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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가찌 Feb 07. 2021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마음

다다르다 서점일기 #61 반복된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마음 

@다다르다 , 대전 은행동 


지난주 제주 출장과 여행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 삶과 여행의 경계선 없이 살아가기를 바라지만, 반복되는 일상에서 새로운 감정을 느끼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가지고 있는 호기심을 최대한 자극해 낯설게 바라보는 것이 좋겠지만, 오랜 여행의 경험이 채워줄 감정인 것 같다. 서가를 정리하다가 베를린 섹션이 꾹 눌린 것을 바라보며 지난 주였으면 잔뜩 화가 났을 텐데, 여행을 다녀와서인지 서점이 익숙하지 않을 누군가의 새로움을 생각하니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베를린에서 만났던 독립서점을 생각하니, 언젠가 다시 떠날 날을 준비하며 오늘과 내일을 더 즐겁게 살기로 했다.


다다르다를 처음 방문하는 이들과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대부분 다른 지역에서 여행 온 이들. 시티페스타 지도를 펼치고 동네 구석구석을 소개하면 대부분 몰랐던 대전의 신비로움을 느낀다며, 다시 오겠다고 이야기한다. 어느 작가가 좋아하는 맛있는 커피집, 아기자기한 문구 소품 숍, 서점원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동네 카페, 소극장과 갤러리, 고즈넉한 골목. 오늘 꼭 둘러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좋아하는 공간을 잔뜩 전했다. 네 군데의 독립 서점도. 반복되는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감정으로 서로의 삶이 안온하면 좋겠다. 다다르다에서 머무르는 감정도. (서점원 라가찌) 


"일기를 쓰는 건 자신의 마음이 가고 있는 지도를 스스로 그려 가는 일이다. 지난 한 달간 나는 生에서 人間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아직 생의 종착역까지는 많이 남았다. 내 열차가 너무 많은 승객들로 대화조차 불가능한 것은 곤란하지만, 아무 승객도 없이 그저 운행 일정을 지키기 위해 달리는 열차가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종착역은 같지 않더라도,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한 명의 승객이 있었으면 좋겠다. 젠장, 이곳도 가을이다." (p.162)

『베를린 일기』 최민석, 민음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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