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에세이시
그리움 뒤로 숨기
어눌하기만 하던 말하기도 하면 할수록
말솜씨가 느는 것처럼 잦은 그리움을 이겨내다 보면
감정의 뒤로 숨기가 익숙해집니다.
그립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지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한정 없이 마음이 허전했던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해도 의지가 집요해지 않았을 겁니다.
설핏 지나가는 바람에도 마음이 베여 아팠었습니다.
말수가 없어지고 나에게로만 파고듦이 깊어졌었습니다.
그리움 하나에 다른 그리움을 겹쳐내길 시작하면서
중첩된 그리움을 뭉쳐 하나의 질량으로
감당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그리움의 뒤에 숨기가 쉬워졌던 것입니다.
감추고 있던 기억의 편린들을 꺼내 조립해 내면서
숨기 위해서는 오히려 드러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디에서든 말하기의 톤이 울림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겨울과 봄이 서로의 영역을 양보하지 않으려
버티고 서있는 대숲을 거닐다 흥얼거렸습니다.
그러한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면서부터
그리움에서 빠져나오기가 수고롭지 않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