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당하는 그들만의 경제학
이 책은 독일의 경제학자 하노 벡이 쓴 자본 시장의 진실과 인간의 심리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경제학을 공부하고 현업에 뛰어들어 겪은 이론과 현실의 차이를 행동 경제학으로 극복한다. 행동경제학은 심리학과 경제학을 합쳐 놓은 학문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의 심리를 분석하여 경제행위를 설명한다.
저자가 은행가로, 경제부 기자로, 투자가로 일하면서 겪었던 이해하기 어려운 많은 현상이 행동 경제학을 통해 해명되었고 이를 쉽게 설명하고 있다.
자본 시장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것과 달리 완전한 시장이 아니다. 인간 행동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인간이 실수하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면 자본시장도 이상해진다.
이 책에서 지적하는 인간의 약점을 이해한 후, 나의 약점을 잘 다스리고 다른 사람의 약점을 이용한다면 돈을 벌 수 있는 많은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주위의 부자들이 바로 그렇게 하여 부자가 된 사람들이다.
악단을 태운 마차가 떠들썩하게 거리를 지나가면 한 두 사람이 마차를 뒤따르기 시작하고 그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면서 무리가 점점 커진다. 이것이 밴드웨건 효과다. 집단행동이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설명할 때 주로 쓰인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행동을 무작정 따라 하는 이유는?
첫째, 무리에 속해 있을 때 얻는 안정감 때문으로 이는 인간의 본능이다. (본능을 거역하는 역행자가 되어야 한다는 자청님의 말이 생각난다.)
둘째, 집단에 속한 사람들의 정보에 영향을 받는다. 많은 사람이 선택했다면 그것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일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
셋째, 정보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 때문이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태도를 말한다.
자신의 생각과 실제 상황이 일치하기를 원하는데, 그렇지 않은 정보를 접하면 이를 제거하려고 한다. 한 가지 생각에 꽂히면 다른 정보는 아예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금융 전문 잡지나 기사를 열심히 읽는 이유는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고 자신들이 믿는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주가가 연일 폭락하면 이를 믿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폭락 현상을 인정하는 대신 구독하던 잡지를 끊어 버린다. 인지 부조화의 원인이 자신이 아니고 경제잡지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휴리스틱이란 복잡한 과제를 간단한 판단 작업으로 단순화시켜 의사 결정하는 경향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어떤 개별 대상이 특정 부류의 특성을 대표하는 것으로 보일 때, 그 개별 대상이 특정 부류에 속한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용어에 따른 대표성 휴리스틱의 예로는 과거 우리나라 증시에서 건설주가 급등하던 때에 건설화학이라는 종목도 함께 급등했던 적이 있었다.
제한적인 정보로 무엇인가를 판단할 때 대표성 휴리스틱을 사용한다.
동전을 던져 앞과 뒤가 나올 확률은 이론적으로는 5:5이다. 그러나 이는 무한 반복의 결과일 뿐이다. 던지는 횟수가 적을 경우에는 전혀 맞지 않을 수 있다. 즉 열 번 던져서 앞이 연속 10회 나왔다고 해서 그다음은 뒤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할 수 없다. 각각의 시도는 확률적으로 독립되어 있는데, 앞의 결과가 다음 시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착각하는 것을 도박사의 오류라고 한다.
우연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일정한 패턴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우리는 속아 버린다.
대표적인 예가 주식 차트의 흐름을 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과거 차트는 그냥 과거일 뿐 그 패턴이 미래에도 같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은 도박사의 오류다.
주식시장의 우연성을 잘 타나 낸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말을 들어보자.
"주식 달력에서 1,2,3,4,5,6,7,8,9,11,12월을 제외하면 10월이 가장 위험한 달이다."
우연히 일어나는 사건을 증권 시장과 큰 관련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이유는 우연에 대한 심리적 성향 때문이다.
한 펀드매니저가 15년 연속 시장을 이겼다고 해서 다음 해에도 시장을 이길 것이라는 근거는 없다. 15년 동안 운이 좋았을 뿐이다.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여름이 온 것은 아니다. 그리고 두세 마리가 왔다고 기온이 더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그럴듯해 보이는 연관성과 순위를 그냥 믿으면 안 된다. 항상 의심해 봐야 한다.
