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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수 Oct 16. 2018

17화. 제주 지질트레일 행사에 참여한 봉사단

문화예술창고 몬딱

#1. '2018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행사


제주흑우 사진 작업을 계기로 제주 정착 생활을 시작한 지 이제 1년 10개월째이다. 나는 제주살이를 하면서 마을 감귤창고 하나를 작가의 작업실 겸 갤러리, 문화예술 공간으로 만들어 왔다. 얼마 전에는 재능나눔 봉사활동을 해 보자는 뜻으로 그동안 알게 된 여러 사람들과 함께 봉사단도 만들었다. 이름은 ‘몬딱나누미 재능나눔 봉사단’이다.


‘문화예술창고 몬딱’과 함께 ‘몬딱나누미 재능나눔 봉사단’도 제주 사회에 조금씩 알려지면서 각종 행사에 가끔 부름을 받고 있는데, 이번에는 제주도 세계지질공원트레일위원회가 주관한 '2018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행사에 봉사단이 초대되었다. 한라일보 담당자가 행사 초대 공문을 메일로 보내왔다.


“공연, 요리, 사진, 미술 등 다양한 참여를 부탁합니다!”    


이 지질트레일은 ‘도민과 관광객들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대표명소인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일대 3개 탐방코스를 걸으면서 길이 품고 있는 생태·역사·문화적 가치를 확인하고, 이를 활용해 마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고민하자는 취지’의 행사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 봉사반이 참여해서 행사에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행사는 9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4일간,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된다. 행사장에서 제공하는 몽골텐트를 사용하여 몇 가지 체험 프로그램과 공연, 전시, 음식 판매 등을 하면 될 듯하다.


‘몬딱나누미 재능나눔 봉사단’은 ‘사진 봉사반, 미술 봉사반, 공연 봉사반, 요리 봉사반, 보수정비 봉사반, 책읽어주기 봉사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수십여 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단체 카톡으로 의논해 보니 금방 마음이 모인다.    


공연반에서 배장이 님의 1인 밴드 공연, 서란영 님의 팬플루트 연주, 고형일 님의 색소폰 연주를, 요리반에서는 박일근 요리사의 닭강정 요리를, 미술반에서는 서승환 작가의 산방산 팝아트 그리기 체험과 김수현 작가의 업사이클링 드럼통 전시를 준비하고, 사진반에서는 내가  갤러리트럭 전시를 하기로 하는 등 다채롭게 프로그램을 준비하였다.



모두 바쁜 시간을 내어 주니 감사하다. 행사를 준비하면서 기회다 싶어 봉사단원들의 단체 조끼를 맞추었다. 자주색에다 등판에 ‘몬딱나누미’ 로고를 인쇄하였는데, 미술반의 장지영 디자이너가 도움을 주었다. 옷은 다행히 행사 전날 도착하였다.    



박일근 요리사는 음식 준비를 위해 장을 보고, 감산마을 부녀회에서 가스버너 등 주방 기구를 빌려 왔다. 1인 밴드 배장이 님의 공연은 개막식 날에, 서란영 님의 팬플루트와 오카리나 연주, 고형일 님의 색소폰 연주는 둘째 날에 하기로 주최 측과 협의하였다. 미술반의 체험 프로그램과 사진반의 제주 풍경사진 갤러리트럭 전시는 4일간 연속해서 진행하기로 하였다.  


#2. 비바람에 악전고투한 봉사단  


9월 29일 행사 첫날, 일기예보에 따르면 제주는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강한 풍속에 비바람이 예상된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히 오전에 비는 안 온단다. 우리는 아침 8시에 ‘문화예술창고 몬딱’에 모여 김수현 작가의 1t 트럭에 행사용 장비를 싣고, 나의 갤러리트럭과 함께 행사장으로 출발하였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한 시간 거리나 되는 조천읍에 사는 배장이 작곡가가 벌써 음향 장비를 가져다 설치하고 있다. 그런데 설마 했는데 기어이 비가 오기 시작한다.    


“가수 혜은이도 온다는데, 오늘 개막 공연을 할 수 있을까요?”

“비가 와서 공연이 힘들 것 같은데요!”



행사 주최 측도 난감해한다. 공연 진행은 힘들어 보였지만, 그래도 우리는 재빠르게 행사용 천막에다 준비한 프로그램 설치를 시작했다. 나의 갤러리트럭도 텐트 바로 옆에 자리를 잡았다. 요리사 일근이 음식 준비를 시작하고, 작가 승환이 팝아트 그리기 체험장을 만들고, 작가 수현이 그가 만든 업사이클링 드럼통 전시를 시작한다. 거기다 나의 갤러리트럭도 사진을 펼치니 금세 행사장이 풍성해지는 듯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거세지는 비바람에 행사장 상황이 어려워진다. 주말인데도 관광객이 모이지 않고, 힘들게 시작한 개막 공연도 겨우겨우 공연을 마친다. 초대 가수 혜은이도 공연 도중 전원이 나가 마이크가 꺼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우리의 배장이 작곡가는 그 차례 무렵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결국 출연을 못 하고 말았다.    



거센 바람에 모두가 악전고투다. 서승환 작가의 팝아트 그리기 체험용 색연필과 종이가 한순간 바람에 힘없이 날아간다. 1t짜리 나의 갤러리트럭도 흔들거리고, 강력 자석으로 붙여 놓은 알루미늄 액자가 솟구쳐 날아간다. 닭강정과 핫바를 야심 차게 준비한 박일근 요리사는 더욱 힘들다. 가스 불이 바람에 꺼지기 일쑤고 튀김기도 종종 전원이 나간다.    


“형님, 우리 함께 닭강정 들어요!”

“준비한 재료가 엄청 남을 것 같아요!”    


일근의 말이다. 그럴 것 같다. 우리는 그래서 나흘 동안 닭강정과 핫바를 점심으로 먹었다. 9월 29일 토요일은 비, 30일 일요일은 거친 바람에 모두 속수무책이었다. 10월 1일과 2일은 평일이라 관광객이 많지 않았다. 어쨌든 우리는 끝까지 행사에 참여했고, 잘 마무리를 지었다.



악천후에도 봉사단 모두가 뜻을 함께한 4일이었다. 멀리 광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지원 나온 김미애 작가, 둘째 날 세찬 바람 속에도 멋진 공연을 보여 준 서란영 님과 고형일 님, 첫날 폭우 때문에 개막 공연을 놓쳐 아쉬움을 남긴 작곡가 배장이 님, 나흘간 내내 자리를 지켜 준 서승환 작가와 박일근 요리사, 장지영 디자이너, 운반용 트럭을 제공해 준 김수현 작가, 신영미 작가. 교대로 들러 손을 보태 준 박성하님,이숙경님, 미술봉사반의 김미현님과 딸, 홍린작가, 요리봉사반의 이부일님과 가족, 협력지원반인 현안숙님, 현정렬님, 김순조님, 주방 기구를 빌려준 감산마을 부녀회 등 모두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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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감귤창고를 업사이클링 한 '문화예술창고 몬딱 - 잇다.나누다. 즐기다' - 작가 작업실/갤러리/문화예술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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