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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넌 Apr 30. 2023

'오이뮤'가 요즘 애들의 방 안에 옛 것을 들이는 이유


이번 글에서 답할 질문들


1 ‘오이뮤’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2 ‘오이뮤’는 어떻게 과거의 것을 젊은 세대의 일상에 녹였을까?


안녕하세요, 주넌입니다. 저는 꽤나 오랜 고민 끝에 물건을 소비하는 타입입니다. 이런 제가 단 한 번의 만남으로 마음을 뺏긴 물건이 있습니다. 바로 성수 ‘LCDC’에서 마주친 ‘오이뮤’의 물건들입니다. 


책갈피, 향분낭부터 색을 모아놓은 책까지 단번에 3개의 물건을 제 방에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출시된 춘포 책갈피와 춘포 머리끈을 지인에게 선물하기도 했죠.


‘오이뮤’는 과거의 물건을 재해석하여 젊은 세대에게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입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오이뮤’가 어떻게 젊은 세대들의 방 안에 과거의 것을 녹일 수 있었는지에 대해 소개해볼게요.




| 과거의 가치를 방 안에 

‘오이뮤’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오이뮤’는 성냥, 향, 민화 등 젊은 세대들의 일상에서 벗어난 물건에 새로운 디자인을 더하는 브랜드입니다. 잊힌 과거의 물건을 발굴하고 젊은 세대들의 입맛에 맞게 감각적인 디자인을 입히죠.


‘오이뮤’는 ‘성냥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또 ‘민음사’, ‘카카오프렌즈’, ‘뉴발란스’와 함께 콜라보를 진행하기도 했죠.

‘LCDC’에 위치한 ‘오이뮤’의 오프라인 스토어는 핫플레이스가 되었으며, 결제 후 고객에게 건네는 귀여운 영수증은 SNS 상에서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작업


‘오이뮤’는 디자이너 ‘신소현’ 님과 기획자 ‘전민성’ 님이 2015년에 설립한 디자인 스튜디오 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입니다. 


이들은 해외에서 지역성을 잘 보존한 문화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며, 해외의 물건을 더 선호하는 한국에서 한국만의 문화를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를 브랜드에 담았습니다.


‘오이뮤’는 사람들이 찾지 않는 한국적인 물건을 새롭게 디자인하여 수명을 연장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과거의 것을 더 오래 곁에 두기 위해 스토리를 발견하고 디자인을 입히며 과거의 물건을 다음 세대로 이어주는 것이죠.


‘오이뮤’라는 이름에도 이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오이뮤’는 ‘Oneday I met you’의 첫 글자를 딴 줄임말로, 과거의 쓰임, 경험, 만남 등을 소중히 여기자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한국적인 것을 다룬다고 해서, 전통적인 것만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이들이 다루는 과거는 전통적인 물건뿐 아니라 우리가 알게 모르게 놓치고 있던 가까운 과거의 물건도 해당됩니다. 예를 들면, 조선시대에서 비롯된 민화나 노방뿐만 아니라 학창 시절 사용했던 성냥과 지우개도 다루는 것이죠.


‘오이뮤’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세대를 관통하며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을 과거의 물건에 더합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작업을 하는 것이죠.


이들은 반세기 가량 성냥을 생산한 '유엔상사', 국내에서 오랫동안 향을 만들어 온 전통 향방, 70년간 국산 지우개를 생산해 온 '화랑고무'와 협업하는 등 과거의 물건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사라져 가는 물건에 ‘오이뮤’만의 디자인을 입혀, 과거의 물건이 간직한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죠.



과거의 것을 현재에 제안하는 이유


‘오이뮤’가 과거의 것을 우리에게 제안하는 이유는 ‘과거의 물건에 담긴 가치를 소중히 여기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잊혀 가고 있는 과거의 가치들을 함께 향유하자는 것이죠.


과거의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방법은 '잊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가 역사 공부를 하는 이유와 같죠. 그리고 과거의 것을 잊지 않는 최고의 방법은 일상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오이뮤'는 우리의 방 안에 과거의 것을 들이고, 지속적으로 과거의 물건들을 우리의 시선에 둡니다.


