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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자 김선생 Dec 10. 2023

주식 시장의 대표적인 사망플래그

[경제적 자유를 찾는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드라마나 영화를 감상하다 보면, 등장인물이 하는 말이나 행동이 나중에 일어날 사건을 암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설마 여기까지 쫓아오진 못하겠지?'와 같은 말을 한다던가, 금기시된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다가 화를 당하는 것이 그런 예라고 할 수 있죠. 이것을 우리는 '플래그'라고 부르는데, 그중에서도 인물이 사망하게 될 것을 암시하는 장면들을 일컬어 '사망 플래그'라고 합니다. 전쟁에 나란히 참전한 형제가 전쟁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며 살아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다지지만, 꼭 한 명은 전장에서 사망하고 집에 돌아오지 못하는 장면을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사망플래그를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중 투자자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대표적인 플래그들을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실패 사례는 투자자가 실수하지 않도록 돕는 훌륭한 오답노트가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1. A회사는 안 망해. 나는 이 주식이랑 평생 같이 갈 거야.

  기업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장기투자를 다짐하며 자주 하는 말입니다. 투자할 좋은 기업을 찾고, 그 기업의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것은 훌륭한 선택이자 건전한 투자를 만들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다만, 이것은 그 기업이 꾸준히 좋은 기업으로 존재할 때까지만 성립되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이 영생할 수 없는 것처럼 기업도 언젠가는 망합니다. 사람들의 문화나 생활패턴, 산업 동향이 크게 바뀌는 경우에 기업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치명적인 오판을 하게 되면, 어떤 어려움에도 끄떡없을 것 같은 거대한 기업도 무너지게 될 수 있습니다. 투자에 확신을 갖고자 한다면 그에 맞는 근거가 필요합니다. 투자자는 이런 근거가 유지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이런 생각을 하는 투자자 중 다수는 투자를 해놓고 기업의 운영에 대해 일절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를 시작할 무렵에는 기업에 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고 해도, 투자 시점 이후에 기업이 돈을 잘 벌고 있는지 체크하지 않는다면 확신은 점차 불안함으로 변질되고 맙니다. 20년 전 시총 상위 종목이 어떤지 찾아보면, 누구나 인정하던 1등 기업이 현재는 순위권에도 없는 경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투자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은 좋지만 그것이 맹목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종목과 사랑에 빠지지 말라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 하는 말입니다. 투자자는 기업과 평생 같이 가고 싶을지 모르겠지만, 기업은 그럴 생각이 없을 가능성이 크거든요.


2. 전문가가 오른다 그랬어!

  투자자 중에는 많은 이익을 얻고 싶지만 공부는 하기 싫은 사람, 스스로 판단을 내리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면서도, 성실성이나 결단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이에 속합니다. 저는 이런 투자자들을 '책임감 없는 투자자'들이라고 부릅니다.(물론 그들의 면전에서 직접 표현하지는 않습니다만) 이들은 투자의 과정에서 찾아오는 게으름과 공포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책임감 없는 투자자는 간단하고 편리하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를 찾습니다. 게으름을 요행으로, 두려움을 다른 존재에게 의지하는 것으로 해결하려는 것이죠. 두 가지 경우 모두 자신의 투자에 대한 책임을 미루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임감 없는 투자자들에게는 전문가라는 존재의 의미가 '주가의 앞날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사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용하기로 소문난 점술가처럼 말입니다. 전문가의 의미가 이런 의미라면, 안타깝게도 시장에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당장 전문가라고 불리는 이들의 과거 예측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그들의 예측을 맹목적으로 믿고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깨닫게 될 겁니다. 전문가들의 말은 어디까지나 투자에 대한 참고로서 활용되어야 합니다. 비판적인 수용은 투자자의 필수 덕목입니다.

