이야 쉽지만,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브랜드가 앵무새처럼 같은 말을 한다면, 지루하거나 진절머리 나지 않을까요? 유튜브 광고에서 너무 많이 등장하는 브랜드 광고가 싫증 나는 것처럼요. 일관된 브랜드의 생각을 전하되 지루하지 않게 조금씩 바꿔가며 전달해야 합니다.


또 같은 짝사랑하는 마음이더라도, 옛날에는 종이학을 접어줬지만 지금은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핸드크림을 선물해줍니다. 같은 생각이더라도, 브랜드의 생각을 시대의 변화에 맞춰 전달해야 합니다.


핵심은 그대로 하되, 새로운 메시지와 새로운 매개체로 '브랜드다움'을 전하는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이케아 페이스북

홈 퍼니싱 브랜드 '이케아'는 시대에 따라 자신의 일관된 생각을 지루하지 않게 전달합니다. '이케아'는 '많은 사람을 위한 더 좋은 생활'을 추구하며, 모든 사람이 아름다운 가구를 누릴 수 있도록 저렴하면서도 좋은 품질과 디자인의 가구를 제공합니다.


'이케아'는 영상 광고에서 더 좋은 생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 속에서 실제 이케아 제품과 함께 가격을 숫자로 표기하여, 이 생활을 정말 누구나 누릴 수 있다는 메시지도 담습니다. '이케아'는 시대에 따라 바뀌는 '더 좋은 생활'을 광고 속 메시지에 반영합니다. 좋은 생활을 정의하는 것은 '이케아'가 아닌 고객이기 때문입니다. '이케아'는 고객이 더 좋은 생활을 만들 수 있도록, 제품을 만들고 생활을 제안하는 것뿐이죠.


최근 '이케아'는 영상 광고를 통해 팬데믹으로 인해 조금은 달라진 생활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들은 집에서 누릴 수 있는 생활의 다양성을 포착하였습니다. '이케아'는 '집은 해냄'이라는 카피와 함께 집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누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일과 휴식, 집중과 여유. 언제든 그 기능이 변할 수 있는 집의 가능성을 말한 것이죠. 예를 들면, 집에서 컴퓨터로 재택근무를 하던 아빠가 업무를 끝내고, 같은 컴퓨터로 아이와 함께 월드컵을 시청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집은 단순히 휴식의 공간을 넘어 다양한 가능성을 품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케아'는 다양한 가능성을 품을 수 있는 집을 만들기 위한 가구를 영상에 녹여냅니다. '이케아'의 본질은 둔 채, 외부 변화에 따라 새로운 메시지를 전한 사례입니다.


이미지 출처 : 무신사 뉴스룸

'이케아'처럼 과거의 자신과 달라져야 할 필요도 있지만, 옆에 있는 수많은 브랜드와 달라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어떻게든 남들과 다르게 나를 알릴 수 있어야 합니다. 눈에 띄어야 하기 때문이죠. 차별화된 방법을 찾기 위해 다시 브랜드의 고유한 ‘다움’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습니다. 브랜드답게 자신을 알리는 것이죠. ‘역시 그 브랜드답다’는 얘기가 고객의 입에서 나와야 합니다.


요즘 '대 팝업의 시대'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온라인의 편리함은 잠시 제쳐두고, 오프라인의 경험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많은 온라인 기반의 브랜드들이 오프라인으로 나서는 이유죠.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29cm'도 오프라인에 발을 내밀었습니다.


‘29cm’는 '더 나은 선택을 위한 가이드'라는 미션을 지니고 있습니다. 고객이 자신만의 취향을 찾을 수 있도록, 양질의 제품을 큐레이션하고 선택을 돕는 정보를 잘 전하는 브랜드죠. 올해 ‘29cm’는 성수동에 ‘29cm SEONGSU’라는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습니다.


'29cm'는 셀렉샵이라는 본질을 오프라인 매장에 투영합니다. '29cm'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은 보통의 매장과 조금 다르죠. 사계절에 맞춰 계절 별 테마를 정해, 제품 큐레이션부터 전시, 매장 분위기까지 변화하는 형식으로 운영됩니다. 마치 잡지가 월간 호마다 테마를 바꾸는 것처럼 말이죠.


