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산적독서가 Mar 08. 2022

독후감 JYP 저 <무엇을 위해 살죠?>

박진영의 인생 에세이

우리가 잘 아는 그 사람 가수 박진영의 책 <무엇을 위해 살죠?> 를 읽었다. 



박진영 대표가 성경을 읽고 믿음을 갖기 시작한 지 7년 만에 참 믿음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구원을 얻게 된다. 이어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 몰두하면서 이 책을 썼다. 2020년 8월에 나온 책이다. 



그래서 좀 색다른 독후감을 쓰고 있다. 그간 주로 읽던 책과는 결이 조금 다른 책이기 때문이다. 책의 앞부분은 인기 연예인이자 성공한 사업가의 어릴 때부터 살아온 인생 이야기이고 후반부는 종교적인 이야기인데, 그래도 교양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는 수준이라 끝까지 읽는 데는 별 무리가 없었다.



언젠가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대표가 TV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평소와는 좀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세히 들어보니, 건강 이야기를 하면서 몸에 좋은 것을 먹는 것보다는 좋지 않은 것을 먹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면서 자기가 쓴 책에 자세하게 다 나와있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또 공황장애가 있는 옆 자리 연예인에게, 그 책을 읽으면 공황장애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조금은 황당한 소리 같아 더욱 궁금해졌다.


어, 그래? 가수 박진영 씨가 책을 썼어? 평소 새로운 책에 관한 정보를 얻으면 바로 찾아보는 습관대로 이 책을 찾아냈다.



머리말에 이런 말이 있다.


나는 지금 뭘 위해 살고 있지?

그냥 이렇게 살다 죽는 걸까?

죽으면 어디로 가지?



우리 인간이 힘들고, 외롭고, 쓸쓸하고, 허무하고, 공허하고, 불안하고, 두렵고, 과거의 어떤 일이 나를 놓아주지 않고 있는 등의 마음의 병 증상들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우리 모두가,


왜 태어난지도 모른 채 태어나,

왜 사는지도 모른 채 살다가,

죽어서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죽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마음의 병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하여 이 책을 썼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저자는 성경 안에서 이 모든 마음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해답을 찾았다고 한다.


한 때, 완전한 결혼을 통해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을 이루겠다는 허황된 꿈을 향해 달려가던 저자는 결국 무너지고 만다. 그리고 그 후 다시 삶의 진정한 답을 찾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게 쓴 책이다.  


책의 전반부에는 저자가 살아온 과정을 비교적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어린 시절 엄마가 누나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고 배워 책을 읽을 수 있었고, 초등학교 시절에는 예쁜 여자 선생님으로부터 피아노를 제대로 열심히 배웠다. 이때 이미 머리가 좋은 아이라는 증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의 직업 때문에 미국으로 가서 학교를 다니게 되었고 이때 월반을 할 정도로 성적이 좋았고 또, 이 시기에 현지에서 배운 영어는 나중에 성공의 큰 도구가 된다.  


그런데, 사랑에 일찍 눈을 떠 초등학교 4학년 짜리가 사랑하는 여학생에게 고백을 했으나 거절당하는 아픔을 겪는다. 그는 이성을 좋아하는 감정이 정말 파워풀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러한 감정이 사랑으로 이어지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다. 그리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멋진 남자가 되어야 한다는 목표도 함께 세웠다.



초등학교 4학년 말에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고 5학년 때 또 사랑하는 여학생이 있었으나 끝내 졸업할 때까지 말을 못 하고 졸업 후 헤어지는 아픔을 또 겪었다. 두 번째 사랑의 아픔이었다.


중학교 때는 다소 위험한 시기를 보냈다. 소위 불량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중학생으로서는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했다. 자연히 성적은 떨어졌고 걱정이 된 아버지는 반에서 1등을 하면 뭐든지 사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이에 저자는 좋은 머리로 열심히 공부하여 1등을 했고, 약속했던 대로 아버지는 결국 오토바이를 사 주었다.