  경제 방송 또는 유튜브 채널에 등장하는 전문가들의 설명을 잠깐 듣고서는 '투자 전문가니까 잘 알고 있겠지 뭐', '저 회사 목표주가가 10,000원이니까 지금사도 30%쯤은 이익이 나겠군!'과 같은 생각을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만약 그런 경험이 있었다면 당신은 책임감이 부족한 투자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전히 그런 방식의 투자를 하고 있다면, 안일한 생각으로 힘들게 마련한 시드머니를 남의 손에 맡기는 선택이 어떤 후회를 가져오게 될지 숙고해 보시길 바랍니다.


3. OO종목 아직도 안 샀어?

  패션의 트렌드가 주기적으로 바뀌는 것처럼, 주식 시장에서는 특정 산업이나 종목이 크게 유행하는 때가 있습니다. 이처럼 특정 시기에 뜨거운 관심을 받는 주식을 '테마주'라고 합니다. 테마주가 존재하는 이유는 다양한데, 보통 어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시장에 형성되거나, 영향력이 큰 이슈로 인해 관련주로서의 매력이 상승하는 식이죠.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올 수 있는 큰 이벤트가 있다면 관련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게 되고 돈이 몰리게 되는 것입니다. 테마주에 한 번 불이 붙기 시작하면 정말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줍니다. 연일 상승하며 높게 솟아오른 장대 양봉을 보고 있자면, 절로 가슴이 웅장해질 정도입니다.

  이런 성질을 갖고 있는 주식이다 보니, 주식판에서는 해당 종목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내가 직접 찾아보지 않아도 뉴스에서부터 주변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해당 종목에 대한 소식이 계속 보이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추앙을 받기 시작합니다. 흡사 종교와 같은 모습이죠. 이미 투자를 한 사람들은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며 놀리듯 이야기합니다. 'OO종목 아직도 안 샀어?'하고 말입니다.

  그것을 듣고 있던 귀가 얇은 투자자들은 반쯤 세뇌가 되어서는  '지금이라도 올라타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이 가진 높은 수익률이 부럽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생각해 봅시다. 이미 열 배, 스무 배 올라버린 주식이 또다시 그렇게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을까요? 아마 쉽지 않을 겁니다. 테마를 타는 주식은 대개 희망과 기대로 오른 경우가 많습니다. 설령 기업이 미래에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급격하게 오르는 주가를 뒷받침해 줄 뛰어난 실적이 아직은 없습니다. 이런 기업에 투자한 경우, 주가가 다시 꺾이기 시작하면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거나 회복에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게 될 수 있습니다. 만일 아무런 성장성 없이 단순히 기대감으로만 주가가 오른 경우라면, 매우 위험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므로 주의하도록 해야 합니다.


4. 몰라요.

  저는 종종 주변 지인들에게 재무상담을 해주기도 하는데, 내담자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왜 그 종목을 매수하였는지 반드시 이유를 물어봅니다. 투자한 기업에 대하여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체크하기 위함입니다. 돌아오는 답변을 들어보면, 기업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투자 근거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다섯 명중 한 명 정도입니다. 그 외 대부분은 기업이 무슨 사업으로 어떻게 돈을 버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망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 투자했어."

"유명한 회사잖아! 우량주 아냐?"

"2차 전지 관련된 기업이라고 알고 있어. 요즘 핫하다던데?"     


다수의 답변은 대개 이런 식입니다. 여러분은 위의 답변에서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느껴지시나요? 저는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간혹 투자한 기업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기업의 가치와는 관계없이 모두 다 건전한 투자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 기업이 무엇을 팔고 있는지, 어떻게 소비자를 모으는지, 아이템의 위상은 어느 정도인지, 브랜드와 아이템은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근거가 전혀 없는 불확실성에 기대는 투자를 할 바에는 차라리 해외여행이나 명품백처럼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줄 무언가에 소비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물건이나 추억이라도 남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알지도 못하는 기업에 투자를 했다가 마음고생하며 투자금을 살살 녹여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보다는 그 편이 낫습니다.