모든 카테고리의 제품을 공간에 담는 것이 아니라, 해당 테마에 맞춘 제품을 큐레이션합니다. 이번 겨울 시즌에는 ‘EVERGREEN, ALWAYS!’라는 주제로, 계절의 변화에도 나다움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제품을 큐레이션 했습니다. 따뜻한 아우터들과 자신의 취향을 가득 담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제품들이 인상 깊었죠.


또, 디피된 제품 옆에는 이 제품을 큐레이션 한 MD들의 추천 글이 쓰여있습니다. 테마에 맞는 노래를 큐레이션 한 '29cm'만의 플레이리스트가 매장에 흐르기도 합니다. 오프라인 매장도 남들과 다르게, '29cm'답게 제안하였습니다.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인 것처럼, 브랜드다운 것이 가장 차별화된 것인 것 같습니다. 브랜드다운 생각을 브랜드다운 방법으로 전하는 것이죠.




강렬함 : 마음속에 남아야 전달됩니다


지속성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누군가의 시선을 한 번이라도 자신에게 돌리도록 하는 것이죠. 오래된 브랜드도 자신이 잊히지 않게, 강렬하게 존재감을 드러내야 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방점을 뚜렷하게 남겨 브랜드에 대한 기억을 오래 지속시켜야 합니다.


강렬함을 주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의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브랜드가 이걸 했다고?’와 같은 반응을 이끄는 것입니다. '배달의 민족'이 잡지를 발간하는 것처럼, 또 '젠틀몬스터'가 카페를 차리는 것처럼 말이죠.


그러나 강렬함을 원하더라도, 전하려는 핵심은 굳건해야 합니다. 배달의 민족은 ‘음식이 주는 즐거움’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며, 젠틀몬스터는 브랜드의 예술성을 디저트에 투영했죠. 핵심은 그대로 그러나 의외의 방법으로 알리는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발베니 유튜브

위스키 브랜드 '발베니'가 가죽 브랜드, 스포츠카 브랜드와 콜라보하는 이유도 비슷합니다.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의외의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하는 것이죠. 그러나 '발베니' 또한 핵심은 버리지 않았습니다. '발베니'는 두 번의 숙성을 통해 위스키를 만드는 독자적인 장인 기술을 지녔습니다. 또 모든 공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브랜드입니다.


'발베니'가 콜라보한 브랜드인 가죽 브랜드 '조지 클레버리'와 스포츠카 브랜드 '모건 모터 컴퍼니'는 모두 수제 브랜드입니다. 또 발베니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이어온 장인들과 함께 에디션 제품을 만들고, 이들에 주목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한국의 공예 장인들과 함께 ‘발베니 메이커스 전시’를 개최하기도 했죠. 위스키 브랜드가 동양의 장인과 콜라보하는 것. 의외성이 돋보입니다.




정리하자면, '브랜드다움'을 지속적으로 드러내야 하며, 남들과 다르게, 브랜드답게 알려야 합니다. 또 강렬하게 고객의 마음에 방점을 찍을 수 있는 활동들이 필요합니다. 좋은 브랜드라도 고객에게 잘 전해져야 하기 때문이죠.




| 브랜드에 푹 빠질 계기

고객은 어떤 계기로 브랜드에 푹 빠지게 될까?



'브랜드다움'이 듬뿍 담긴 하나


개인적인 생각을 더해볼까 합니다. '브랜드다움'을 정립하고, '브랜드다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실체화하는 것. 제품이든, 오프라인 매장이든, 콘텐츠든 결국 이 '브랜드다움'이 드러나야 합니다.


그러나 더 나아가 결국 브랜드에 빠질 하나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는 '브랜드다움'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매개체를 찾아야 하는 것이죠. 코스요리로 따지면 모든 코스가 만족스러워야 하지만, 유독 그중에서 이 코스의 메인이라고 불릴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브랜드는 '브랜드다움'이 듬뿍 담긴 하나를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이솝의 오프라인 매장 속 세면대, 토스의 UX Writing, 파타고니아의 창립자 스토리, 애플뮤직의 자체 플레이리스트. 모두 '브랜드다움'이 가득 느껴지는 요소들입니다.