‘오이뮤’는 사라져 가는 과거의 물건을 현재에서도 괴리감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재해석합니다. ‘오이뮤’는 더 쉽고 재밌게 과거의 것을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것이죠


고객들은 ‘오이뮤’라는 브랜드를 통해 일상에서 사용하면 기분 좋은 물건들을 들임과 동시에 과거의 문화적 가치를 경험하고 배우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고객 스스로가 옛 것을 보존하는 연결고리가 되는 경험이 되기도 하죠. 누군가에겐 향수를, 또 누군가에겐 새로움과 배움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단순 과거 회상이 아닌 문화적 가치를 담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는 것. 이 점이 과거를 조명하는 다른 브랜드와의 차이점입니다. 단순히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굿즈와 레트로라는 트렌드에 편승한 브랜드가 아닌 것이죠.


이들은 일상 곳곳에 과거의 것 녹아들 수 있도록, 한국적인 과거의 톤과 세련된 현대의 톤의 균형을 잘 맞춥니다. 그리고 한국적인 것이 더해진 물건들은 ‘old is new hip’이라는 말처럼, 오히려 더 감각적으로 느껴집니다.



‘오이뮤’가 발굴한 과거의 것들


오이뮤가 발굴하여 재해석한 물건들을 먼저 소개해보겠습니다


Project 1. Match project


‘오이뮤’의 첫 번째 프로젝트이자, ‘오이뮤’를 알린 프로젝트이기도 한 ‘성냥 프로젝트’입니다. 1950년대부터 무려 반세기 가량 판매됐던 ‘유엔팔각성냥’을 생산한 ‘유엔상사’와 협업한 프로젝트입니다.


당시 ‘유엔상사’는 한국에서 하나 남은 성냥 공장이자, 폐업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이들은 기존의 성냥에 새로운 디자인을 입혀 '디자인이 잘 되어있는 실용적인 생활용품'으로 변모시켰습니다.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성냥이라는 물건의 가치가 잊히지 않도록 수명을 연장시킨 것이죠. 


이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생소한 성냥의 매력을 선사하였습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감각적인 디자인을 지닌 성냥을 구매하여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많은 브랜드와의 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Project 4. Eraser project


약 70년 간 국산 지우개를 생산해 왔고 ‘점보’ 지우개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진 화랑고무와 협업한 오이뮤의 네 번째 프로젝트, ‘지우개 프로젝트’입니다.


1950년부터 화랑고무에서 만들어 온 453개의 지우개들을 아카이빙 한 ‘ERASER 453’이라는 책을 만들었으며, 성냥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디자인을 더해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Project 5. Color project


오이뮤 다섯 번째 프로젝트, 색이름 프로젝트입니다. ‘불그스레하다’, ‘희끄무레하다’ 등 색을 표현하는 색형용사가 풍부하게 발달된 우리나라 언어에 주목한 프로젝트입니다.


이들은 1991년도 초판 발행된 ‘우리말색이름사전’을 재해석하여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자연물 이름과 구체적인 색깔을 우리말로 정의한 책을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옥수수색’, ‘파도색’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실제로 마주치는 사물의 이름을 딴 색이름을 붙인 것이죠.


그리고 실제로 해당 색을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도록 RGB값과 CMYK값을 삽입하였습니다. 한국판 ‘팬톤 컬러북’을 제안한 것이죠. 이 프로젝트를 통해 고객으로 하여금 더욱 풍부하고 다채로운 색상을 우리말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새롭게, 익숙하게, 쉽게

‘오이뮤’는 어떻게 과거의 것을 젊은 세대의 일상에 녹였을까?



브랜드의 메시지를 잘 전해 설득하는 과정


‘오이뮤’가 전하는 메시지인 ‘과거의 물건에 담긴 가치를 소중히 여기자’는 사실 많이 들어온 메시지입니다. 어릴 적 역사 수업에서 자주 들어왔으며, 많은 미디어 매체에서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죠. 그러나 이 메시지가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지는 않습니다.