  가끔 '없어도 되는 돈'이라는 표현을 쓰며 노력이 배제된 가벼운 투자를 아무렇지도 않은 일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식 투자에서 없어도 되는 돈의 진짜 의미는 '인생에 지장이 없을 수준의 금액'이지,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듯 깜깜이 투자를 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조차 손실을 입고 나면 뒤늦게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이 보입니다. 사실은 없어도 되는 돈이 아니었다는 뜻이죠. 조금만 솔직해지길 바랍니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단돈 백만 원도 적은 돈이 아닙니다. 그 백만 원을 벌기 위해 사람들은 하기 싫은 일을 하고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며 스트레스를 견뎌야 합니다. 이 세상에 아무런 의미 없이 그냥 잃어도 되는 돈은 없습니다.

  아무런 투자 근거 없이 홀짝게임처럼 투자를 하게 되면,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애초에 선택에 대한 합리적인 논리나 기준이 없었으므로, 실패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죠. 마치 시험 문제를 찍어서 풀었을 때 왜 자신이 틀렸는지 알 수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투자를 아무리 반복해도 성과가 전혀 나아지지 않습니다. 실패라는 경험 속에 투자자로서 성장할 기회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의미 있는 투자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그 유명한 워렌버핏이 말했습니다. 위험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데서 온다고.


5. 존버는 승리한다!

  투자한 주식의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투자자들은 보유한 주식을 매도하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존버'라는 전략을 사용하면서 손실을 확정 짓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존버는 투자의 상황에 따라 훌륭한 작전일 수도 있고, 안쓰러운 고집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나의 존버가 둘 중 어느 쪽인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돈을 잘 버는 훌륭한 기업인지의 여부입니다.

  만약 훌륭한 기업에 투자했다면 존버는 좋은 전략입니다.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걱정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어차피 주가는 기업의 가치에 수렴하게 되어있습니다. 기업이 열심히 영업을 하고 꾸준히 이익을 성장시키고 있다면, 현재의 손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가가 빠져도 투자자에게는 좋은 상황입니다. 주식을 더 저렴하게 매수하여 보유 지분을 늘릴 수 있으니 말입니다. 언젠가 상승할 주식이라면, 그저 마음 편히 기다리면 됩니다.

  반면에 성장 가능성이 불투명한 기업에 투자를 했다면 존버는 투자자에게 독이 됩니다. 이 경우엔 투자손실을 회복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버티는 기간 동안 투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기회비용을 날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기업의 주식에 3년 동안 물려 있었던 투자자가 겨우 손실을 회복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 투자자는 본전을 찾은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계좌의 수익률이 0%가 되어 원금을 그대로 회수했다고 해도 이는 명백한 손해입니다. 물려있었던 기업의 주가가 회복하는 동안 그보다 뛰어난 기업들은 더욱 빠르게 회복하거나 성장했을 것입니다.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보유한 주식을 매도하여 그런 기업의 주식을 샀어야 합니다. 하다못해 투자금을 4%짜리 예금에 3년간 넣어둔 경우와 비교를 하더라도 13% 이상 수익을 냈어야 수지가 맞습니다. 성장하지 못하는 기업에 집착하는 동안 투자자는 시간과 기회를 잃는 것입니다.

  존버를 선택한 투자자는 '안 팔면 손실이 아니야!'라는 말을 곧잘 하는데, 주식이 가격을 회복하지 못하면 그것은 손실이 맞습니다. 그런 경우엔 존버가 아닌 손절이 답입니다. 자신의 선택이 틀렸을 때 더 이상 대응할 방법이 없어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고 버티고 있는 것이라면, 그게 정말 옳은 판단인지 고민해 보도록 합시다.