고객이 보고 빠질 수 있는 하나를 지니고 있는 것이죠. ‘이거 보면 우리한테 빠질 수 있을 거야!’와 같은 자신감이 가득 찬 무언가 말이죠.


명확한 '브랜드다움'을 모든 곳에서 드러내며, 이를 잘 드러내는 강력한 하나가 있을 때, '브랜딩 잘한다...'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 같아요. 브랜드 팬이 그 브랜드에 대해 소개할 때.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하나의 사례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다움'이 담긴 무언가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도록 말이죠.


이미지 출처 : 배민다움 today

'배달의민족'은 브랜드에 빠질 계기를 잘 만드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배달의민족'이 전하려는 메시지가 '음식과 함께하는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행복을 극대화하는 것이 바로 '배달의민족'의 역할이죠.


음식을 먹을 때의 즐거움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 바로 '배달의민족'의 유쾌한 카피라고 생각합니다. '경희야, 넌 먹을 때가 젤 이뻐', '팥빙수도 우리 민족이었어'. 주옥같은 카피들이 머리를 스쳐갑니다. 그리고 많은 소비자들이 이 카피를 보고 '배민다움'을 느꼈다고 생각합니다.


이 강력한 무기를 배달의민족은 계속 활용하고 있습니다. 2015년 처음 시작한 '배민신춘문예'를 통해 고객들이 '배달의민족'처럼 유쾌한 카피를 창작할 수 있는 판을 깔았습니다. 2022년에는 무려 약 53만 개의 작품을 모았다고 해요.


다양한 브랜드 활동을 하고 있지만 결국 '배민다움'을 가장 잘 드러내는 강력한 하나는 바로 '배달의민족'의 카피라고 생각합니다. '음식과 함께하는 행복'을 즐거움과 유쾌함이라는 직관적인 컨셉으로 치환하고, 이를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매개체로 '카피'를 선택한 것이죠. '배달의민족'을 한 문장으로 소개할 때, '유쾌한 카피 쓰는 재밌는 배달 어플'이라고 소개할 것 같아요.




'브랜드다움'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들과 함께


개인적인 생각을 하나만 더 더해볼게요. 저는 브랜드 팬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입소문의 시대라고도 하죠. 브랜드가 하는 이야기보다 고객이 하는 이야기가 더 강력합니다. 또 광고 속 멋진 모델들이 브랜드를 향유하는 것도 좋지만, 내 주변의 멋있는 누군가가 브랜드를 향유하는 모습이 더 눈이 가죠. 더 나아가 브랜드를 향유하는 하나의 집단이 특정 문화를 즐기고 있다면 어떨까요?


브랜드는 '브랜드다움'을 가장 잘 이해하고 전달해줄 수 있는 브랜드 팬을 위한 메시지를 던져야 합니다. 모두가 아닌 브랜드의 생각을 가장 잘 들어줄 소수를 잡아야 합니다. 이들에 의해 브랜드가 퍼져야만 합니다.


‘브랜드다움’은 말보다 행동일 때, 개인의 행동보다 집단의 문화일 때 더 강력합니다. 또 해당 브랜드가 나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유대감이 생기면 더 연결고리가 강력해지겠죠. 고객끼리의 연결을 도모한다면, 하나의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하는 브랜드라고 불리는 브랜드에는 항상 팬덤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애플'에 대한 수많은 화살이 날아와도, 이를 열심히 방어하는 ‘애플’ 팬덤이 좋은 예시인 것 같아요.



디지털 지식 콘텐츠 플랫폼 '롱블랙'은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습니다. '롱블랙'은 양질의 콘텐츠를 감각적인 디자인과 읽기 좋은 문장으로 전달하는 플랫폼입니다. '롱블랙'의 노트를 클릭한 구독자의 완독률이 평균 85%가 넘는다고 하죠. 하루에 하나만 제공되는 읽기 쉬운 콘텐츠는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었습니다.