어떤 일에 지금까지 투자한 비용과 시간 노력 등이 아까워서 더 큰 손해를 입을 확률이 커도 포기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주식 시세가 끝없이 하락하는 데도 손절하지 못하고 들고 있거나 오히려 싸졌다고 더 사는 행위도 매몰 비용의 오류다.
오른 주식은 팔고 내린 주식은 계속 보유하려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손실을 두려워한다. 손실이 났을 때 자신의 판단 착오를 인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는 희망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더 큰 위험을 감수한다.
내린 주식이 언젠가는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평균으로의 회귀라고 한다. 어떤 자료를 토대로 결과를 예측할 때 그 결과 값이 평균에 가까워지는 경향성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내린 주식은 언젠가 다시 오르고 오른 주식은 언젠가 다시 내릴 것이라는 평균 회귀 심리에 따라 오른 주식을 팔고 내린 주식은 계속 보유하는 것이다. 반대로 하면 돈을 벌 수 있다.
보유한 주식을 팔지 말지 결정할 때 기대 효용 이론에서는 주식을 팔았을 때 생기는 총비용을 계산한다. 반면 전망 이론에서는 총비용이 아니라 매수가와 현재 시세를 비교하여 비용을 계산한다.
어떤 상황이나 사물의 가치를 판단할 때 뇌는 비교 대상을 찾는다. 하지만 적당히 비교할 만한 수치가 없을 경우 주어진 정보 내에서 제 멋대로 판단한다. 이때 주어진 정보는 타당성 여부와 상관없이 일종의 닻(Anchor)으로 작용하여 판단 기준이 된다. 이를 정박 효과라고 한다.
이러한 정박 효과를 이해하면 증권 시장이 왜 불규칙적으로 변하는지 설명할 수 있다. 모든 주식의 현재 시장 가격은 강력한 닻 구실을 한다. 그리고 시장 참여자들은 현재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미래를 진단한다. 그래서 주가가 올랐으니까 사고, 내렸으니까 파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다.
정보를 제시하는 방법에 따라 받아들이는 의미가 달라지는 효과를 말한다. 예를 들어 '80% 무지방 고기'가 '20% 지방 함유 고기' 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프레이밍 효과를 활용하면 정박 효과 때문에 저지르는 오류를 막을 수 있다. 주식을 샀는데 예상 못한 악재가 터져 폭락하면 매수 가격이 닻으로 작용하면서 팔지 못한다. 이렇게 정박 효과와 손실회피 심리가 합쳐져 큰 위험에 이른다. 이때 프레이밍 효과가 도움을 줄 수 있다. 매수 가격과 상관없이 주식을 판 대금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상상하는 것이다. 초점을 매수 가격에 두지 않고 매도 후 잔액에 두는 것이다.
프레이밍 효과와 정박 효과에 빠지지 않으려면 단호한 결정이 필요하고 또 왜 그래야 하는지 철저하게 의문을 가져야 한다.
능동적인(적극적인) 선택을 했을 때 발생할 결과가 두려워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현상 유지하려는 태도를 말한다. 소유한 물건에 애착을 느끼는 소유 효과로 인하여 현상 유지 편향이 나타난다. 현재 주식 포트폴리오를 가급적 그대로 유지하려는 심리도 이에 해당하는데 꼭 팔아야 하는 상황임에도 현상 유지 함으로써 큰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실제로 사건의 결말을 안 후에 뒤돌아 보면 그런 결말이 당연하게 보이는 것을 말한다. 주가가 하락할 거라고 얘기했지? 하는 식이다. 하락한 후에 보면 사전에 이미 하락할 징조가 보였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사후 확신 편향이 생기는 이유는 새로운 정보가 과거 기억을 덮어 버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건 결말을 알고 나면 뇌는 전체 과정을 새롭게 다시 구성한다. 그래서 실수로부터 무언가를 배우지 못한다.
기술적 분석은 점성술보다는 믿을 만하지만 과거가 다시 반복되기를 희망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지만 '구조적 단절'이라고 부르는 일이 늘 발생하기 때문에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구조적 단절'이란 세상은 단절된 것처럼 급격하게 변한다는 뜻으로 한 말이다.
주식투자는 위험성이 있지만 주가가 오르기를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한 사람은 해 볼만하다.