6. 본전이라도 찾아야지

  개인적으로 가장 우려되는 투자자의 모습입니다. 다시 복구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인생을 망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손실을 입고 좋아할 투자자는 아무도 없겠지만, 유독 손실에 민감한 투자자들이 있습니다. 이런 케이스를 살펴보면 대개 지인추천 등으로 투자를 시작했다가 손실을 보게 되고, 그것을 복구하기 위해 감당하기 어려운 더 큰돈을 투자했다가 손실을 키우고, 벼랑 끝에 몰린 마음으로 대출을 끌어다 쓰거나 비트코인과 같은 더 위험하고 어려운 자산에 손을 뻗는 모습입니다. 손실로 인해 이성이 마비되어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잘못된 선택을 하고 마는 것입니다. 이들의 심리는 도박중독자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손실은 심리적 여유와 반비례합니다. 손해가 커질수록 마음은 동요하고, 궁지에 몰린 투자자는 이성이 배제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성을 잃은 투자는 결국 인생을 망하게 하는 결과를 낳고 맙니다.

  이렇게 안타까운 과정을 겪고 있을 때에는 주변의 만류도 귀에 들리지 않습니다.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이성이 없기 때문이죠. 어떻게 해서든 손실을 만회하려는 투자자에겐 진심 어린 조언도 소음에 불과합니다.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와 같습니다. 기름이 떨어질 때까지, 혹은 더 이상 전진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장애물에 부딪힐 때까지 무서운 속도로 앞으로 나아갈 뿐입니다. 그렇게 망할 대로 전부 망하고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때가 오면, 그제서야 후회와 함께 이성이 돌아옵니다. 뒤늦게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후회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으니까요. 진정 손실을 복구하고 싶었다면, 첫 번째 실패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어야 합니다.

  본전을 찾기 위해 위험한 선택을 하는 투자자는 시장이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시장은 우리가 손실을 입었다고 해서 특별히 배려해주지 않습니다. 최선을 다해 진심으로 투자를 하더라도 그 방법이 잘못되었다면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고, 전략과 선택이 훌륭하다면 놀이를 대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투자를 해도 꾸준히 이익을 쌓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 아니라 방법입니다. 투자자의 그릇이나 실력을 키워야 실패를 성공으로 바꿀 수 있다는 말입니다. 컵라면에 찬물을 붓고 아무리 열심히 기도해도 라면은 익지 않습니다. 실패 속에서 원인을 찾고 전략과 선택을 수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실패는 실패가 아닌 성공의 과정이 됩니다.

     

7. 숏베팅

  숏 베팅은 자산의 가격에 거품이 많이 껴있다고 생각되거나 시장의 사이클이 하락에 들어설 것이라고 생각할 때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투자입니다. 스스로 주식공부를 많이 했다고 생각하며 자신감이 조금 붙어있는 투자자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인데, 마치 자신이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라도 된 것처럼 확신에 찬 숏 포지션을 잡습니다. 다른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는 순간에도 남다른 실력과 감으로 수익을 만들겠다는 것이죠.

  숏포지션을 잡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주가의 흐름이 어느 쪽이든 항상 수익을 얻겠다는 과도한 욕심을 의미합니다. 이는 자본주의 세상이 인플레이션을 기본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상당히 무모한 플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꾸준히 우상향 하는 자산 가격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순간을 정확하게 짚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숏 베팅의 가장 위험한 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가 불리해진다는 점입니다. 자산의 대부분은 인플레이션을 타고 우상향 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반대로 투자하는 것은 당연히 위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린 주식처럼 오래 들고 있는다고 해서 손실을 회복할 수도 없고, 자산이 하락하는 시점을 모르면 물타기를 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주가 하락에 확신을 갖는 투자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당신의 공부라는 것이 미래를 맞출 수 있을 만큼 완벽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 과거에 자신이 내렸던 수많은 선택과 후회들에 대해 떠올려보길 바랍니다. 시점을 맞추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숏에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한 번만 더 고민해 보고 결정하길 권하고 싶습니다. 하락은 피하거나 대비해야 할 대상이지 돈을 버는 데 이용할만한 장치가 아니거든요.