과거의 것을 돌아보기보단 현재의 삶에 집중하고 있으며, 새로운 미래를 기대하고 있죠. 과거의 물건을 과거의 가치로만 보존한다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 이 과거의 물건에 담긴 가치와 마주치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과거의 물건은 우리의 일상에 가까이 위치해야 합니다. 우리가 과거의 문화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기 위해선 과거로만 남겨두지 않고, 현재에 새롭게 향유해야만 합니다. 그렇기에 ‘오이뮤’는 과거의 가치가 고객의 일상에 닿도록, 그들의 입맛에 맞춰 메시지를 전한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딩은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메시지는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담고 있죠. 브랜드는 자신만의 메시지를 고객에게 증명하고 설득하여, 고객의 삶에 스며들도록 해야 합니다.


제가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게 된 계기는 ‘무인양품’입니다. ‘무인양품’의 물건들에 매료되고, 물건에 담긴 삶에 대한 메시지에 설득당한 것이죠. 이후에는 ‘무인양품’의 철학인 ‘이것으로 충분하다’를 제 삶에 녹이기 시작했습니다. 방 안, 그리고 삶에서 덜어내는 삶을 살고 있죠.


이처럼 브랜드의 메시지는 고객의 살아가는 방식 그리고 선택의 기준이 됩니다. 고객의 삶에 스며든 메시지는 브랜드의 궁극적인 목표인 오랫동안 고객 곁에 남아있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러나 가끔 본질과 형태의 균형을 맞추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다운 메시지’라는 본질에 너무 치중해 고객에게 해당 메시지가 잘 전해지지 않는 것이죠. 그러나 먹기 좋은 음식도 먹기 쉬운 식기로 먹어야 잘 먹을 수 있습니다. 라면을 숟가락으로 먹는 경우가 생겨선 안되죠. 메시지도 잘 전해져야 의미가 있습니다.


브랜드는 메시지를 전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고도 말한 적이 있습니다. 브랜드는 고객의 삶에 자신의 메시지를 잘 건넬 수 있어야 합니다. 


브랜딩은 브랜드가 옳다고 믿는 철학과 시각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증명하는 과정입니다. 고객과의 접점에서 계속 말을 걸어야 하며, 브랜드의 메시지를 어떻게 전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연적으로 필요합니다. 브랜드의 본질을 담을 형태에 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오이뮤’는 본질과 형태의 균형을 잘 맞춘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잘 전해지지 않은 메시지를 젊은 세대가 먹기 쉽도록, 또 일상 속에 녹일 수 있도록 제안하는 브랜드이죠. ‘오이뮤’가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어떻게 과거의 것을 젊은 세대에게 제안하고 있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섞어, ‘오래됐지만 새롭게’


‘오이뮤’라는 브랜드의 톤앤매너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과거와 현재의 융합’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것이지만 세련됐으며, 오래됐지만 새롭죠. 


실제로 ‘오이뮤’ 대표님의 세대 융합에 관한 말에서 이들의 디자인 방향성을 알 수 있습니다. ‘단순한 이해와 답습이 융합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저는 창조가 융합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세대가 또 다른 하나의 세대를 창조해야 합니다.’



'오이뮤'는 과거의 것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과거의 것에 현재를 섞어 새로운 것을 제안하는 브랜드입니다.


'오이뮤'는 한국적인 색 외에도 분홍색, 검은색, 민트색 등을 다양하게 활용합니다. 이들이 패키지에 녹이는 일러스트에는 학, 거북이, 소나무 등 전통적인 소재가 아닌 고양이, 눈사람, 화병 등 현대적인 소재들이 그려져 있죠.


또한 이들은 한국어만을 고집하지도 않습니다. 한국인의 일생에 걸쳐 함께 하는 문자인 ‘복’이라는 단어를 활용한 초의 패키지엔 ‘FORTUNE’이라는 텍스트를 디자인 요소로 활용했으며, 영어를 사용하는데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한국', '과거', '전통'하면 떠오르는 제한적인 디자인이 아닌 '오이뮤'만의 감각적인 디자인을 과거의 물건에 섞는 것이죠. 그러면서도 한국적이고 옛 것의 이미지를 챙기는 것이 ‘오이뮤’의 디자인 방향성입니다.


이들이 다양한 디자인적 시도를 해도 반감을 사지 않는 이유는 과거의 가치를 이어가려는 의지가 여실히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왜곡된 가치를 전하지 않기 위해, 다루는 소재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들은 한국사 데이터베이스를 자주 들어가 참고하며, 브랜드 채널에서 글과 이미지를 통해 이들이 공부한 과거의 문화를 깊이 있게 소개하죠.