이들이 타깃 하는 구독자층은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싶은 직장인입니다. '롱블랙'은 이들에게 기술이나 지식을 넘어 감각을 깨우기 위한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롱블랙' 콘텐츠를 다 읽고 나면 지식을 얻었다는 느낌을 넘어, 비즈니스적 통찰력을 얻었다는 느낌이 더 크게 듭니다. 이게 바로 '롱블랙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롱블랙'은 비즈니스 감각을 공유하는 플랫폼이기에, 공유에 초점을 맞춥니다. 유료 구독자들은 슬랙에 접속해 서로 소통할 수 있으며, 글을 읽고 나면 하단에 안내문구를 통해 슬랙을 통한 참여를 유도합니다. 실제로 안에서 그날의 아티클에 대한 열렬한 토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 '나누고 싶은 정보'라는 채널에서는 다양한 트렌드 정보와 뉴스, 일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를 서로 공유하고 있죠. 말 그대로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커뮤니티로 인한 효과는 '롱블랙 1주년 커피챗 행사'에서 증명된 것 같아요. '롱블랙' 회원을 대상으로만 하는 강연에 63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롱블랙'은 많은 직장인 인플루언서들에 의해 공유됩니다. '롱블랙'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정리하여 공유하는 브런치 글이나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많이 보입니다. '롱블랙'은 브랜드 팬의 공유를 통해 비즈니스적 인사이트를 얻고 싶은 사람들에게 퍼지고 있습니다.




잘 다듬고, 잘 전하는 것


브랜드에 빠지는 것과 사람에게 빠지는 것은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은 사람은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가치관을 지닌 사람입니다. 브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랜드만의 가치관을 고객에게 잘 전하기 위해서는 '브랜드다움'을 잘 다듬고, 이를 잘 전달해야 합니다.


‘브랜드다움’은 실체화되어 브랜드의 모든 곳에서 고객이 경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가치관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하죠. 그리고 고객이 이를 잘 경험하기 위해서, 일관성, 차별성, 강렬함을 고려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브랜드다움'이 가득 담겨 있는 하나, 고객이 브랜드에 빠질 수 있는 하나의 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해 커뮤니티를 만들어 브랜드의 생각이 공유되도록 해야 합니다.


결국 그 브랜드만의 '다움'이 브랜드에 배어야 하고, 이를 잘 드러낼 수 있는 매개체를 지속적으로 기획해야 합니다.


전하려는 것이 명확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이 전달해도 고객이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또 전하려는 것이 잘 다듬어졌더라도, 고객에게 잘 전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본질과 이를 담는 형태는 언제나 균형을 이루어야 하죠.


명확하고 단단한 '브랜드다움'을 정립하고, 이를 고객이 느낄 수 있도록 브랜드답게 알려야 합니다. 브랜딩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브랜드다움을 브랜드답게 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브랜드다움'을 가장 잘 전할 수 있는 사람


누가 '브랜드다움'을 가장 잘 전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 브랜드를 사랑하며, 그 브랜드를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다움'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은 '브랜드다움'을 잘 전할 그릇을 기획할 줄 아는 사람이 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1년 동안의 공부가 무척이나 재밌었습니다. 많은 브랜드를 파보다 보니, 길거리를 걷다가도 많은 브랜드가 눈에 밟히더군요. 정말 아는 만큼 보였고, 이야기할 거리도 는 것 같아요. 물건 하나를 소비할 때도, 그 브랜드를 더 깊게 알고 싶다는 욕구가 솟아났습니다.


사실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결국 브랜딩을 잘하는 사람은 브랜딩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실제로 브랜딩을 잘 '하는' 사람이니까요. 좋은 기획자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브랜딩을 잘 아는 것을 넘어 잘 하고 싶습니다. 물론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지만, 앞으로는 기획자의 사고방식, 기획 잘하는 법과 같은 고민을 더 해볼까 합니다. 내년에는 기획 잘하는 법에 대한 제 대답을 정리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더 나아가 자신 있는 제 결과물을 소개하는 글이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 한마디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의 글을 1년 동안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습니다. 더 좋은 생각과 글로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행복한 하루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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