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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다운 김잡가 Sep 07. 2024

Day40_그 끝내주는 비치를 이제라도 알게 돼서

나의 마지막 스노클링은 바다거북과 함께

마지막날에 비로소 알게 된 그 끝내주는 비치, 카할루우

아침 일찍 카할루우를 향하기로 했다.

짐을 싸야해서 최대한 가까이, 스노클링이 가능한 곳.

나는 산호초 보호로 일어나지도 못하게 하는 그곳을 많이 좋아하지는 않았다. 까다로운 감시자의 눈빛이 검은 성게가시같아서 스노클링 후 나올 때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었다.

아무튼 바쁜 마지막 날, 잠시만 할 스노클링이라 기꺼이 따라나섰고 가는길에 마지막 그린플래쉬 커피를 샀다.


오늘 물 상태가 너무 좋아서 남편이 스노클링 하기를 강하게 권하는 바람에 마지못해 바다에 발을 담그게 되었다.


결론은

안 했으면 어쩔 뻔 했나, 이렇게도 아름다운 바다를 못봤으면 서운했겠다 하는 생각. 맑고 예쁜 바닷속 살아있는 산호와 각종 물고기를 보니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이 슬퍼졌다.

나는 왜 이제야 이 곳을 좋아하게 된건지, 카할루우의 진가를 차마 알지 못한 채 작년의 기억으로 스노클링 하는걸 구경만 했던 지난날이 후회된다.

그래, 오늘이라도 알게 된 것이 다행이라 생각하자. 다음 번에는 카할루우에 오면 주저없이 뛰어들리라.

마지막 스노클링인걸 바다도 안 걸까, 감개무량하게도 바다거북을 보내주셔서 함께 수영을 했다.

나를 바다에 넣었다는 생각에  남편이 참 뿌듯해했다.

덕분에 마지막 물놀이 시간은 길어졌다.


마지막 날까지 친구 사귀기

점심을 먹고 잠시 쇼핑을 위해 로스에 갔다.

쇼핑센터에 자리잡은 스케쳐스에서 아이들과 조카들의 운동화를 구입하고 로스로 갔다.

우연히 코나 열방대학 선교사님 가족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아이들 캠프 정보도 공유해드렸다.

코나 4년 산 분들이지만 내가 아는 알로하 씨어터 프로그램과 동키밀 써머캠프에 대해 모르고 계셨다. 뭐지, 이 뿌듯함은...

약속이 있어서 서둘러 쇼핑을 마치고 계산대에 섰다.

쿠키오 케이키 비치에서 알음알음 우연히 만난 한국분이 있는데, 그 아이와 우리 아이들이 너무 재밌게 놀아서 가기 전에 꼭 한번 만나기를 청해주셔서 기꺼이, 콘도로  놀러오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로밍이 하루 일찍 종료된건지 어디서도 핸드폰이 터지질 않았다.

당황한 나머지 아까 만난 선교사님 부부께 핸드폰을 빌려 전화를 걸었다. 정말 깡시골인건가. 전화를 빌려주신 분과 내가 곧 만날 분이 놀이터에서 만났던 사이라고... 내가 만날 분은 마할로님도 알고있었다. 세상 참 좁다 싶었다.

아름다운 노을을 보며 콘도로 돌아왔다. 이 노을을 내일은 볼 수 없다니...

모녀 손님과 함께 대충의 식사를 한 후 내가 짐을 싸는 동안 꼬마손님과 아이들은 수영장엘 갔다.

와.

마지막 밤까지 친구랑 노는 우리가족. 참 대단하다.


우리 아무래도 또 와야할 것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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