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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Feb 17. 2019

우리가 설문조사에서 말하지 않는 것들

'모두 거짓말을 한다'를 읽고

잘 설계된 리서치도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


닐슨, 갤럽, 매트릭스처럼 조사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들이 존재할 정도로 '조사'를 잘하는 것은 비즈니스에서 매우 중요하다. 소비자의 needs와 wants를 파악하고 그에 알맞은 제품과 서비스를 적절한 양으로 제공하는 것이 비즈니스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에서는 '마케팅 조사론'과 같은 수업을 듣고 설문조사 과정을 설계하는 법을 가르치고, 기업에서는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서 리서치 전문업체에 의뢰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 '모두 거짓말을 한다'에서 세스 스티븐슨 박사는 이런 사회조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이런 사회조사들이 우리의 진실된 욕망을 보여주는가?



구글링,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순간


저자는 이런 조사들은 인간의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social desirability bias 때문에 솔직한 응답을 보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가령 지난 선거에서 투표를 했냐는 설문조사를 실시하면, 높은 비율로 그렇다고 응답을 한다. 하지만 실제 지난 대선의 투표율을 살펴보면 응답비율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를 알 수 있다. 이밖에도 도서관 이용, 기부 등에 대한 조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게 된다. 이처럼 사람들은 익명이 보장이 된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 생각되는 쪽으로 응답을 하는데 이를 사회적 바람 직성 편향이라고 한다.

Validity of Response to Survey Questions(1950), (책 129p)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 솔직해지는 순간이 있다. 바로 혼자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는 순간이다. 평소에 사람들에게는 말 못 할 이야기들을 우리는 혼자서 구글에 검색을 하게 된다. 밖에서 멀쩡해 보이는 사람도 집에 들어가서 '우울증을 극복하는 법',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법'등을 검색하는 등 솔직한 자신을 보이게 된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검색으로 얻어진 빅데이터가 진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밖에도 분석기술의 발달에 따라 사진, 종이화 되어있던 문서 등 비전형적이며 비정형적인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는 점과, 작은 집단에 대해서도 클로즈업이 가능해진다는 점, 그리고 이런 빅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환경을 통해서 무작위 실험(일종의 A/B test)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상관관계를 넘어 인과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빅데이터의 장점으로 꼽기도 했다. 


다른 장점들은 다른 빅데이터와 관련된 책에서도 볼 수 있었지만, 이 책에서 특히 진실을 보여준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특히 섹스, 인종차별과 관련된 일종의 사적이고 자극적인 주제들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보여주는데, 이런 사례들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연인 사이의 대화나 감정이 중요하다고 말을 하지만, 실제 배우자와 대화가 없어서 고민이라는 검색보다 섹스리스에 대한 검색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나, 인종차별에 대해서 나쁘다고 말을 하지만 실제로 그들을 비하하는 단어를 검색하는 검색량이 적지 않다는 점이 사람들의 실제 속마음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끝으로 

1.

책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빅데이터가 가지는 힘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다양한 사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는 부유한 지역의 사람들의 수명이 높다는 결과였다. 아마 부유한 사람들이 건강에 쓰는 비용이 더 높기 때문이라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통해서 작은 집단을 확대해보니까, 부유한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의 수명이 가난한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과도 차이가 크다는 것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이 조사에서, 부유한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은 부유한 사람들의 생활습관을 받아들여서 더 수명이 길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이를 통해서 나를 둘러싼 환경의 중요성과 성공을 위해서는 의지를 믿지 말고 좋은 환경에 들어가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

만약에 마케팅 조사론 수업이 변화한다면, 단순한 설문조사가 아니라 이런 구글 트렌드나 검색어와 관련된 지표에서 키워드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무엇과 비교를 할 것인지 등으로 변화할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예전에 일했던 스타트업은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자와 1,2위를 다투고 있었는데 이런 검색과 관련된 트렌드를 활용했다면 우리 서비스와 관련된 진실된 needs와 wants를 파악해서 서비스를 개선했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3.

물론 이처럼 빅데이터가 인간의 진실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런 데이터들은 인간의 사생활 침해 등 윤리적인 문제들과 연결이 되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하면 진실된 욕망을 마주하고,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와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지 고민해봐야겠다.


'모두 거짓말을 한다 Everybody lies' 서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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