오이뮤의 두 번째 프로젝트인 '에어 프로젝트'는 국내에서 오랫동안 향을 만들며 천연 향의 명맥을 유지해 오던 전통 향방과 협업한 프로젝트입니다. 일제강점기, 6.25 전쟁 등 외세의 수난 속에 잊힌 우리나라의 향 문화에 대해 소개하는 프로젝트이죠. 


과거에는 향을 나누는 모임인 '향회'나 향을 즐기는 방법을 연구하는 '향도'라는 문화가 있었다는 것을 소개합니다. 패키지 안에 향과 관련된 우리말 시를 삽입하는 등 단절되었던 전통 향의 문화를 새로 알리곤 합니다. 


동시에 형형색색의 색깔을 활용하고, 계절을 나타내는 귀여운 일러스트를 삽입하여 과거와 현재를 섞어 새롭게 제안한 상품이죠.


또 이들은 자신들의 상품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작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면, 춘포라는 누에고치에서 뽑은 명주실과 삼실을 교직해 짜낸 우리나라 전통 원단으로 만든 제품을 소개할 때, 실제로 교직 하는 모습을 상세하게 설명하여 전통문화를 알리기도 합니다.


이들의 제안 속에 문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담겨 있기에 현대적인 디자인 요소들에서 어긋남을 느끼지 않는 것입니다. 오히려 세련된 디자인으로 전통을 계승하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죠.


과거의 것을 오래된 것, 지켜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재해석하여 감각적이고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젊은 세대들은 '오이뮤'의 메시지를 전달받는데 부담감이 덜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물건에 현대의 세련된 디자인과 섞어 전하는 ‘오이뮤’의 방법은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잊히면 안 되는 것에 주목하는 브랜드가 '오이뮤'의 전하는 법을 빌리는 것이죠. 이들은 '경복궁', '국립국악원', '한솔제지' 등과 함께 과거의 것이 사람들의 일상에 녹아들 수 있도록 재해석한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일상 속에 스며들 수 있도록, ‘낯설지만 익숙하게’


‘오이뮤’는 일상 속에서 젊은 세대들이 실제로 사용할 법한 제품들, 갖고 싶어 할 만한 제품들을 디자인합니다. 과거의 물건을 재해석하여 타깃이 일상 속에서 실제로 사용할 법한 상품을 제안하는 것이죠. 


고객들에게 오이뮤 제품은 과거의 가치를 담았다는 점에서 낯설지만, 그와 동시에 그들이 사용해 왔던 현대의 물건들과 비슷하기에 익숙하게 느낍니다. 


이들이 제안하는 과거의 것들은 젊은 세대들의 일상에 녹아있는 물건들과 유사합니다. 한마디로 현재 젊은 세대들이 사용하고 있거나 방에 놓여있는 오브제를 대체할 수 있는 물건들을 선보이는 것이죠.


우리가 지금껏 경험해 온 과거의 물건들은 추억 혹은 관람의 용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박물관에 다녀온 후 구매한 굿즈들이 서랍 속에서 나오지 않고, 여행지에서 구매한 오브제들이 전시장에서 나오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이들은 과거의 가치가 고객의 일상 속에 스며들 수 있도록,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관찰하고 이들의 일상에 스며들 수 있는 제품을 제안합니다.


‘오이뮤’의 세 번째 프로젝트인 ‘복 프로젝트'에서는 복을 염원하는 민족적 문화 속 물건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로젝트입니다. 그중 조선시대 서민들의 그림이자 족자 형태로 걸 수 있는 민화를 재해석하였습니다.


많은 젊은 세대들이 자신들의 방에 취향을 담기 위해 포스터를 구매하여 부착합니다. ‘오이뮤’는 복을 염원하여 걸어둔 한국형 포스터인 민화가 젊은 세대들의 방 안 벽에 걸릴 수 있도록 디자인을 더해 출시하였습니다. 


지금 출시되어도 통할 수 있는 상품으로 출시한 것이죠. 고객들은 과거의 가치를 새롭게 느낌과 동시에 자신들이 흔히 구매해 왔던 포스터를 구매하는 익숙한 경험을 동시에 하게 됩니다.