전 세계 증권시장의 통계를 보면 15년 내내 투자한 사람은 연평균 6% 수익을 올렸고, 최적의 투자시기인 10일을 놓친 사람은 2% 수익을 올렸고, 최적 투자기간 40일을 놓친 사람은 4% 손실을 보았다. 결론은 장기적으로 15년 내내 팔지 않고 투자를 해 두어야 최고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이다.
장기 투자는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 날 뿐 아니라 중요한 날에도 투자를 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중요한 날이란 주가가 많이 오르는 날을 말한다. 단순 분산 투자 방식과 프랙털 기하학을 고려하면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방식보다는 장기투자가 더 중요한 요소이다. 시간은 금이다.
'프랙털 기하학' 은 일부 작은 조각이 전체와 비슷한 기하학적 형태를 말한다. 이런 특징을 자기 유사성이라고 하며, 자기 유사성을 갖는 기하학적 구조를 프랙털 구조라고 한다.
그레이 마켓이란 합법적 시장(화이트 마켓)과 암시장(블랙마켓)의 중간 시장을 말한다.
그레이 마켓 사람들은 손실 회피 심리를 이용하여 고객을 유혹한다. 세금을 얼마나 내십니까? 그걸 돌려받고 싶지 않으십니까?라는 질문으로 세금을 불필요한 비용 정도로 생각하게 만든다. 이를 피할 수 있다는 판매원의 말에 솔깃하게 만드는 것이다.
유명인이 광고에 출연함으로써 신뢰감을 심어주는데 이때 사람들은 확증 편향에 빠져 유명인의 긍정적 이미지와 상품을 연결시켜 결국 구매를 한다.
만약 고객이 머뭇거리면 현상유지 편향을 이용하여 이렇게 말한다. 이미 돈을 투자했는데 이제 와서 그만두어서야 되겠습니까? 그러면 대개 투자 철회를 하는 대신 추가 투자를 한다.
이미 걸려들어 투자를 한 사람은 매몰 비용의 오류를 생각해야 한다. 손해 본 것은 손해 본 것이다. 여기서 중단해야 한다. 손실 난 주식은 물타기 하는 것보다 파는 것이 낫다. 오히려 세금 혜택도 있으니 말이다.(미국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표준 계산 시 양도 이익에서 양도 손실을 제외해 주니까.)
1. 집단 광기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주가를 매일 확인하지 마라
2. 투자 세계에 언제나 통하는 법칙은 없다
3. 본전 생각을 버려라
4. 푼돈의 무서움을 기억하라
5. 손해를 인정하라
6. 늘 처음을 생각하라
7. 말의 핵심을 파악하라, 정박 효과에 빠지지 않으려면 의식적으로 반대해 보라
8. 돈을 쓰기 전에 며칠만 기다려 보라
9. 포트폴리오 전체를 생각하라
10. 작은 변화를 자주 시도하고 오래된 습관을 의심하라
인간은 단기적으로는 행동한 것을 후회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하지 않은 행동을 후회한다.
11.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비용이다
12. 돈을 벌었을 때가 가장 위험한 때다
13. 투자를 기록하라 사후 확신 편향의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다
14. 늘 의심하라 현상 유지 편향에서 벗어나라
15. 계좌에 이름표를 붙여라
16. 금융 위기는 생각보다 자주 온다
17. 자동 이체 자동 주문을 활용하라
18. 투자는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지금 당장 시작하라
심리학과 경제학을 합쳐놓은 학문인 행동 경제학을 공부하면 주식 투자에 많은 도움이 된다.
경제 활동을 하면서 심리학을 모르면 늘 손해를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인간의 심리는 그다지 합리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인간 본능에 따라 행동하면 손실을 보는 것이 당연하다.
특히 주식투자를 하는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심리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한다.
이미 잘 알고 있는 투자 관련 격언도 이런 심리적인 편향에서 벗어나라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행동 경제학의 주요 이론들을 주식투자자의 심리 분석에 활용하여 투자의 아이디어로 완성한 이 책은 투자 마인드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해 준다. 특히 내가 시장을 읽을 수 있다는 착각에서 완전하게 벗어나게 해 주었다. 역시 장기 투자가 답이다.
이 책을 곁에 두고 하루에 한 페이지씩 읽으면 투자자의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