중학생이 오토바이라니. 그 후로 점점 안 좋은 모습을 보이다가 급기야 싸움에 휘말리기까지 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었던 어머니의 결심으로 강 건너 잠실로 이사를 했다. 새로운 중학교로 전학한 후부터는 안정된 학교 생활을 했지만 또 새로운 여학생을 만난다. 친구의 누나를 좋아하게 된 것이었다. 


결국 친구의 누나와도 헤어질 수밖에 없었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에도 여전히 공부는 하지 않고 소위 말하는 날라리 같은 방식으로 놀기만 했다. 날라리란 바로 춤과 클럽에 심취한 것이었다. 고3 때는 학생회장에 당선되어 공약으로 내세웠던 학교 축제에 가수 초청 공연을 실행에 옮기는 등 이 분야에 재주를 보이기도 했다.


대학교 입학 때도 아버지는 자동차를 사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SKY 중 한 곳에 합격하면 자동차를 사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는 죽어라 공부했다. 워낙 머리가 좋고 목표 지향적인 저자라서 연세대에 합격했고 흰색 코란도 Jeep 오픈카를 선물로 받았다.


중학교 때는 오토바이, 대학교 때는 Jeep차, 보통 사람이 보면 재벌 2세 날라리의 표상으로 보일 법도 하다. 그렇게 차를 타고 다니면서 클럽에서 춤추고 노는 데 열중했다. 


그런 대학교 시절을 보내던 중, 우연히 김창환과 김형석을 만나게 되고 그리고 가수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가수가 되었고 <날 떠나지 마>라는 곡을 발표했지만 이렇다 할 반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던 중 운명의 여인을 만나 서로 사랑하게 되었다.


원래 꿈은 특별한 여자를 만나 결혼함으로써 영원하고 완전한 행복을 얻는 것인데 이제 특별한 여자를 만났으니 그녀를 위해 성공하는 일이 단기 목표가 되었다. 가수로서 성공하기 위하여 열심히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SM 엔터의 오디션에도 두 번이나 떨어졌다.


그런데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날 떠나지 마>가 제일기획에서 제작한 센스민트라는 껌 광고 배경음악으로 채택되어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광고 영상 자막에 가수 박진영이라고 떴다. 모델이 정우성 씨였는데 당시 그도 신인이라 얼굴이 잘 안 알려진 상태여서 가수 박진영이 정우성인 줄 알고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인기가수가 되고 TV에도 출연하고 비닐바지 사건도 일으키고 청와대 망사 의상 출입도 하고, 문제적 가수로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런데 이 당시 자신이 만든 곡이나 여러 가지 행동들은 모두 스스로의 신념에서 나온 것이지 반항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후 JYP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방시혁을 작곡가로 영입하여 함께 기획사를 운영했다. 사업가로서 성공을 이루고 이어 28세에 앞서 말한 그 운명의 여인과 만난 지 6년 만에 결혼했다.


그리고 해외진출의 꿈을 갖고 미국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나 막바지에 예기치 못한 리만브라더스 사태 발생으로(2008년) 현지 음반사가 자금난을 겪으면서 신인 프로젝트가 취소가 되고 말았다. 자금만 소모했을 뿐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말았다. 


물론 신인 프로젝트는 취소되었지만 가수 비와 원더걸스를 미국 무대에 데뷔시키는 일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는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극히 적은 부분의 성공일 뿐이었다.


미국 진출 실패 후 귀국한 박진영은 인생에 대한 깊은 회의에 빠졌다. 인생에 왜 이렇게 운이 많이 작용하는 걸까? 지금까지의 성공은 모두 운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평화로운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화목한 가정에서 자라고, 예쁜 피아노 선생님에게 피아노를 잘 배우고, 7살 때 미국에서 살면서 영어를 배우고, 그래서 마이클 잭슨을 알게 되고, 고비마다 도와주는 사람을 만나고, 가사, 멜로디, 안무 등이 계속 잘 떠오르고 등등 끝없이 운이 좋았던 일이 생각났다.