‘오이뮤’의 사이드 프로젝트인 '노방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누에고치에서 뽑아낸 비단실로 제작한 견직물로, 한복의 옷감으로 쓰이던 소재인 노방을 재해석한 프로젝트입니다. 이들은 전통 의복에만 사용하는 옷감이라는 용도에서 벗어나 가방의 형태로 노방이라는 견직물을 활용합니다.


젊은 세대들은 노방이라는 낯선 전통 소재를 익숙한 미니백, 에코백 형태로 경험할 수 있게 되죠. 만약 한복의 형태로 노방을 제안했다면, 젊은 세대들이 실제로 해당 견직물을 사용하는 경험을 해보긴 어려웠겠죠. 이들의 일상 속에 한복은 없지만, 미니백은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오이뮤’는 젊은 세대에게 낯설 수 있는 과거의 것을 이들이 익숙하게 접해왔던 형태로 재해석하여, 문화적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러한 전달법은 낯설게 느껴지는 브랜드를 고객의 일상에 녹이고 싶은 브랜드와의 작업으로 이어집니다. 


‘오뚜기’의 수저세트와 마켓백을 제작하여 고객의 일상에 스며들 수 있도록 하였으며, 온라인에서만 진행되는 ‘네이버’의 ‘책방 라이브’와 오프라인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책갈피와 노트/연필을 제작하였습니다.




고객과 자주 만날 수 있도록, ‘재밌고 쉽게’


‘오이뮤’는 고객과 더 자주 접할 수 있도록 젊은 세대가 있는 채널을 효과적으로 활용합니다. 커뮤니케이션 접점을 타깃에 맞게 잘 디자인하는 것이죠.   



디지털 중심의 젊은 세대를 위한 인스타그램 채널


‘오이뮤’는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해 그들의 정체성을 녹이고 있으며,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오이뮤’는 2019년 인스타그램이 뽑은 인스타그램을 잘 활용한 비즈니스 계정에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오이뮤’가 가장 경계해야 할 이미지는 바로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이미지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한국적인 것을 다루다 보니, 해당 선입견을 가지게 되는 것을 커뮤니케이션 접점에서 막아야만 하죠.


그렇기에 ‘오이뮤’는 브랜드 계정이지만 무거워지지 않으려 합니다. 제품을 개발하는 직원들의 이야기나 키우는 고양이 사진처럼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는 것이죠. 또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이나 역사적 문헌이나 장소를 탐방하는 모습도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의 것을 발굴하는 오이뮤의 모습을 통해 이들의 메시지는 더욱더 진정성을 가지게 되며, 재밌고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은 브랜드가 다루는 메시지를 더욱 친근하게 합니다.



오프라인 공간을 즐기러 온 젊은 세대들을 위한 재밌는 구매 경험


‘오이뮤’는 오프라인 상에서 젊은 세대들이 즐길 수 있는 독특한 구매 경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스토어 ‘오이뮤 프룻필드’은 성수의 ‘LCDC’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해당 매장은 시즌에 따라 리뉴얼되며, 매장에서 즐길 수 있는 브랜드 카드나 영수증도 해당 계절이나 시즌에 맞춰서 변경되어 자주 방문할 계기를 마련하죠.


우선 제품을 구매하기 전, 매장의 QR코드를 스캔해서 모바일 장바구니 창으로 접속합니다. 그 후 상품을 둘러본 후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으면 각 제품마다 있는 고유 번호를 확인한 후 제품 번호를 눌러 모바일 장바구니에 담는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매 시즌에 맞는 일러스트 꾸미기나 새해 운세 뽑기 등 가벼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죠. 이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구매 경험을 하는 것과 비슷한데요. 어쩌면 타깃들에게는 더 익숙한 경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결제를 하기 전, 구매자 자신의 이름 혹은 별명을 입력하고, 계산대에서 입력한 별명을 말하면 구매 내역이 자동으로 생성됩니다. 마지막으로 제품과 함께 직접 입력한 별명이 적힌 영수증을 제공하여, 특별한 구매 경험을 마무리 짓습니다. 해당 영수증의 디자인은 소장하고 싶은 귀여운 색감과 일러스트가 포함되어 있죠. 많은 구매자들이 해당 영수증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타깃인 젊은 세대들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채널을 잘 디자인하여, ‘오이뮤’라는 브랜드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이들의 채널은 '오이뮤'라는 브랜드를 잘 담으면서도, 고객의 시선에서 브랜드 접점을 기획했기 때문에 고객이 자주 방문하고 싶은 채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썸 타는 사람의 사소한 취향, 스케줄 등을 고려하여 정성껏 준비한 고백이 잘 건네지는 것처럼 말이죠.




