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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현 Jan 18. 2021

책 읽기 좋은 시간

새벽이 기다려지는 이유

책을 좋아하지만, 최근 들어 책과 거리가 멀어졌다는 기분이 들었다. 항상 어딜 가든 책방을 찾아서 들르고, 책 한 권씩 사서 나왔지만. 그런데도 책과 멀어졌다고 느끼는 건, 사놓고 읽은 책은 얼마 없어서이다. 매달 받아보던 매거진의 정기구독 기간이 끝났는데도 갱신하지 않았다. 심지어 1년 동안 포장을 뜯지 않은 책도 있다! 독서가 아니라 단지 책을 사는 것이 취미가 되어버렸다. 


유튜브, VOD 서비스 등 짧은 시간 동안 자극적인 재미를 주는 것이 많아져서일까? 책 펴는 게 힘든 일도 아니고, 그저 가벼운 종이 한 장만 넘겨서 읽기 시작하면 되는 건데. 그 간단하고 단순한 행위가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어딘가에서 “읽을 책을 사는 게 아니라 산 책 중에 읽는 거다.”라는 김영하 작가님의 말씀을 봤다. 이 말을 가슴에 새긴 나는, 그동안 책을 ‘사는’ 취미를 합리화하며 책을 사서 그대로 책장에 꽂아놓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책과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 우연히 자기 전에 책을 펴본 이후로, 새벽마다 침대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하고 있다. 새벽 2시가 넘은 시간에는 무엇에게도 방해받지 않는다. 그리고 뭐라 설명하기 애매한 기분, 소위 말하는 ‘새벽감성’은 책에 온전히 집중하는 데 톡톡히 도움을 준다. 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었다. 덕분에 일주일에 최소한 책 한 권은 완독하고 있다. 책은 느리고 담백한 매체여서일까. 확실히 자기 전에 유튜브를 볼 때보다 기분이 안정되는 게 실감이 난다. 글을 쓰고 싶다는 의욕도 생기고!      


책을 읽다 보면 새벽하늘이 밝아오는 게 아깝다. 덕분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 패턴이 반복되지만, 이것도 뭐. 지금처럼 바쁘지 않을 때나 즐길 수 있는 거니까. 한동안은 계속 새벽은 책과 함께 보낼 생각이다. 그동안 사서 꽂아놓은 책들. 조만간 다 읽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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