운은 그냥 랜덤 하게 일어나는 것일까?

아니면 운을 컨트롤하는 신이라는 존재가 있는 것일까? 여기서 처음으로 신 이야기가 나온다.



귀국 후 아내와 이혼했다. 이혼 사유는 이렇다. 이렇게 겸손하고 고귀한 인품을 가진 훌륭한 아내와 결혼했는데, 왜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을 얻지 못하는 걸까? 그녀와의 사이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생각이 그치질 않았다. 이게 이혼사유다.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은 저자가 끝내 찾아내고야 말겠다는 인생의 목표이자 꿈이었다. 삶의 시작과 끝, 출생과 죽음에 대하여 모른 채, 그 사이의 삶의 의미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니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복해질 수가 있다는 말인가?



박진영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그 모든 것을 알아야만 했던 것이다.



여기까지가 전반부다.





이제 책의 후반부, 성경공부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우리가 왜 태어났는지, 죽은 뒤엔 무엇이 있는지, 내가 찾고 있던 것에 대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종교와 철학의 이름으로 답을 제시해 놓았다. 하지만 내가 찾고 있던 것은 나와 같은 한계를 가진 인간의 대답이 아닌 전지전능한 창조주의 대답이었다.


이렇게 생각했으니 결론은 당연하다. 성경 밖에는 창조주를 찾을 곳이 없었다.


성경을 읽고 창조주의 말을 믿게 되고 그 믿음이 깨우쳐지지 않아 성지 이스라엘까지 갔다 오는 등 믿음을 찾아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한 과정이 나온다.


믿음에 관하여 이렇게 설명한다.



본인이 믿으려고 결심하거나 노력하는 능동적인 행위로서의 믿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여기까지는 인간 안에 있는 믿음이다. 정작 필요한 것은 본인에게 수동적인 사건으로 발생하는 믿음이다. 이 믿음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믿음이다.


믿음은 그냥 믿을 수 있지만 실제로 자연스럽게 믿어지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저자도 믿기로 결심하고 공부를 한 지 7년 만에 믿어지더라는 것이다. 믿음과 믿음이 저절로 느껴지는 것과의 차이는 비신자자인 나로서는 알 듯 모를 듯하다.


2010년 처음으로 성경을 펴고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참 평화와 참자유를 얻게 되니 너무나도 소중하게 느껴졌다고 하면서 이걸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썼다. 이 평화는 세상 어떤 것으로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마지막 부분에는 저자의 건강과 음악과 사업에 관한 신조를 밝히고 있다.


건강을 위해서는 좋은 걸 찾지 말고 안 좋은 걸 피하라.

음악을 만들 때는 가슴으로 시작해서 머리로 완성하라.

사업은 경제공동체가 아닌 가치공동체로 이끌어라.


유명 연예인, 인기가수, 작곡가, 기획사 대표 등의 이름으로 불리지만 공식 직함은 CCO이다.


CEO 가 아니다. Chief Creative Officer이다. 창작자라는 뜻이다. 후배 가수들이 PD님이라고 주로 부른다. 역시 창작자이다.


이런 유명한 사람이 이런 고민을 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책 후반부 내용은 기독교 전도서와 다름없지만 전혀 읽기에 부담이 없었다. 그것은 전반부에 자신의 성장 과정을 정말 진솔하게 모두 다 털어놓고 그러면서 생긴 고민을 성경을 통하여 풀어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은 구원을 얻었기 때문에 죽어서 천국에 갈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도 함께 천국에 갈 수 있는데 왜 믿지 못하는지 안타깝다고 적었다. 바로 전도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이론적으로 모든 것을 이해한 후 그 이해한 이론을 바탕으로 전도를 하니 나도 이해는 다 된다. 예수천국 불신지옥 하고 외치는 길거리 신자들의 행동도 이젠 조금은 이해가 간다. 그리고 유명 연예인으로만 생각했던 사람의 다른 면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다.




작가의 이전글 독후감 <거인의 포트폴리오> 강환국 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