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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Feb 07. 2019

여행을 마케터의 자산으로 바꾸는 법

'마케터의 여행법'을 읽고

내 여행은 추억 자산에 불과했다


대학교에 오고 3번의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국내 여행은 할머니가 계시는 대구, 부산 외에는 거의 다니지 않았고, 해외여행으로 타이베이, 홍콩, 오사카에 다녀왔다. 여행을 다녀와서 항상 사진과 기록을 정리하는데, 항상 아쉬움이 남았다.

"이럴 거면 패키지여행을 갈걸!"


친구나 동생과 즐거움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나의 여행은 특별한 준비없가 없는 여행사와 여행 블로거를 참고해서 만든 부실한 모조품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여행을 할 거면, 패키지여행을 신청해서 같은 루트를 더 저렴하고, (단체 버스로) 이동도 편안하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유익하게 다니는 편이 낫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그나마 오사카 때는 타이베이와 홍콩 여행 때의 아쉬움을 줄이기 위해서 내 나름대로 준비를 해보려고 했다. 그동안 마케팅을 공부하며 귀로 들었던 무인양품, 츠타야 서점, 돈키호테 등을 지도에 체크하면서 방문해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어학과 지식의 부족 등으로 생각보다 많은 것을 느낄 수는 없었다. 


그렇게 오사카 여행에서 경험자산을 쌓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고 1달 정도가 지났다. 그러다 서점에 방문했는데 한 책이 눈에 들어왔다. 제목부터 매력적이다. 마케터의 여행법. 여행은 훌륭한 경험 자산이며, 그런 경험자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나같은 마케터들을 타겟팅하는 퍼펙트한 제목이었다. 나 역시 미끼를 물고, 서점에서 바로 구매를 하게 되었다.


그냥 여행과, 마케터의 여행은 달라야 한다


이 책의 저자이며 브런치의 작가이신 김투몽님은 유럽에서 거주하며 마케터다. 유럽이 소비 수준이 높은 만큼 소비 트렌드가 앞서서 이들을 통해서 다양한 사례를 직접 관찰하고 투자의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매력이 그를 유럽에 머무르게 했다고 한다.


특히 마트와 슈퍼마켓을 자주 다닌다는 이야기가 눈에 띄었다. 나도 평소에 장을 보면서'어떤 회사에서 신제품이 무엇이 나왔구나', '가격대가 어느 정도구나'를 확인하는데, 이는 피상적인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마트를 통해 그 이상의 것을 보고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떠올랐다.

현지인들이 먹는 다양한 식품 및 식자재를 구경하고 맛보는 즐거움에다 여행 경비를 줄이는 이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한 사회의 소비자와 브랜드가 가장 많이 모이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유럽 소비자들이 어떤 식자재를 선호하고 어떤 방식으로 장을 보는지 엿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제품 포장 디자인, 공정무역, PB, 간편식, 유기농,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앞서 있는 매력적인 먹거리와 식품 브랜드도 관찰할 수 있다. - <마케터의 여행법> 8p

이처럼 같은 마트에 방문을 해도, 사람마다 보고 느끼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그렇다면 마케터들이 여행을 통해서 이런 것들을 느끼려면 우리는 어떻게 여행을 해야 할까? 


1.

제일 먼저 마케터의 프레임 frame을 가지라고 이야기한다. 프레임은 특정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 및 사고방식이라는 뜻을 가지는데,  마케터의 프레임으로 여행을 하는 것은 단순한 관광객의 프레임으로 여행을 하는 것과 분명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회사의 마케터라면, 여행 중 사람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브랜드가 무엇인지, 그리고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무엇을 주로 하는지 등 일반적인 프레임으로는 스쳐 지나갈 것들에 주목을 하고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2.

사전 학습과 커뮤니케이션도 강조를 한다. 사전 학습의 중요성은 아는 만큼 보인다로 설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책의 작가는 여행하고 싶은 지역에 대한 공부를 마친 후에 여행 일정을 잡으라고 이야기할 만큼 사전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여행을 다녔던 나의 뼈를 때리는 말이었다. 


가끔 여행을 장기간 다녀온 친구들에게 '여행 어땠어?'라고 물어보면, 처음 며칠은 신선했는데 한 3일 지나니까 말 안 통하는 한국에 있는 느낌이야라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건축 양식이 다를 수도 있지만, 요즘 도시라는 것을 구성하는 것이 다 비슷하기 때문에 아마 서울과 유사한 점이 많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행의 차이를 가져오는 것이 바로 사전학습과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한다. 다양한 책과 다큐멘터리, 인터넷을 통해서 공부를 하고, 더 나아가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된다면 아마 보이는 것도 달라지고, 느낄 수 있는 것들도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3.

현대 미술관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책의 저자는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장소를 방문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여행은 즐거움이 최우선이며, 좋아하는 것일 때 내가 느낄 수 있는 것의 깊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마케터들이 한 곳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현대미술관을 추천하겠다고 말한다.

현대 미술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인간의 욕망에는 자본이 몰리는 법이므로 투자를 위해서는 동시대인들의 다양한 욕망을 알아야 한다. 예술가들은 섬세하고 예민한 감각의 소유자들이어서 타인의 욕망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며, 그 능력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욕망이 투영된 작품들을 선보인다. - 마케터의 여행법 37p

지난 학기에 '미술의 이해'라는 교양과목을 신청했다. 인스타그램을 보면 미술관에 방문해서 사진을 찍는 친구들이 정말 많아지면서, 이것이 하나의 문화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전까지 미술에 대해서 1도 몰랐기 때문에 이번에 좀 알아봐야지 생각을 하고 수업을 신청했지만, 단순히 작품과 작가를 외우는 암기형 시험만 준비했을 뿐 미술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도 찾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온 저 구절을 통해서 마케터로서 내가 왜 미술을 공부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미술의 영역에 접근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국내에도 현대미술과 관련된 전시회가 많이 열리는데, 기회가 되면 방문해봐야겠다.


여행을 계획한다면 블로그보다 먼저 봐야할 책


이 책에는 이런 마케터의 여행 기술을 외에도 마케터의 관점에서 바라본 유럽의 수많은 유통, 식품 브랜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앞서 여행에 있어서 사전학습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 책만한 '사전 학습서'가 없을 것 같다. 최근에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떠난 후배가 있었는데, 조금 더 일찍 이 책을 알았더라면 미리 추천을 해줬을 텐데라는 생각도 했다. 이제 취업준비를 하고, 졸업을 하면서 언제 해외로 떠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그때가 온다면 다시 이 책을 펴볼 것 같다. 여행과 마케팅, 그리고 마케터의 여행에 대해 많은 점을 배우게 된 이 <마케터의 여행법>의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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