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이길 수 없는 싸움
두 딸에게도 화가 날 때가 있다.
그런데 아들에게는 화가 치밀어 오를 때가 있다.
왜 그럴까?
남자는 태어날 때부터 자기가 제일 잘난 왕인 줄 스스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 착각을 죽을 때까지 진짜라고 믿는다.
그래서 남자들의 세상에선 서열이 가장 중요하다.
문제는 이 서열싸움에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아들은 아빠를 이기려 하고
아빠도 아들을 이기려 한다.
부자지간이란,
서로 못 이겨 먹어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사이?
꼭 그런 건 아니겠지만..
가끔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때가 종종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단순히 부모가 원하는 어떤 거를 하지 않았거나..
아이가 원하는 어떠한걸 부모가 하지 않았거나..
뭐 문제는 그러한 사소한 것에서 오지만
그 문제의 해석은 죽음을 불사를 것 같은 전투태세로 변화시킨다.
사소한 일은 남자 아빠와 남자 아들에게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
남, 북한이 전쟁으로 분단 상태에 처해있듯이..
그들의 관계도 이러한 분단 상태에 줄곧 처하게 된다.
분단 상태를 우리는 과연 해결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하다.
분단 상태를 해결한다는 건, 한 명이 왕자가 되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그래. 왕자임을 포기하느니 삶을 포기하고 말지.
라는 똘아이 같은 생각들을 남자들은 많이 한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을 날 때부터 하니깐 그게 문제다.
그래서 분단 상태는 해결이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아들을 굴복시키거나
내가 굴복되어 친구가 되거나
아니면, 그냥 서로 화내거나
그 중간지대는 잘 없다.
딸들에게는 중간지대가 넓다.
딸들은 굴복을 원하지도 않고
내가 굴복되어도 굴복된 느낌도 없다.
심지어 화내어도 미안하다면서 먼저 다가오는 것이 딸들이다.
아들 녀석은.
그냥 나랑 똑같다.
먼저 손 내미는 걸 무척이나 힘들어한다.
결론은.
아빠인 내가 손 내미는 걸 보여주지 못한다면
나의 아들은
자기가 왕인 줄 알고 영원한 착각 속에 살게 뻔하다.
그러면 아들의 결혼생활은 정말 힘들어질 수 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오늘도 내가 먼저 손 내밀기 위해서
내가 왕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인식시킨다.
그런데 자꾸 잊어버리는 걸 보니
남자에게 답은 없는 듯하다.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