‘오이뮤’는 오래된 가치를 현대의 젊은 세대에게 전하기 위해 그들만의 전달법을 구축했습니다.


과거의 것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자신들의 디자인을 곁들여 세련되게 제안합니다. 또 낯설게 느껴지는 과거의 것이 타깃의 라이프스타일에 녹아들 수 있도록 익숙한 형태로 제안하죠. 또 타깃의 소비 패턴과 취향을 반영하여 커뮤니케이션 접점을 관리합니다.


‘오이뮤’는 자신들의 메시지를 가꿔나감과 동시에 자신의 메시지를 잘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본질과 형태의 균형을 잘 맞춘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잘 전하기 위한 고민


앞서 말했듯이 ‘오이뮤’의 메시지는 젊은 세대들이 계속해서 접해 온 메시지입니다. 그러나 잘 전해지진 않았죠.


역사 수업에서 전하는 메시지와 ‘오이뮤’의 메시지는 비슷합니다. '과거의 것을 소중히 여기고, 잊지 말자.' 그러나 역사 수업 때 이 메시지가 전해지기는 커녕 항상 졸리기만 했습니다. 연도를 외우고, 위인의 이름을 외우는 등 그저 지루한 암기과목 중 하나였죠. 


저 같은 학생에게 과거의 것을 소중히 여기고, 잊지 말자는 메시지가 전해지기란 매우 어렵겠죠. 중간고사만 끝나면, 제 일상 속에서 과거의 가치는 고스란히 사라지곤 합니다.


그러나 '오이뮤'는 같은 메시지를 젊은 세대가 먹고 싶도록 합니다. 같은 메시지더라도 ‘오이뮤’는 전달할 수용자에게 메시지가 닿기 위해 정교한 기획을 한 것입니다. 타깃이 좋아할 만한 것, 취향, 라이프스타일 면밀히 관찰하고 우리의 메시지를 보다 잘 전하기 위한 고민의 흔적이 보입니다. 그렇기에 '오이뮤'가 전하는 ‘소중한 과거의 가치’는 고객의 일상 속에 스며들죠.


브랜드의 메시지를 먹기 쉽게 가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만의 명확한 메시지와 고객 중심적 사고가 균형을 이뤄야 하죠. 가끔 브랜드의 메시지에만 치중하여 좋은 메시지라도 잘 전해지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어떻게 전할지에 대한 고민들이 부족한 것이죠.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팝업스토어가 그렇게 느껴집니다. 고객에게 어떻게 메시지가 잘 전달될까에 대한 구체적 고민 없이, '팝업스토어를 열면 우리의 메시지를 먹어줄 거야' 하는 안일한 생각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메시지 그리고 콘텐츠 범람의 시대입니다. 자신들의 메시지를 어떻게 다르게, 그리고 고객들이 먹기 쉽게 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고객이 브랜드의 메시지에 공감할 수 있도록 고객 중심의 친절하고 다정한 ‘오이뮤’의 전달법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1 ‘오이뮤’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잊혀가는 과거의 문화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과거의 것을 현대인의 일상에 녹이기 위한 디자인을 제안합니다.


2 ‘오이뮤’는 어떻게 과거의 것을 젊은 세대의 일상에 녹였을까?

과거의 것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옛 것에 새롭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더합니다. 과거의 물건이 젊은 세대의 일상에 녹아들 수 있도록 익숙한 형태로 제안합니다. 타깃의 커뮤니케이션 특징을 반영하여 접점을 관리합니다.




마지막 한마디

“전해지지 않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확실히 전해야 합니다”  아스콤 편집국장이자  '말은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의 저자 가키우치 다카후미의 말입니다. 결국 브랜드의 메시지는 고객에게 전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브랜드의 메시지가 고객의 삶에 녹아들 수 있도록 고객에 대한 꾸준한 관찰과 다정한 제안, 설득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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