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톤스, 안녕하신가영, 와인루프, 위아더나잇, 김해원
1. 페퍼톤스 - 카우보이의 바다
페퍼톤스가 돌아왔다. 초기의 일렉트로닉 사운드 중심 음악부터 4, 5집의 락밴드 사운드까지의 변모를 거치며 뚜렷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페퍼톤스가 6집 발매를 앞두고 첫 음원을 공개했다. KBS 2 예능프로그램 [건반 위의 하이에나]를 통해 장소 섭외부터 녹음 과정까지 숨김없이 공개하였으며 첫 무대 또한 선보였다.
곡은 바다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카우보이의 이야기. 카우보이는 한 장의 바다 사진을 가슴에 품고 '바람을 따라 황야를 건너 메마른 땅의 끝'을 넘어 바다를 향해 달려간다.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어보았을 환상같은 공간 혹은 목표를 향해 지치지 않고 힘차게 나아가는 카우보이의 이야기는 신재평의 기타와 이장원의 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락킹한 사운드와 함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이랴!
2. 안녕하신가영 - 한강에서
치맥, 라면, 돗자리의 한강. 이번주는 미세먼지 때문에 나갈 수 없겠지만 한강은 대개 삼삼오오 모여 웃고 떠드는 곳이다. 하지만 혼자 찾았던 한강의 평일 저녁은 쓸쓸했다. 내가 혼자라서 쓸쓸했던 것도 있을 테지만 유유히 흐르는 강물 옆을 조용히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그 강물 옆을 떠다니는 섬 같았다.
안녕하신가영이 오랜만에 발매한 싱글 '한강에서'는 그런 한강 옆의 사람들이 그려진다. 어딘가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는 마음 속 외로운 구석을 건드린다. 아주 맑지는 않은 그런 날, 한강 옆을 걸으며 듣는다면 '나혼자 이런 마음이구나'하는 외로움은 좀 줄어들지 않을까. 차분한 안녕하신가영의 목소리와 잔잔한 기타 선율이 조용히 위로를 건넨다.
3. 김해원 - 바다와 나의 변화
4년 전 김사월X김해원으로 자신들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며 인디씬의 루키로 부상했던 김해원이 정규 1집으로 돌아왔다. 김사월의 활동은 여기저기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지만 김해원의 음악 활동 이야기를 듣지 못해 의아해하던 참이었다. 그간 김해원은 음악 프로듀서 및 <소셜포비아>, <피의 연대기> 등의 영화음악 감독으로 활동해왔다.
앨범명과 동일한 '바다와 나의 변화 Sea And Myself'는 정규 1집의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다. 이 곡을 통해 김해원은 자신의 내밀함이 세계와 만나며 부서지고 변화하는 고통을 표현했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보컬과 기타 라인은 쓸쓸하고 위태로운 차분함을 만들어낸다. 안개 낀 한낮을 걸어다니는 기분이다. 분명 밝지만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뿌연 안개 속에서 답답하지만 소리지르지 않고 타박타박 걸음을 옮기는 사람의 음악을 듣는 느낌이다. 어쩌면 이것이 김해원이 음악을 하는 기분이 아닐까. 가만히 침전하는 새벽에 듣기 좋은 노래.
4. 와인루프 - 호수
와인루프는 2012년 결성된 혼성 2인조 음악 유닛이다. Wine Loop라는 이름은 세련되고 우아한, 중독적이고 반복된다는 의미로 깔끔하고 세련된 음악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재즈 팝 장르의 음악을 한다. 와인루프의 '호수'는 독특한 신스 도입부가 먼저 귀를 사로잡는다. 그리고 보컬 정가이의 미성이 뻔하지 않게 음악과 어울린다.
'젊음은 사람에게 준 가장 큰 축복'이라고 말하는 와인루프는 백조와 호수에 대한 이야기로 화려했던 그 때를 노래한다. 곡의 제목은 '호수'이며 앨범명은 'SWAN', 백조다. 와인루프는 호수를 '우리 삶에 있었던 가장 찬란했던 시절'을 보냈던 공간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백조는 그 호수를 떠나고 싶지 않다. 지나가는 세월보다는 화려하고 빛났던 그 시절에 머물러 있고 싶어한다.
생각해보면 그런 시절이 있다. 그 때는 참 좋았는데. 조금 더 어린 시절로 간다면 좋을텐데 - 그런 시절.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테고, 오늘은 나의 남은 생 중 가장 젊은 날이다. 그래도 그 때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기에 와인루프의 '호수'를 다시 한 번 듣는다.
5. 위아더나잇 - 멀미
시간과 공간으로서의 밤을 노래하는 위아더나잇이 싱글로 돌아왔다. 위아더나잇은 일렉트로닉 신스팝 장르의 유행을 가져올 것이라는 평을 들으며 떠오른 밴드로 2013년 4월 데뷔했다. 멤버들은 각자의 독자적 음악활동으로 영역을 넓히며 성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위아더나잇은 단순한 밴드 이상의 프로듀서 집단으로서 그들의 음악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에 발매한 '멀미(Dizzy)'는 어딘가로 끊임없이 나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다.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혹은 항상 그래왔던 관성 때문에 쉼없이 움직이는 이들은 가만히 누워 희미한 불빛의 무드등 아래 덩그러니 있을 때 외려 멀미를 느낄 테다. 위아더나잇이 이번 밤에 보여준 것은 방황이며 혼란스러움이다. 짙은 밤 무렵 찾아오는 허탈감, 허무함, 메스꺼움 같은 감정들. 평소 위아더나잇이 선보인 음악보다 더 깊은 감정을 고스란히 건드리는 느낌의 곡이다. 방황하는 새벽 혼자라고 느낄 때 들으면 좋은 노래다.
유튜브로 편집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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