  투자자가 경계해야 하는 마음가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빨리 부자가 되려는 마음'입니다. 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당연히 잃는 시기도 있고 버는 시기도 있습니다. 당신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부자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외줄 타기와도 같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빨리 가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운전을 할 때 빨리 가고 싶다고 해서 200km가 넘는 속도를 내는 것은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시장은 누가 욕심쟁이인지 알아보는 능력이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능력보다 더 빠르게 부자가 되려는 욕심을 부리면 여지없이 손해를 보게 됩니다. 떨어질 때에는 최대한 적게 깨지고, 올라갈 때에는 남들만큼 버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로운 투자라는 것을 기억합시다.


8. 내가 다시 투자하면 사람이 아니다!

  투자로 큰 손실을 입고 나면, 투자자에겐 그만큼 큰 상처가 따라오게 마련입니다. 그중에서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 상처를 입은 투자자들은 '투자' 자체를 미워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다시 투자를 하면 사람이 아니다!', '그때 내가 주식만 안 했어도!'와 같은 말을 하면서 말입니다. 투자로 인해 피해를 입었으니, 투자가 나쁜 것이라고 결론짓고 다시는 쳐다보지 않으려 하는 것이죠. 원래 사람은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외부에서 그 원인을 찾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손실을 입을만한 선택을 한 것은 자기 자신이지만, 어쩔 수 없는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마음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 마음만큼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손실로 인한 상처를 감당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황에서, 문제의 원인마저 스스로에게서 찾으려 하면 자존감은 금방 바닥나고 말 테니까요.

  더 이상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선택은 분명 투자로 인한 손실을 100% 막을 수 있는 방법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어떤 분야의 상위 1% 안에 드는 슈퍼스타가 되지 않고서야 노동만을 가지고 부자가 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투자나 사업 없이 부자가 될 생각을 한다는 것은 그런 의미입니다. 잃었다고 해서 투자 자체를 그만두는 것은 그나마 가장 쉽게 부자가 될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차(車), 상(象), 마(馬) 모두 다 떼고 장기를 두겠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안전하기 위해 내린 선택이 오히려 무모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더욱이 이런 말을 하는 감정적인 투자자들은 투자를 그만두었다가 상승장에서 남들이 다 버는 것을 보고 나서 조바심이 들어 다시 돌아올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럴 바에는 시장에 계속 남아 작은 실패를 거듭하며 투자 실력을 키우는 것이 낫습니다. 실패가 무섭다고 해서 가능성마저 닫아버리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손실에 대한 충격이 가시고 나면 다시 차분히 스스로의 투자를 되돌아봅시다. 거기서 왜 손실을 입었었는지 이유를 찾고, 손실을 감당할 수 있을만한 규모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가능성은 열어두고 위험성만 제거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입니다. 그렇게 하면 애초에 투자가 당신을 망가뜨릴 수도 없습니다.

     

  주식 시장의 대표적인 사망 플래그 여덟 가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언급한 사례들이 사망플래그가 되는 공통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리스크의 증가입니다.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욕심 때문에 자꾸만 감당하지도 못할 만큼 리스크를 키웁니다. 돈을 벌고 싶지만 투자실력을 키우기는 귀찮아서, 당장 돈이 급해서, 빨리 원하는 결과를 만들고 싶어서 등의 다양한 이유로 자신의 능력을 넘어선 욕심을 부리는 것이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시장은 훨씬 더 똑똑합니다. 투자자가 가진 능력 이상의 과한 욕심을 갖는다면, 시장은 투자자에게 실패를 안겨주며 매몰차게 떨어뜨려버릴 겁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수록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우리가 돈을 벌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은 간절한 마음이 아니라 실력과 경험입니다. 실패는 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며 묵묵히 나아가는 것입니다.


by. 투자 김선생



혹시 이미 사례와 같은 실패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당신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당신은 실패를 외면하지 않고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멋진 사람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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